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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액상대마 한 모금이면 맛 간다" 그가 대학가만 노린 이유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9.01 16:23:01
조회 7568 추천 3 댓글 2

대학가 전단 살포로 20대 청년층 마약 노출 위험
신종 마약류, 합법 제품 가장해 유통 가능성
전문가 "예방교육과 가중처벌 필요"



[파이낸셜뉴스] "영감이 필요한가? 당신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 '액상 대마'를 준비했다. 이것은 현재 완전히 합법이고, 한 모금만 들이켜도 완전히 맛이 가게 할 수 있다."
지난 2023년 10월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앞 유리창에 이 같은 액상대마 판매 전단 11장이 발견됐다. 해당 전단은 홍익대 조형과 복도 사물함, 가천대 예술대학 연습실과 사물함 문고리 등에서도 확인돼, 총 190장이 배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명함 크기의 전단 문구는 모두 영문으로 작성됐다. 뒷면에는 텔레그램 QR코드가 찍혀 있어 은밀한 방식으로 판매자를 연결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이었다.

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단을 배포한 이는 과거 마약류 매매 전력이 있는 김모씨(42)다. 그는 결국 경찰에 붙잡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이정형 부장판사)는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씨 측은 자신이 판매하려던 헥사히드로칸나비놀(HHC) 액상의 경우 법적 처벌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생각이 달랐다. 광고 행위 자체가 액상 대마 판매를 홍보해 오남용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다만 재판부는 광고물에 '해당 제품이 아직 합법'이라는 취지의 문구가 포함된 점, 실제 문의가 소수에 그친 점을 참작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데 그쳤다. HHC액상이 범행 당시 규제대상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해 액상대마 매수·수수 및 소지 혐의는 무죄로 봤다. 김씨와 공모했던 회사원 이모씨(31)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흔한 마약류 사건 중 하나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신종 마약류가 규제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가운데, 대학가가 얼마나 쉽게 마약류에 노출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취지다. 전단이 대학가에 집중 살포된 것도 20대의 호기심과 개방성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윤흥희 남서울대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대학에 입학한 청년들은 고교 시절 억눌린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와 자율성을 만끽하는 시기"라며 "마약에 대한 예방교육이 사실상 전무하다 보니 유혹에 취약하고, 앞으로 캠퍼스에서 '마약 던지기' 등의 수법이 발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박진실 마약 전문 변호사 역시 "대학생들이 클럽에 자주 드나들면서 마약에 많이 노출되는 만큼 호기심으로 '한 번쯤 괜찮다'는 생각을 하기 쉽고, 이들이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대검찰청 '2024 마약류 범죄백서'의 연령별 단속 현황에 따르면, 2030세대가 지난해 전체 마약류 사범 중 60.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찰청 집계에서도 전체 온라인 마약류 사범(1878명) 중 10~30대 청년층이 61.8%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숙한 청년층일수록 마약 접근성이 높다는 분석의 방증이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 교수(마약퇴치연구소장)는 "대다수 젊은 마약사범의 경우 지인 권유나 호기심으로 인해 마약에 발을 들인다"며 "또래 문화와 인터넷 친숙도가 결합되면서 확산 속도가 빠르다"고 짚었다.

이번 사건은 제도적 허점도 드러냈다. 문제가 된 HHC는 사건 발생 후에야 지난해 10월 18일 임시마약류로 지정됐으며, 마약류에 편입된 건 지난달 12일이다.

하루에도 수백 가지 신종 마약이 등장하는 가운데 마약류 지정과 관리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해 사각지대가 생기고, 이 과정에서 '합법 제품'뿐 아니라 불법 마약까지 유통될 가능성이 있어 마약 관련 전단지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최진묵 마약중독재활센터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이들을 가중처벌하는 법안을 제정하고, 부작용 중심의 예방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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