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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작] 두근두근 꽃가게-6

주접떨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1 23:32:13
조회 144 추천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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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오늘도 예쁜 꽃을 예쁜 사람에게 파는 날이 시작됐구만.


누구든지 꽃을 사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일거야.





띠링-




어. 손님 오셨다



'어서오세요! BLOOMING꽃가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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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흐억..예쁘다..



'어떤 꽃이든 아름다운건 똑같으니, 편히 골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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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어떤 꽃이 예쁠까~ 다 예뻐서 뭘 골라야되나~흐흫"



신이난 모습으로 꽃을 고르는 소녀의 모습을 보니 예전 내 모습을 보는것같다.



나도 한 때 꽃을 보기만해도 가슴 떨리고 좋았던적이 있었지.



마치 밤하늘에 떠있는 별같달까, 하늘에 피어있는 꽃이 별이라고 생각하곤 했고..



에이, 지금은 내 일이나 하자.



시덥잖은 생각이 이어지자 나는 고개를 가로젓고는,



높은 선반위에 놓인 꽃을 손질하러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어..어어! 조심하세요!'



나는 꽃을 손질하던중 실수로 옆의 꽃을 덮고있던 천을 떨어뜨렸다.



그와 동시에 같이 붙어있던 꽃잎도 몇 점이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그것들은 행성이 별에게 이끌리듯 소녀의 위에 정확히, 그러나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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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랐잖아요."



소녀는 너무 놀라 표정도 굳은채 천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나는 급히 사다리를 내려와 소녀를 바라보았고,



갑자기 비춘 아침 햇살에 깜짝 놀라 깨어난 꽃과같은 실루엣에 사과할 생각도 하지못한채,



그저 내 안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것을 흉내내어 소리낼 수밖에 없었다.



'...저도 놀랐네요.'



"놀라긴 놀라셨겠네요. 근데 저도 많이 놀랐는데, 보통 사과를 먼저 하지 않나..요?"



약간의 불쾌함과 방금 꺼내져나온 나의 말에 대한 의구심이 목소리를 넘어 전해졌다.



'제가 놀란 부분은 이게 아니고,'



나는 천을 살짝 걷어내었다. 그러자 보인것은 소녀의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과,



그 표정을 담아내고 있는 황홀한 초상 한 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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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는 문득 말을 멈춰버린 나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며 뚫어져라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말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아니, 말을 이어나갈 필요가 없었다.



'제가 놀란 부분은, 그림에 꽃잎이 번질까봐, 그것뿐이에요.'



이미 엎질러진 목소리는 그대로 내 입을 타고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프핫,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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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민망하다는듯 옆으로 고개를 돌리며 해맑게 미소를 그려내었다.



"미안한건 알겠는데, 너무 오바아니에요? 흫하핫! 그림이라뇨, 전 사람인데요?"



말과는 다르게 기쁜 모습으로 나에게 대꾸하는 모습은 물감의 요동침을 보는듯했다.



나는 멍하니 바보처럼 쳐다보고만 있다가,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그쵸? 프흐하핫..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죠? 아..저, 사과 차원에서 꽃 무료로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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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요? 감사합니다아~흐힛."



소녀는 종전의 신이 나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 꽃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 깜짝 놀랐네. 세상은 아직 저런 그림을 그릴 수가 있었구나,



하고 괜히 어딘가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고나서 하던일을 마저 하기위해 돌아가던 찰나,



"꺅!"



외마디 꽃잎이 끊어지는 소리에 다급히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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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에요?'



"으아.. 장미가 너무 예뻐서 꺼낸다는게 가시에 찔렸어요..아 따가워.."



서둘러 손을 펴보니 검지 손가락끝에 핏방울이 조그맣게 맺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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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바 떠는거 아니에요! 진짜 아팠다구요오.."



'네? 아, 네. 이리 오세요. 많이 아프셨겠네요.'



아까 나에게 한 말이 걸렸던거였을까, 소녀는 아픔에 울먹이면서도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소녀가 꽤 귀엽기도 하다고 생각하면서,



상처를 치료해주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 원래 장미든 뭐든 아름다우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루거든요.


장미는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다가가기가 어려운 꽃이 돼버렸잖아요?


그래도 사람들은 장미를 계속 원하죠.


왜 그럴까요? 주변에서도 말릴 때가 있어요. 장미는 가시가 있는데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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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좋아해도 가시때문에 힘들게만 하는데, 주변에서도 뭐라하고. 정말 왜 기르세요?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소녀는 자신이 손가락을 찔린 장미가 무수히 심어져있는 화단을 보며 심각하게 질문했다.



'그건, 아픈것조차도 아름다운 사랑의 일부인거거든요.


뭔가를 좋아하고 마음에 품게되면 힘들고, 때론 지치고, 괴로울 날이 있죠. 당연한거에요.


그래도 그것마저 모두 사랑해주고, 품어주고, 이해해주고.


그게 사랑인거에요. 아프다고 외면하지 말아줘요.


꽃은 죄가 없잖아요? 늘 바라봐줘야죠. 또 기다려줘야죠. 아픔이 그칠때까지 잠시만.'



차분히 내 생각을 말해주던 도중 소독하고 약을 발라주던 소녀의 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 시선을 옮겨 소녀의 표정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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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말없이 나머지 한쪽 손으로 입을 가린채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다.



'어, 그렇게나 많이 아프셨어요? 말해주시지!


떠들면서 생각없이 제가 약을 너무 세게 발랐죠?! 얼른 밴드 붙여드릴게요!'



크게 당황한 나는 허둥지둥대며 근처에 있을만한 밴드를 서둘러 찾기시작했다.



그러자 소녀는 분주히 둘러보고있는 나의 뒤에서 옷자락을 붙잡으며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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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습흐으..아픈게 아니라요오.. 너무 감동적이여서..흐..흐아아.."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있다고한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있는 소녀가 그 많은 별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나는 순간 사고가 멈춰버렸고 무슨 말, 행동을 해야할지 아무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힘든일, 있었어요?'



이미 내 안쪽엔 황홀한 장미꽃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나를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소녀는 목소리마저도 파르르 떨리며 겨우겨우 대답했다.



"있..흐으읍..있었는데에.. 어디에 말은 못하겠구우..


애써 밝은척은 했는데, 그런 말 들으니까 막, 막 슬퍼져서.."



말을 꺼내면서 서서히 진정이 된듯한 소녀는 나를 바라보며 머리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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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안 보이니까 불안하고, 걱정돼서요.. 그게 다에요."



소녀의 말을 끝으로 적막만이 감도는 가게 안에서 나는 차분히 질문했다.



'이제 좀 괜찮아요?'



"네.. 이제 좀 괜찮아요. 고마워요. 갑자기 울음이나 터뜨리고.. 곤란하셨죠?"



'전혀요. 그 모습도 아름다웠어요. 상대의 슬픔까지도 받아줄 수 있어야죠.'



"...!"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녀의 손가락이 눈에 띄어 얼른 밴드를 찾아 다시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때, 바닥으로 뻗어나온 장미화분의 덩굴에 발끝이 걸려 자빠졌다.



'어, 으악!'





턱-





"아야.."



소녀는 다친 손가락이있는 손으로 급히 내 팔을 잡아 넘어지려던 나를 일으켜 세워줬다.



'아이고, 큰일 날뻔했네. 어, 다친 손이잖아요! 아픈데 어떻게-'














소녀는 꽃잎을 살짝 찡그렸지만 그보다 더 기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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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까지도 사랑하는거, 그게 진짜 사랑이라면서요?"




쿵, 내 마음이 떨어지며 사랑을 느꼈다.






(두근)





.





.





.



나는 조심스레 소녀의 손에 밴드를 붙여주고는, 가만히 소녀의 얼굴을 들여보다가 문득 말했다.



'그보다, 정말 그림보는것같네요. 그쪽 보고있으니까. 아무것도 없이 감상하는 제가 미안해질 정도로.'



소녀는 웃으며 살며시 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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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핫, 또 그 소리하시네요. 고마워요, 또 덕분에 웃었네요."



나는 가까워진 소녀의 웃음과 함께 밀려나온 숨결에 섞인 물감향과 꽃향기에 놀라 주춤 물러나 버렸다.



'어..네. 제가 더 감사하다니ㄲ-'













































그러자 소녀는 미소가 가신 표정으로 나를 잡아당기며, 내 귀에 들릴만큼만 작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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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요, 여기 있어요."





엎질러진 향기가 내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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