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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작] 두근두근 꽃가게-9

주접떨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1 23: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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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오늘도 예쁜 꽃을 예쁜 사람에게 파는 날이 시작됐구만.


누구든지 꽃을 사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일거야.





띠링-




어, 손님 오셨다.



'어서오세요! BLOOMING꽃가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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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안녕하세요~와, 꽃 디게 예쁘네!"



어..귀엽다..



'열심히 가꾼 예쁜 꽃들이 많아요. 천천히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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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아, 이것도 예쁘고..저것도 예쁘고.."



소녀는 예쁜 꽃을 보니 마음이 들뜬듯 감탄하며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꽃은 이름이 뭐에요?"



'어, 그게...어어!'



나는 질문을 들었지만 정리하던 화분이 순간 기우뚱하여 대답해주지 못했다.



"...그럼 이건 이름이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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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을 제대로 듣지 못하자 소녀는 살짝 기분이 상한듯한 목소리로 다시 질문을 했다.



'아, 네. 그게..!'



나는 소녀쪽으로 다가가려다 시야에 들어오지 않던 걸이식 화분에 머리를 부딪혔다.



물론 소녀는 꽃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그저 내가 대답해주지 않는걸로만 생각했을것이다.



아..쓰읍 아파라..빨리 대답해줘야되는데.



미안한 마음에 부딪힌 머리를 만지며 얼른 다가가던 중 다음 질문이 들렸다.



"..아, 이거 달리아 맞죠?"



'네? 커헉, 어, 아이씨!'



대답하려 입을 살짝 벌린 순간 꽃주변에 날아다니던 날파리 한마리가 입에 들어왔다.



아 참 재수도 없네, 이런적이 별로 없었는데.



라고 생각하며 다시 소녀를 바라봤을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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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시를 드러낸 장미같은 소녀만이 서있을 뿐이었다.



'어...죄송합니다. 지금 막 바빠서..이것저것 하느라고 대답을 못해드렸네요.'



"그냥 꽃이름만 대답해주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우셨어요? 하, 참!"



잔뜩 심술이 가득한 소녀의 대꾸하는 목소리에,



미안함과 동시에 이상하게도 지금 이 모습이 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



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또 대답을 하지않고 가만히 있다는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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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대답도 안 하네. 그냥 저 다른 가게 갈게요."



휙 돌아서는 소녀는 휘날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너무나도 아름다운 옆모습을 자아냈다.



방금까지는 그저 귀여운 소녀였다면,



순식간이지만 지금은 꽃병에 담가둔 장미 한 송이가 미풍에 돌아가 자신의 옆꽃잎을 보여주는것같았다.



꽃은 어떻게 봐도 꽃이다, 이거구나.



그제서야 정신이 든 나는 소녀의 손목을 붙잡고 내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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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간 거리가 좁혀지자, 소녀의 뾰루퉁한 표정이 내 눈위에 담겼다.



다시보니 입술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조금은 앞서나온 입술이지만,



지금 내겐 봄을 마중나온 꽃눈같은 입술이었다.



"..뭐에요? 이거 놓으세요!"



소녀는 담쟁이덩굴이 타고 올라오는것을 내치듯 내 손목을 뿌리쳤다.



나는 순간 당황하여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 아니. 제가 대답하기 싫어서 안 한게 아니고, 못한거에요!


들어보세요. 화분은 넘어지려고하고,


일어나니까 또 다른 화분에 머리 부딪히고, 걸어오다보니 파리까지 먹어버리고..'



억울한 마음에 주절주절 떠들던중 소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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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하핳ㅎ..크흡..네..계속 얘기..흐핳ㅎ..해보세요."



예상치못한 소녀의 웃음에 어이가 없었지만,



순간적으로 튀어나가 소녀를 붙잡은 내 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싶어졌다.



'네..그러니까. 뭐 이것저것 일들이..순식간에 벌어졌다구요.'



"화분에..크흐흐핳, 머리를 부딪히고, 파리를 먹었다구요? 흫하하핳!"



아무리 생각해도 웃긴지 소녀는 입까지 막으며 웃어댔다.



삐진것도 귀여운데, 웃는것도 귀엽네. 이 사람 온통 귀여움 투성이구만.



'아, 진짜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나 없구나, 싶더라니까요.


그래도 오늘 아예 재수가 없진 않았네요. 그쪽을 만났으니까.'



깊숙한 곳에 있어야할 말이 무의식결에 이어져 나와버렸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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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웃느라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그대로 둔 채, 나의 말에 눈을 크게 뜨고는 나를 바라봤다.



'...아, 여기저기 부딪혀도, 그쪽 만난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 말이었어요.


오히려 재수가 없었기에 그쪽을 만난 느낌이랄까..?'



수습해보려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향기였다.



주워 담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향기였다.



"재수가 좋다라..난 별로 재수 없는것같아요, 오늘."



난 소녀의 말에 머쓱해진채로 기대는 크게 하지 않은채 물어봤다.



'네..뭐때문에 재수 없다고 생각하시는건데요?'



"그쪽이랑 여기서 부딪히는거요."



나는 결정타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섰다.



'후우...네. 죄송합니다. 꽃 천천히 고르시고, 계산 도와드릴-'



소녀는 내 뒤로 달려와서 등에 쿵하고 부딪혔다.



덕분에 거의 넘어질뻔한 나는 가까스로 균형을 잡아 일어섰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에요!'



"여기서 부딪히는거, 재수없다고 했잖아요."






























소녀는 피식 웃으며 뻔뻔하게도 고개를 까딱, 움직여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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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는일이 있어야 날 만날거 아니에요."



꽃잎이 살짝, 움직이면 나비는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두근)






.






.






.





넋을 놓고 바라보던 내게 소녀는 웃음기를 머금고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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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지챠 민망하네. 아, 생각해보니까 제가 한 마지막 질문에는 왜 대답 못한거에요?


뭐가 그렇게 어려우셨냐구요. 계속 멍때리고 있던데.


아, 머리 부딪히고 파리 먹어서 그런건가? 크흐흫"



다시 웃음꽃이 만개하려는 소녀에게,



나도 별 뜻 없다는듯이 내 속마음을 진솔하게 꺼내놓았다.



'아, 그거야 뭐. 그렇게해서 대답도 못해드리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근데 그쪽 표정이 너무 귀엽기도 했고. 그래서요.'



그런데 내 말을 듣자마자 소녀는 웃음을 멈춰버렸다.



"귀..귀엽다구요? 아, 아아~ 그랬구나..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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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러움이 잔뜩 묻어나오는 표정을 지으며 소녀는 괜히 아래에 놓여있던 꽃을 바라보며 고르는척을했다.



"모, 몰랐네요. 내가 귀여웠어요? 허헣.."



예상치못하게 부끄러워하는 소녀의 모습을 보자 나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네, 그쪽 진짜 귀엽더라구요~ 지금 그렇게 쑥스러워하는것도 귀여워요.


아주 귀엽기만하셔서 반할뻔했네요.'



소녀는 나의 말을 듣자 꽃을 어루만지던 손을 멈추었다.



..너무 막 나갔나? 기분 나빠진건가..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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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다시 분위기가 바뀌어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기 시작했다.



"...아 귀엽기만 했구나."



'...아, 아니요. 그게.. 제가 좀 심했죠? 웃는 얼굴을 더 보고싶은 마음에 그만..'



"귀엽기만해서 반할'뻔'한거에요?"



나는 소녀의 물음에 이번에도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소녀는 내 고개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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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반해봐요."



어지러이 흩날리는 꽃잎속에, 소녀의 얼굴만이 선명하게 보이는듯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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