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모음

그렇게 해서 시작된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SCP + 씹덕테이스트라는 탈을 썼다 뿐이지 결국 게임의 핵심적인 흐름은 고향만두 시절 붕어빵타이쿤과 다를 바가 없다

하루하루 할당량을 채우고 그걸 별 탈 없이 50일간 반복하면 되는 것

아마 그럴거임 어디선가 50일이 끝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로딩을 시작하자마자 봇물 터지듯 밀어닥치는 고유명사들

아마 엔딩을 볼 때 쯤에야 반 쯤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너, 우유통이 맘에 드는군

안타깝게도 AI였고 찬호박만큼 말이 많았다

'세계의 날개' 라는 것은 걍 존나 큰 회사들인데 각기 대단한 원천 기술이나 다른 무언가를 보유하고 있어서

대충 망한 세계에 살아가는 인류의 유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어쩌고저쩌고 대강 그런 거다

총 26개가 있다고 하는데 알파벳 개수랑 같고 여긴 로보토미니까 L사 뭐 이런 식임

말이 존나게 많다

대사 하나하나를 다 사진으로 처리하면 이 별 거 없는 내용으로만 수십 장이 튀어나올테니

걍 이렇게 하는 게 더 나은듯

침묵을 유지하고 그냥 본 게임으로 건너간다는 선택지는 없는듯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은 위와 같이 환상체를 관리하고 도감을 채워서 더 잘 관리하는 그런 식인것 같다

물론 직접 발로 뛰는 건 내가 아니다

이제 앤젤라가 말한 부장급 AI들을 만나러 갈 시간

조금 딴 길로 새게 되겠는데

뒤쪽 벽에 그려진 그림은 유대교 밀교 사상인 카발라에서 우주의 모든 것을 함축했다고 하는 생명나무이다

세피로트의 나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저 각각의 원반 하나하나를 세피라 라고 한다

왜냐면 세피로트가 복수명사이고 그것의 단수형이 세피라이기 때문

제일 아래쪽에 위치한 세피라의 이름은 말쿠트이고 얘 이름도 말쿠트이니까

앞으로 만날 AI들 이름들도 죄다 이쪽에서 따왔을 거라 유추할 수 있겠다

물론 이름만 차용한 거지 뭐 깊게 파고들어 갔을 거라고는 생각 안 함

지금까지 서브컬쳐에서 카발라 고유명사들을 사용한 예들이 대개 다 그랬기 때문

안타깝지만 이 시발련도 말이 존나게 많다

그리고 상당히 얼빠진 년인듯

이 때 들려오는 문 두드리는 소리

인게임에선 실제로 문 두드리는 사운드가 나와서 깜짝 놀램

예나 지금이나 현장직과 사무직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적당한 잔일은 부하 직원에게 맡기는 게 낫다

인게임에선 직원이 점점 더 문을 격하게 두드리다 무슨 레이저 같은 걸 쏘는 소리가 들리고

뭔가 쓰러지는 듯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정적이 찾아옴

아무튼 정상적인 회사는 아니다

대개 미션은 위에서 아래쪽으로 주는 것 아닌가

상명하복이 기본인데 이년은 미필인가 보다

다시 잠깐만 카발라 얘기로 돌아와보자면

제일 위쪽 세피라 케테르는 아찔루트

그 아래 호크마와 비나는 브리아

그 아래 헤세드, 게부라, 티페레트, 네짜흐, 호드, 예소드는 예찌라

마지막 말쿠트가 앗시야라는 계에 속해 있다

그런데 로보토미는 구성이 위아래로 뒤집어져 있음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다 나오는 걸 틀렸을리는 없고

일부러 이렇게 해놓지 않았을까

왠진 나도 모름

또 로딩창

기억저장소 각인이라는 메시지가 출력되는데

이건 5일 단위로 (1일, 6일, 11일, 16일...)

하루 안에서 리트로 해결되지 않는 개좆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각인된 날짜로 아예 되돌아갈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드디어 본 게임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직원 배치 화면

말쿠트가 대빵으로 있는 지휘팀에 직원이 배치되지 않아서 직원을 배치해야 시작할 수 있고

직원을 고용할 수 있는 LOB POINT가 2가 있다

바로 다 써서 직원을 3명으로 만들어주고 죄다 교대없이 풀가동

그와중에 한 새끼는 머리카락이 없다

그리고 매일매일 찾아오는 환상체 뽑기 시간

이튿날부터는 3개 중에 하나를 뽑아야 하지만 첫날은 무조건 이새끼로 고정이다

아래쪽 붉은 글귀는 대강 환상체가 풍기는 느낌같은 걸 전해주는데

사실 좆도 쓸모 없음

여차저차해서 드디어 1일차 본 게임으로 진입하게 됐다

1일차라 이런 연재 방식도 적응해야 하고 튜토리얼 처럼 설명도 좀 해야 할테니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