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병조 기자] 전쟁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특히 상대가 약자일 때, 전쟁의 양상은 더욱 비대칭적으로 변한다. 4주 차에 접어든 이번 미국-이란 전쟁은 바로 그 전형적인 사례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했던 ‘4~6주 내 단기 종결’ 시나리오는 점점 현실과 괴리되고 있으며, 전장은 이미 군사 영역을 넘어 세계 경제의 심장부로 확장되고 있다. 4주 차에 접어든 미국-이란 전쟁을 중간 점검해 본다.
◆ 전쟁의 출발점: “짧고 강하게 끝낸다”
이번 전쟁의 출발은 명확했다. 미국은 전면전이 아닌 제한적 공습과 압박을 통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강제 전략(compellence)’을 선택했다.
핵심 목표는 세 가지였다. 첫째는 이란의 핵 및 미사일 인프라 무력화이고, 둘째는 중동 내 친이란 대리세력 약화이며, 셋째는 협상을 통한 정치적 굴복 유도였다.
이 전략은 과거 리비아, 이라크 초기 공습 단계에서 사용된 전형적인 모델이다. 단기간 내 압도적 군사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가 이 전략에 “응하지 않을 경우”다.
◆ 중간 평가: 전술적 성공, 전략적 교착
전쟁 4주 차인 현재, 군사적 성과만 놓고 보면 미국은 일정 부분 목표를 달성했다. 주요 핵시설 및 미사일 기지 일부를 타격했고, 공중·해상 우위를 확보했으며, 초기 억지력 과시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전쟁의 핵심은 ‘시설 파괴’가 아니라 ‘상대의 의지 변화’다. 이란은 협상에 복귀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부 결속을 강화하며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곧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아직 달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결국 현재 상황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전술적으로는 승리, 전략적으로는 교착’이다.
◆ 전장의 변화: 호르무즈에서 시작된 ‘경제 전쟁’
이번 전쟁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해협은 단순한 해상 통로가 아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말 그대로 ‘세계 경제의 목줄’이다.
▲ 이란의 전략적 선택
군사력에서 열세인 이란은 전면전 대신 유조선 위협, 해상 봉쇄 가능성 시사, 해상 보험료 급등 유도 등의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명백한 비대칭 전략이다. 군사적으로는 약하지만, 지정학적으로는 강한 위치를 활용한 것이다.
▲ 전쟁의 본질 변화
초기 (1~2주차)는 공습 중심의 제한적 군사 충돌이었다. 그러나 현재(4주차)는 해상 봉쇄 + 에너지 공급 교란으로, 결과적으로 전쟁은 군사전에서 에너지 패권 전쟁으로 변했다.
◆ 숫자로 본 4주 차 충격: 이미 시작된 ‘미니 오일쇼크’
이번 전쟁의 경제적 파장은 단순한 심리적 충격을 넘어 실제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 유가
전쟁 이전에 배럴당 70~80달러이던 국제유가는 현재 110~130달러이며, 일시적으로는 14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전쟁 전에 비하면 약 60~80% 상승했다. 이 상승은 단순 수요 증가가 아닌 공급 차질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다. 과거 오일쇼크 초기 단계와 유사한 구조다.
▲ 환율 (원/달러)
전쟁 이전에는 1,300원대였으나 현재는 1,500원을 돌파했다. 3월 23일 오전 10시 1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51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인 에너지 수입 의존도, 외국인 자금 유출, 글로벌 달러 강세의 탓이다.
▲ 글로벌 금융시장
신흥국 증시는 평균 10~20% 하락했고, 해운 및 보험 비용은 2~3배 상승했으며, 항공 및 물류 비용도 급증했다.
▲ 한국 산업별 영향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항공, 화학, 철강이다. 항공은 유류비가 급등했기 때문이고, 화학은 나프타 원가 압박 때문이며, 철강은 수요 둔화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 수혜를 본 업종은 정유, 방산, 조선이다. 정유는 마진 확대 때문이고, 방산은 수요 증가 때문이며, 조선은 LNG 운반선 발주 기대감 때문이다.
◆ 왜 단기전은 점점 어려워지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4~6주 종료’ 시나리오가 흔들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기전이 성립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은 이란의 협상 복귀, 호르무즈 봉쇄 해제, 미국의 추가 확전 자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이 세 조건은 모두 충족되지 않고 있다.
◆ 장기전으로 가는 5가지 변수
① 호르무즈 봉쇄 지속 여부 (핵심 변수)
봉쇄가 유지되는 한 전쟁은 경제전으로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② 대리전 확산
레바논, 예멘, 이라크 등에서의 충돌 확대 여부, 특히 후티 반군의 해상 공격이 변수다.
③ 미국 국내 정치
트럼프에게 장기전은 정치적 부담이다. 그러나 성과 없는 철수 역시 리스크다.
④ 국제 외교 개입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유럽의 중재 여부가 전쟁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⑤ 유가 수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고착될 경우 글로벌 경기 충격으로 조기 종전 압력이 증가한다.
◆ 세 가지 시나리오: 전쟁은 어디로 가는가
▲ 시나리오 1: 단기 종료 (가능성 낮음)
미국과 이란이 제한적 합의를 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완화하며, 미국이 승리를 선언하는 순서로 이어질 것이다.
▲ 시나리오 2: 중기 교착 (기본 시나리오)
전쟁이 2~3개월 지속하는 시나리오다. 군사 충돌과 경제전쟁이 병행되는 것을 말하낟. 이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된다.
▲ 시나리오 3: 확전 (최악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되는 경우와 미국이 상륙작전을 통해 지상전에 돌입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유가는 150~200달러까지 치솟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 결론: 전쟁의 승패는 ‘군사력’이 아니라 ‘시간’이 좌우한다
이번 전쟁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다. 이는 에너지 공급망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둘러싼 구조적 충돌이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압도적이지만, 이란은 ‘지지 않는 전략’, 즉 전면전 회피, 경제 충격 극대화, 시간 끌기 전략을 선택했다. 이 전략이 유지되는 한, 전쟁은 단기적으로 끝나기 어렵다.
결국 4주 차에 드러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전쟁은 이미 길어질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전장이 아니라 세계 경제가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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