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밤에 광배가 떠난다.

방금 전, 광배의 머뭇머뭇 거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할 말 있어보이던데.. 흐음..

- 오늘 밤 9시인가..

잡 생각이 왜이리 많이 드지?

도서관 카운터를 보는 일이라 다행이다.

다른 일이였으면 집중이 안되서 크게 혼났겠지

'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

채원이는 그날 이후 연락도 없고..

내 옆의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 얘가 멍해가지고는~ 지짜!!

월급 날로 먹을려고 하네에~ "

익숙한 이 목소리는?

- ㅁ..뭐야? 진짜 최예나야????

" 그럼 가짜 최예나냐? ㅋㅋㅋㅋㅋ "

" 우리 주원이 다컸네?

두 여자를 두고 갈팡질팡 하는거 보면~ "

퇴근하자마자 카페에서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예나에게 상담을 받는중이다.

" 근데 너 무슨 소설 주인공이냐?

어디서 감히 양다리를 걸치고 있어 ㅡㅡ "

- 처음엔 나도 몰랐다고 야...

" 옆집 사는애 오늘 밤 9시에 간다고 했지?

그냥 오늘 밤에 니 마음을 솔직히 말해! "

- 하지만.. 두사람 모두에게 상처주기가 싫은걸..?

" 아으!!!! 지짜 답답하네 양자택일 몰라 응?

너가 시간을 질질 끈 이상 한명은 상처받게 되있다고!! "

그러더니 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예나의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그러곤 날 보더니

" 오늘 밤 8시, 채원이가 위즈공원으로 나오라는데?

너 이거 무슨 분위기인지 알겠지? "

- 채원이가 굳이 너한테 ㄲ톡을..?

" 돼써!! 그런건 신경쓰지말고 넌 오늘 밤 결정하는거야 "

- 아이씨... 어떡하냐 진짜;;

" 그니깐~ 누가 여자들 마음 가지고 장난치래~? "

- ...

" 정 선택하기 어려우면 눈을 감고 상상을 해봐 "

- 눈을 왜 감야하는데???

" 어쭈? 눈 안감아? "

- ㄱ..그래.. (깜빡)

" 현재 넌 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혼부부야 "

- 오오..

" 지친 하루가 끝나고 피곤한 상태로 퇴근을 하고있어

저 노을을 봐 정말 이쁘지 않아? 마치 너의 신혼생활 같아 "

- 헤에..

" 어느새 집 앞에 도착!! 너는 초인종을 누르며

사랑스런 와이프의 이름을 불러 '????원아 나 왔어!!' "

- ...

" 너의 사랑스런 와이프가 앞치마를 두르고

한손에는 국자를 든채 너를 맞이해줘!!

그때 떠오르는 애는 누구야? "

- !!!!!

예나가 만들어준 이미지 트레이닝 결과에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거 같았다.

이렇게 쉽게 답이 나오는건데...

내 옆에 그렇게 붙어있던 너였는데..

나는 줄곧 오해만 해왔던 것이다.

'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채

두번 다시는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 라고 다짐하는 나였다. '

그때의 다짐은 어디로간거냐 난?

- ...

" 정신을 차렸나 이주원씨? "

- (덥썩) 고맙다 예나야!!

" ㅇ..어어.. "

- 앗 미안 너무 흥분했나봐;;

급히 잡았던 손을 풀려고 하자

예나가 다른 한손으로 풀려는 내 손을 막았다?

" 역시 거기엔.. 내가 없던거지..? "

아련하게 날 바라보는 예나

미안해 예나야

이제 내 마음을 알겠어

" 말 안해도돼 ㅂ신아 ㅋㅋㅋㅋ 이제 가도 좋아.. "

- ㅇ..응!! 나중에 후기 들려준다!!!

' 좋아한다고 'ㅂ신'아 '

예전에 꿈에서 나온 욕이 오버랩되며 완전히 떠올랐다.

내가 잘못들은게 아니였다.

혜원이 너가 한 말이었어..!!

현재시각 07:50 PM

광배가 본가로 떠나기 1시간 10분전,

채원이가 기다리는 약속시간은 10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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