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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24

ㅇㅇ(61.96) 2016.08.28 03:26:01
조회 904 추천 48 댓글 15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 열일곱번째 / 열여덟번째 / 열아홉번째 / 스무번째 / 물한번째 / 스물두번째 / 스물세번째



“멋지구나.”


린신으로부터 한창 매장소의 눈길을 사로잡을 검무를 배우고 있던 아신이 마지막 멋지게 뛰어올라 머릿결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우아한 고갯짓을 막 하려던 순간이었다. 어이쿠. 뜬금없이 들려온 매장소의 칭찬에 무작정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다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고 중심을 잃은 작은 몸이 휘청거렸다. 곁에 있던 린신이 당황하지 않고 두툼한 요를 밀어주기가 무섭게 뒤로 발라당 드러누운 아신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머리카락으로 인해 까만 시야에 허우적거렸다. 린신이 아신의 앞을 가린 머리카락을 쓸어 옆으로 넘겨주자 아신이 두 눈을 껌뻑거리며 주섬주섬 일어났다. 엉덩이를 탁탁 털고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하고, 손에 쥐고 있던 목검도 멋지게 휘둘러 허리춤에 넣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매장소를 향해 근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마무리가 좋지 않았지만 충분히 좋은 검무였단다.”


실수를 못 본 척 넘기지 않고 내린 솔직한 평가에 아신이 배시시 웃었다.


“인석아, 웃어넘길 말이 아니다. 기껏 잘해놓고 장소 목소리에 홀랑 넘어가면 어쩌잔 게야.”

- 나보고 멋지다고 했어!


가슴을 척 내밀고 애초에 뒤로 발라당 넘어진 일 따위는 없다는 듯 당당히 군 아신이 흘끗 매장소를 보고 볼을 발그레 물들였다. 도도도 달려 린신의 목덜미에 찰싹 달라붙은 아신이 오래 매장소를 보지 않고 이따금씩 힐끔힐끔 매장소를 돌아보았다. 매장소를 볼 때마다 씩씩 불어오는 따끈하고 작은 숨이 거칠어 린신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답이 빤히 정해진 질문을 삼킨다. 인석아, 그리 좋으냐.


- 정왕부에 갈래.


목덜미에서 벗어나 어깨를 밟고 선 아신이 린신의 귓가에 소곤소곤 말했다. 용케 그 말을 들은 매장소가 들여다보던 서책을 내려놓았다.


“같이 가련?”


부드럽고 다정하게 묻는 말에 아신이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고갯짓이 어찌나 격한지 제 작은 몸을 주체 못해 휘청거리다 린신의 머리카락을 붙들고 버틴다.


- 혼자 갈 수 있어!


한 움큼 잡힌 머리카락에 놀란 린신이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귓가에 가까이 대고 우렁차게 들려온 아신의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아신의 뒷덜미를 잡아 손바닥에 올리고 인상을 쓴 얼굴을 풀지 않자 아신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귀가 멀 뻔 하지 않았느냐.”


린신이 엄히 말하자 그제야 제 잘못을 깨달은 아신이 린신의 눈치를 살핀다. 그리고는 두 팔을 앞으로 넓게 뻗고는 발을 동동 구른다.


- 빨리, 빨리~


아신이 원하는 바를 눈치 챘지만 곧이곧대로 그를 이뤄줄 마음은 없는지 가만히 있던 린신이 뻔뻔한 아신의 태도에 헛웃음을 쳤다. 결국 아신을 올린 린신의 손이 움직였다. 린신의 턱밑에서 멈춰선 손이 어정쩡한 위치라는 걸 깨달은 아신이 미간에 빡 힘을 주었다. 고심 끝에 한 걸음 크게 뒤로 물러나 허리를 굽힌 아신이 코앞에 닿은 린신의 입술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잘못을 용서받으려는 고 깜찍한 입맞춤에 린신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사이가 좋군.”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매장소가 언제 그렇게 친해졌나, 하고 서운한 기색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간 쭉 저를 닮은 아신에게 린신은 시큰둥했고, 아신 또한 린신보다 매장소의 관심에 울고 웃었다. 하룻밤 사이에 서로를 대하는 자세가 명백히 달라졌건만 린신은 그런가, 하고 별 다를 것 없다는 듯 반응한다. 눈썹을 치켜세운 매장소가 매섭게 변한 눈매를 누그러뜨리고 부러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신.”


다정한 목소리에 환한 미소는 아신의 심장을 잠시 멈춰 놓았다. 헤 하고 벌어지는 입술은 이미 아신 본인의 통제를 벗어났다. 린신이 허, 하고 헛숨을 들이켰다. 흔들리는 눈동자가 좀체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반듯한 입술을 말을 뱉지 못하고 달싹거린다.

매장소가 여리고 고운 손가락을 내어놓자 아신이 씁, 하고 침이 고인 입가를 단속하고 린신의 몸을 타고 폴짝폴짝 뛰어 내려와 홀린 듯 단숨에 매장소의 손가락 앞에 섰다.

만져도 돼? 하고 묻는 듯한 반짝이는 눈이 매장소를 향했다.


“정왕부에 간다고 하지 않았어.”


매장소의 미소가 온전히 아신에게로 향하자 그제야 매장소에게서 헤어 나온 린신이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아신이 아쉬운 듯 발을 쿵쿵 굴렀다.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눈으로 린신을 돌아본 아신이 이내 매장소를 바라보고 눈을 꼭 감더니 제 앞에 놓인 뽀얀 손가락에 살며시 입을 맞췄다.


- 부드러워! 어떡해! 장소 좋아!


화끈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두 눈까지 가린 채 마구잡이로 내달려 린신에게 폭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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