양산 모델을 향한 희망 ‘안개 속’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 확보 불가피 모터스포츠 기술 개발 연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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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제네시스’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우수한 품질이나 고급스러운 내장재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소비자들은해당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압축시킨 결정체, ‘상징적 모델’이 존재할 때 비로소 그 브랜드를 더 강렬하게 기억하게 된다. 특히 2인승 쿠페나 그 이상의 차원으로 넘어가는 스포츠카와 같은 모델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기술력을 증명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현대자동차는 2015년, 고급 모델 전략을 본격화하고자 ‘제네시스(GENESIS)’를 독립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리 출범시킨 바 있다. 제네시스는 세단과 SUV 라인업을 구축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쿠페’라는 상징적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거 2008년부터 판매된 후륜구동 플랫폼과 공격적인 외관을 갖춘, 보기 드문 국산 스포츠 쿠페 모델 ‘현대 제네시스 쿠페’의 존재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해당 모델은 ‘제네시스’가 브랜드명이 아닌 모델명에 불과했으며, 명맥을 잇지 못한 채 2016년 단종된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한 ‘제네시스’의 쿠페 모델은 단 한 대도 없는 실정이다.
여러 번 쿠페의 꿈을 꿔 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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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제네시스’ 물론 제네시스가 쿠페에 대해 전혀 무관심한 건 아니었다. 이미 제네시스는 2010년대 후반부터 엑스(X) 시리즈(X Speedium, X Gran Coupe 등), 에센시아(Essentia)를 비롯한 콘셉트카를 국내외 행사에 선보이며 쿠페 모델을 향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해 왔다. 특히 2023년 11월 공개된 ‘X 그란 레이서(Gran Racer)’와 ‘X 그란 베를리네타(Gran Berlinetta)’ 콘셉트는 제네시스의 고성능 라인업 ‘마그마(Magma)’의 공식 출범과 함께 선보이며 향후 출시될 고성능 모델들의 디자인·기술적 상징성과 방향성을 예고하기도 했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18년 공개된 ‘에센시아’ 콘셉트의 경우 당시 제네시스 고위 관계자 측은 “생산 승인은 받지 않았지만 추진 중”이라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2023년 ‘X 그란 베를리네타’ 콘셉트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입장은 여전했다. Auto Express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제네시스 측은 “쿠페 라인업의 양산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라는 입장만 반복하며 공식적으로 쿠페 양산 모델 가능성을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 출처 = ‘렉서스’ 여기서 제네시스와 같이 특정 모회사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지니면서도, 훨씬 과감한 노선을 걸어온 일본의 ‘렉서스’를 사례로 들 수 있다. 렉서스는 10년간의 개발 기간을 투자해 2010년 ‘LFA’를 재정적 부담도 감수하고 500대 한정 생산하며 기술의 정점과 ‘감성 품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LFA는 당시 렉서스는 물론 토요타의 기술력이 단순한 고급 세단을 넘어, 슈퍼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췄음을 전 세계에 입증한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이를 잇는 후속 모델 ‘LFR’을 개발 중이며 다시 한번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상징을 선보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네시스에 렉서스와 같은 도전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과 ‘럭셔리’를 추구하는 점이 둘 사이의 공통점일 뿐, 각자의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렉서스는 엔지니어링의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의 가치를 과시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반면 제네시스는고도의 엔지니어링 대신 ‘럭셔리’ 그 자체에 집중한 브랜드라는 점이 한계점이다. 렉서스에 필적할 정도의 기술적 측면을 과시하기보다는 시선을 사로잡는 독창적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통한 ‘감성적 만족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를 통한 가능성, 이제는 꿈을 현실로 바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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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제네시스’ 아직 단념하기는 이르다. 새로운 국면은 이제 시작될지도 모른다. 2024년 12월 4일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하 GMA)’을 설립, FIA WEC의 하이퍼카 클래스(LMDh)를 2026년부터 출전하는 것으로 확정 지으며 모터스포츠에 발을 들였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에 있어 큰 도약이다. 첫 출전인 만큼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은 쉽지 않겠지만, 모터스포츠는 단순히 결과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다. 경주차 개발을 통해 얻는 데이터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고성능 DNA 형성으로 이어져 결국 양산차 개발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스포츠 쿠페란, 단순한 차종이 아닌 브랜드의 철학을 담는 그릇이다. 독자적인 브랜드로의 출범 이후 줄곧 쿠페에 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제네시스, 어쩌면 그들에게 부족했던 건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의 자신감이 아닐까. 다가오는 2026년, ‘모터스포츠 헤리티지’를 확보할 미래만을 앞둔 시점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제네시스의, 제네시스에 의한, 제네시스만의 쿠페. 이제는 하나쯤 있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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