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 출신 배우로 유명한 옥자연은 이 설명과 더불어 배우 김혜수에게 받은 선물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렸습니다. 김혜수가 그에게 선물한 것은 ‘동구밭 샴푸바(고체샴푸)’입니다.
샴푸바는 액체 샴푸 성분을 고체 형태로 만든 제품입니다. 비누처럼 손으로 비벼 거품을 내 머리를 감는 데 사용합니다. 액체 샴푸와 다르게 종이로 포장돼 있어 사용한 이후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수질을 악화시키는 계면활성제나 유해물질도 들어있지 않아,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배우 김혜수가 선물한 샴푸바의 브랜드 ‘동구밭’은 고체 주방 세제와 샴푸, 입욕제, 린스, 트리트먼트를 만드는 스타트업입니다. 동구밭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현재 동구밭에서 일하는 직원 85명 중 35명이 발달장애인입니다. 노순호 동구밭 대표는 2013년 발달 장애인에게 텃밭 농사 교육을 시켜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도시 농업인으로 취직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이 도시 텃밭에서 농사 짓는 것으로는 먹고 살 정도로 돈을 버는 게 어려웠습니다.
노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유통기한이 긴 제품인 고체 비누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고체비누를 시장에 내놓습니다.
◇대기업도 시작한 고체비누 사업
동구밭의 고체 비누 사업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비의 바람이 불어 최근 들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9년 30억원이던 회사 매출이 2021년 110억원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이런 인기는 지속가능함을 추구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같은 제품은 액체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판다는 것이 과거 상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쓰지 않는 고체 제품들이 등장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최근 관련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첫 고체 바디 제품으로 ‘그린티 프레시 샴푸바’를 2021년 11월 출시했습니다. 이니스프리 인스타그램 팔로워 5234명과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재료 선택부터 디자인까지 총 9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왔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쌀겨 오일 잉크와 대두유로 만든 소이 잉크(soy ink)로 포장지 인쇄를 해 FSC인증도 받았습니다.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국제 삼림 관리 협의회)는 목재를 채취, 가공, 유통하는 전 과정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친환경 인증 단체입니다.
이니스프리는 자사 액체 샴푸 330ml를 담기 위해 28g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니스프리의 액체 샴푸를 한 개 사는 대신 샴푸바를 사면 28g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니스프리는 샴푸바뿐 아니라 컨디셔너바, 클렌징바, 주방용 세제와 치약도 고체로 만들어 판매 중입니다. 2018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이니스프리 제로웨이스트샵에서 제로웨이스트 제품 13개로 줄인 플라스틱의 양은 4만4664kg입니다. 이는 상수리나무 1만5838그루를 심은 효과와 동일하다고 합니다.
롯데홈쇼핑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 직원들이 직접 기획한 친환경 브랜드 '아더라피(otherapy)'의 '바디 패키지'를 최근 출시했습니다. 지난해 롯데홈쇼핑은 MZ세대 직원들로만 구성된 'MZ PB개발팀'을 새로 만들고 자체 상품을 개발 중입니다.
아더라피에서는 첫 번째 상품으로 샴푸바와 바디바, 고체 치약, 대나무 칫솔로 구성된 친환경 바디 패키지를 선보였습니다. 식물성 원료와 분해가 가능한 비목재 포장재가 사용된 것이 특징입니다. 앞으로 롯데홈쇼핑은 분해 가능한 비닐봉지, 장갑, 설거지바, 수세미와 같은 주방 관련 제품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업들이 고체 비누와 같이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ESG 경영 기조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합니다. ‘ESG 경영’이란 친환경적이고 사회적인 책임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샴푸바의 조상은 영국 브랜드 러쉬
샴푸바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영국 화장품 브랜드 ‘러쉬’입니다. 러쉬는 1988년부터 샴푸바를 만들어 팔았습니다. 샴푸바는 러쉬의 첫 특허 제품이기도 합니다. 러쉬가 처음 샴푸바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포장 단계에서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샴푸바를 판매할 때는 액체와 다르게 플라스틱에 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1995년 러쉬는 본격적인 대량 생산 판매에 들어갑니다.
2005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러쉬 샴푸바는 약 4100만개가 팔렸습니다. 러쉬 측 설명으로는 이 샴푸바로 같은 기간 동안 약 1억2400만개의 플라스틱 용기와 약 3417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했다고 합니다. 러쉬는 샴푸바 1개당 250g짜리 액체 샴푸 3개치 용량을 넣습니다.
샴푸바 말고도 러쉬가 만든 제품의 50% 이상은 포장할 필요가 없는 ‘네이키드(nacked)’ 제품입니다. 고체 입욕제와 마사지바, 컨디셔너바, 바디로션바 등이 있습니다. 포장을 하는 나머지 제품들도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재활용 포장재를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러쉬 제품을 담아 배송하는 상자 안에는 비닐 뽁뽁이가 아닌 옥수수 전분 완충재를 넣습니다. 또 접착 테이프가 필요없는 끼움 상자를 활용합니다. 끼움 상자란 박스의 밑부분 네면으로 나눠 서로 맞물리게 해 하단부가 완전히 밀폐되는 방식입니다. 퍼즐을 끼우듯 단단히 고정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지요.
액체 시대가 가고 고체 시대가 올까요. 사용과 보관이 낯설다고 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은 거품 망이나 보관대를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소비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샴푸바로 머리 감는 것부터 시작해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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