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다.

날씨가 맑은 그 이상으로 깨끗한 기운이 든다.

퀘퀘한 우리집이랑 많이 다른데...

" 울보 일어났냐 "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든 이유는

여기서 잠들어서 그랬나보다.

자연스럽게 여자애 집에서 자버렸네 나

(보글보글)

- 무슨 소리야 이거..

" 손님이 왔으니 대접은 해줘야지! "

- 이열.. 니가 왠일이야?

" 참나.. 나 평소에도 이런거 해먹거든요 "

얘가 부끄러워 할줄도 아네

- 맨날 우리집에서 밥먹길래 요리 못하는줄

다시 봤다 광배 ㅋㅋㅋㅋㅋ

" 광배 아니거든 ㅡㅡ "

(쩝쩝 냠냠)

- ..... 어제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 ..... 잘하는짓이다 그래

역시 못잊은거구나 그 애를 "

- 난 잊었었는데 그 애는 날 잊은게 아니였나봐

식사를 하며 어제 일에 대해 혜원이에게 설명해주었다.

아침 드라마를 보는것 처럼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혜원이를 보니 마음의 짐을 덜어낸거 같다.

" 한심한 ㅅ끼.. "

왜 이말 안나오나 했다..

집으로 돌아가 예나에게 전화해봤지만

받지를 않았고 SNS 도 뒤져보고

채연이에게도 예나의 행방을 물어봤지만

그녀도 어제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아아.. 진짜 끝이구나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채

두번 다시는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 라고 다짐하는 나였다.

.

.

.

오랜만에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 주원아 자취는 할만하니?

통 연락이 없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원...

- 아 그건 죄송해요 옆집애랑 친해져서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요

" 아 그래 너가 말한 그애 말이니?

계속 말하지만 엄마는 손주 아직 못본다~

- 너무 급발진인데요 엄마;;

" 호호 장난이다 얘

그런데 너 엄마가 생활비 꼬박꼬박 보내주고는 있는데

알바같은거 좀 해야지 않겠니? "

- 여기 근처에 알바할거는 과외 같은거 밖에 없더라구요

" 아 그럼 너 중학생 하나 과외해보는거 어떻니?

글쎄, 엄마 아는사람 딸이 중학생인데

그 애가 대학교에 꼭 가야한다고 하는거 있지? "

- 과외.. 할수있는건 영어뿐이긴한데..

그건 좀 생각하고 말씀드릴게요

" 그래 아들 밥 잘챙겨먹고 지내야한다 사랑한다~

- 밥먹는건 절대 걱정안해도 되요 ㅋㅋ 사랑해요 엄마

여기 월세가 싸긴 하지만

엄마 말대로 알바거리가 하나 필요하긴 하다.

언제까지 용돈만 받아 살순 없으니깐

시간은 흘러 학과 개강총회 날이 밝았다.

휴학생인 내가 가도 될까

고민을 해봤지만 분위기 전환 겸

집에 박혀있는거보단 나을꺼같아 참석했다.

" 자, 이번 학생회 임원은.... "

" 과 단체사진 촬영 있겠습니다~ "

재미도 감동도 없는 형식적인 총회 자리가 끝나고

개총의 진짜 존재의미인 회식을 하러 출발했다.

- 여기 작년에도 오지 않았냐..

" 이번 학생회가 결정한건데 뭘 ㅋㅋㅋㅋㅋ

그래도 맛있잖냐 여기

- 작년에 이어 이번 학생회도 꽝이네 꽝이야

자연스럽게 동기한테 말을 걸면서

신입생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스캔해본다.

좋다

공대말고 인문대로 오길 잘했어!!

(잠시후)

" 자 신입생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기위해

자리를 섞어 앉도록 할게요!! "

아까 말 취소!

이번 학생회 기대해도 될듯 ><

어색하지만 몇명 동기,선배들과

신입생들이 있는 테이블로 가서

끼어 앉게되었다.

" 어어어어어!? "

응? 나한테 한 소리인건가?

잘못들었나 싶어 옆자리로 고개를 돌려보니

?

얘 어디서 봤던 얼굴인데

어디였지..

아하!

- 햄버거 집?

" 쓰레기!? "

엥

다음화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