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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종이 빨대 10개 중 9개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7 11:52:22
조회 5943 추천 10 댓글 24

“‘무늬만 종이’인 가짜 종이컵은 가라”
‘진짜’ 썩는 종이컵 만든 리페이퍼 윤철 대표

국내 연간 종이컵 사용량 230억개. 이 만큼의 종이컵을 생산하려면 50m 이상의 나무 1500만 그루를 벌목해야 한다. 이뿐 아니다. 말이 종이컵이지, 대부분은 폴리에틸렌(PE) 코팅이 돼 있어 재활용이 안 된다. 결국 다 쓴 종이컵은 소각하거나 폐기해야 하는데 땅에 묻어도 자연 분해되는데 20~30년 이상 걸린다. 이 역시 100% 분해되지 않아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98% 이상 재원료화가 가능한 친환경 식품 포장용지 기술을 개발한 이가 있다. 국내 스타벅스 종이 빨대 10개 중 9개에는 이 기술이 담겨 있다. 친환경 제지코팅 솔루션 기업 ‘리페이퍼’의 윤철(55)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양대 화학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윤 대표는 1994년 국내 최대 종합제지사 한솔제지 연구원으로 입사해 7년여간 일했다. 일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관심이 생겨 2001년 퇴사 후 미국 썬더버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밟았다. 

“학교 프로젝트 중 하나가 미래 제지 산업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제지사 연구원으로 오랜 기간 일한 경험이 있다 보니 더 관심이 컸죠. 방수·내수 처리한 종이는 재활용이 안 돼요. 친환경 코팅 원료를 개발해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종이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았어요. 당시 세계적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점차 자리 잡을 거로 예상했어요. 사업성뿐 아니라 사회와 환경에 기여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종이컵 분해와 재활용이 가능한 방법을 고민했어요. 

한국에 돌아와 2005년부터 6년여간은 펄프나 원지 등 종이 원자재 원료를 유통하는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그쯤 친환경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린 워싱(가짜 친환경) 제품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등에서 주로 쓰는 컵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컵이거나 양면이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된 ‘무늬만 종이컵’인 제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PE 코팅 종이컵은 겉보기에는 종이지만 표면의 코팅제를 분리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재활용할 수가 없어 다 소각하거나 폐기하고 있습니다. 소각할 때 유해 가스가 나오고 땅에 묻어도 썩지 않아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결국 문구만 친환경인 셈이죠.” 


리페이퍼는 전세계 최초로 98% 이상 재원료화가 가능한 친환경 식품 포장용지 기술을 개발했다. /리페이퍼

윤철 대표는 리사이클링 가능한 ‘진짜’ 친환경 종이컵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창업진흥원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2014년 ‘리페이퍼’를 창업했다. 그해 10월 참가한 ‘대한민국 친환경 대전 전시회’에서 눈에 띄어 NICE그룹이 관심을 두고 투자했다. 이어 이듬해엔 계열사로 편입됐다.

윤 대표는 자금이나 시설 등 충분한 인프라를 확보하고서야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2017년 세계 최초로 98% 이상 재원료화가 가능한 친환경 코팅제 ‘알피 시리즈(RP-SERIES)’ 개발에 성공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2%는 종이컵에 있는 잉크나 종이컵 사용 후에 남아 있는 잔여물 등이다. 

리페이퍼 코팅 기술의 핵심은 코팅 원료로 플라스틱 성분인 폴리에틸렌 대신 아크릴레이트를 쓰는 것이다. 아크릴레이트 공중합체(2개 이상의 단량체가 결합한 구조)인 폴리머는 제지사들이 줄곧 써 온 물질로써 내수성(물에 젖지 않는 성질)을 지닌다. 이는 폐지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일반 종이가 해리(물에 풀어지는 현상)되는 것처럼 물에 풀어지게 한다. 그래서 폴리에틸렌과 달리 재활용이 가능하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친환경 코팅 기술은 식품접촉안전성 인증을 받았다. 인체에 무해하고 태워도 유해가스가 나오지 않는다. 땅에 묻어도 쉽게 자연 분해돼 퇴비로도 쓸 수 있다. 열에도 안전해 전자레인지와 오븐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친환경 제지 코팅제와 관련해 국내 특허 6종, 해외 유럽, 미국, 일본, 중국 특허를 가지고 있다. 

리페이퍼는 올해 미국 GPI사와의 2년간 1500톤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GPI는 세계적인 제지회사다. /리페이퍼

현재 스타벅스 종이 빨대 10개 중 9개에 리페이퍼의 코팅 용제 및 기술이 담겨 있다. /리페이퍼

“기술 개발과 상용화 이후 세계 곳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대표적인 곳이 세계적 특수제지회사인 스페인 ‘렉타(LECTA)’ 그룹이에요. 2017년 협업 제안을 받았고, 2022년까지 친환경 식품용지 코팅제를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첫 거래였죠.

이후엔 미국의 대표 제지회사 인터내셔널페이퍼, GPI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습니다. 2021년엔 미국 GPI사에 2년간 1500톤 독점 공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GPI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제지회사입니다. 그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오세아니아, 유럽에 있는 기업과도 연구개발(R&D)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지 전문업체 무림페이퍼와 2019년부터 협약해 R&D를 하고 있어요. 무림의 친환경 제품 브랜드인 ‘네오포레’에서 나오는 컵, 빨대, 완충재 등에 리페이퍼의 코팅 기술을 제공하고 있어요. 국내 스타벅스 종이 빨대 점유율도 90%를 넘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 깔린 종이 빨대 10개 중 9개에 리페이퍼의 코팅 용제 및 기술이 담겨 있다는 뜻이에요. 편의점 GS25의 자체브랜드(PB) 커피인 카페25와 이마트 PB 컵 등에도 리페이퍼 코팅 용제를 쓰고 있습니다.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어요. 내년 예상 매출은 200억원입니다.”

-언제 보람이 컸나요.

“두 번의 순간이 있었어요. 첫 번째는 2017년 기술 개발 후 처음으로 스페인 기업 ‘렉타’ 그룹과 계약하고, 20톤 용지 코팅 원료를 수출했을 때예요. 원료를 실어서 보내는데 자녀 시집 보내는 기분 같더라고요. 성취감이 컸습니다. 두 번째는 가족의 든든한 지지를 받을 때입니다. 어느 날은 딸이 학교 수업 시간에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는 내용에 관해 공부했대요. 그때 딸이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는 환경에 도움을 주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보람 있었습니다.”

-힘들었던 순간은요.

“그린 워싱(Green Washing) 제품이 계속해서 등장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콘셉트만 친환경인 제품이 많았죠. 친환경 효과를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이야기하는 가짜 친환경 사례가 많습니다. 소비자가 모르고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 게 안타까웠습니다. 정부가 제도적으로 규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환경을 위해서라면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게 맞아요.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등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위생을 위해서라도 일회용품을 써야 합니다. 그럴 때 재활용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이 있다면 차선책으로 좋은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맥도날드와 네슬레 등 글로벌 식음료 기업과 거래 물꼬를 트고 싶어요. 세상의 모든 사람이 리페이퍼가 개발한 기술이 담긴 종이컵으로 커피나 음료를 마시게 하고 싶습니다.” 

글 시시비비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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