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값의 120%까지, 車담대 폭증 편리한 UX 뒤 숨은 고금리 부담 우리가 놓칠 수도 있는 리스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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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연합뉴스 최근 저축은행권의 ‘자동차 담보대출(이하 자담대)’ 잔액이 기록적으로 급증하며 금융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돈이 급한 서민과 중저신용자들이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들이 최대 1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한도를 내걸면서,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비상금 통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자담대 잔액의 폭발적인 증가는 각종 금융 지표를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자담대를 취급하는 8개 주요 저축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올 상반기 2조 3,7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1조 6,636 원) 42.5%나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저축은행 전체 여신 규모가 3,032억 원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성장세다. 금융 당국의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발표 이후 신용대출에서 거절당한 중저신용자들이 자담대로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값의 120%? 과도한 LTV 논란 속 숨은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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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자담대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높은 대출 한도’다. 통상 자담대 상품의 한도는 5,000만 원에서 1억 원 사이로 설정된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최대 1억 원이라는 공격적인 한도를 공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웰컴, 상상인, 키움 등 다른 저축은행들 역시 7,000만~8,000만 원대의 높은 한도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차량 시세의 최대 100%를 대출해 주는 관행을 넘어, 일부 상품은 ‘차량 시세의 120% 이내’까지 명시하며 과도한 담보인정비율(LTV) 논란을 낳고 있다.
이러한 높은 LTV는 자칫 금융 소비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차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하는 감가상각 자산이므로, 차량 시세의 100% 이상을 대출받을 경우 ‘마이너스 에퀴티(Negative Equity)’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는 차량을 처분해도 대출금을 모두 갚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며, 결국 차주는 추가적인 부채를 떠안게 된다. 한편, 높은 대출 한도만을 보고 섣불리 대출을 신청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출 한도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심사 한도와 차량 시세, 그리고 상품별 한도 중 ‘가장 낮은 값’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차량 시세가 4,000만 원이고 LTV 80%를 적용하면 한도는 3,200만 원이 된다. DSR 심사 결과 9,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이 중 가장 낮은 값인 3,200만 원이 대출 한도로 확정된다. 이처럼 대출 광고에 나오는 높은 한도 금액은 모둔 차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개인의 신용도와 재무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연체율이 높은 중저신용자들은 대부분 높은 한도를 부여받지 못하고 소액만 대출받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주로 생활비나 다른 대출 상환 목적으로 자담대를 이용하는데, 결국 높은 금리와 함께 이중의 빚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또한, 일부 저축은행들은 대출 모집인에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며 대출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 모집인들은 고객의 상환 능력보다는 일단 대출을 받게 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결과적으로 차주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판매 관행은 금융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금융 당국의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
사진 출처 = ‘Depositphotos’ 저축은행이 자담대 시장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복잡한 금융 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 기업 대출이 여의치 않게 되고 신용대출 비중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자담대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정부가 주담대 LTV 하향 등 주택을 직접 겨냥한 규제를 강화하자,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자담대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더 가속화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금융 취약계층의 부채 쏠림 현상과 연체율 관리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의 자담대 1년 새 두 배로 뛴 1조 4,706억 원을 기록하는 등 업체별로 자담대 비중이 급격히 늘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신용대출 대신 차량을 담보로 돈을 빌린 이들이 상환 능력이 부족할 경우, 연체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담대 상품의 금리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자담대 상품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근접하는 경우가 많다. 무방문, 무입고, 당일 대출 등 초간편 수준의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높은 금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로 작용할 수 있으며, 장기 상환 기간을 선택할 경우 총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최근 일부 저축은행은 금리 상한선을 연 19.9%로 낮춰 ‘서민금융’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나, 실제 대출 금리는 개인의 신용도와 소득, 그리고 대출 기간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꼼꼼한 확인이 필수다.
또한, 자담대 대출 심사 과정의 허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담보물의 소유주가 대출자가 아니어도 대출을 허용하는 등, 형식적인 심사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명의도용 등 금융사고 발생 위험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금융 시스템 전체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
리스크를 직시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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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연합뉴스 지담대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상황과 금융 취약계층의 절박한 현실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편리한 대출 절차와 높은 한도는 분명 혹할 요소지만, 그 이면에는 높은 금리와 마이너스 에퀴티 등 무시할 수 없는 금융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금융 소비자들은 자담대를 이용하기 전, 단순히 높은 한도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환 능력과 차량의 감가상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대출의 편리성 뒤에 숨겨진 높은 금리와 이자 부담을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의 재무 상태에 맞는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급전이 필요하더라도 무조건 자담대를 택하기보다는, 정부가 지원하는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의 이용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금융 당국 역시 자담대 시장의 ‘풍선효과’와 리스크를 예의주시하며,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무분별한 대출 확대를 방지하고, 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하며,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금융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담대 상품에 대해 차량 감가상각에 따른 대출 위험성을 명시하고, 예상 총이자 부담액을 보다 명확하게 알리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저축은행 간의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대출 모집인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등 자담대 시장의 전반적인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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