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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작] 두근두근 꽃가게-8

주접떨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1 23:39:27
조회 127 추천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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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오늘도 예쁜 꽃을 예쁜 사람에게 파는 날이 시작됐구만.

누구든지 꽃을 사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일거야.




띠링-



어. 손님 오셨다



'어서오세요! BLOOMING꽃가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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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와, 꽃 진짜 많다~"



오엇...예쁘다.



'어제 피어난 꽃도, 오늘 피어난 꽃도 모두 예쁘니까 천천히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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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어떤 꽃이 내 방에 잘어울릴까나.."



소녀는 가만히 꽃이 무리지어 피어있는 화단앞에 서서 꽃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괜히 조금 떨어져있는 걸이식 화분에 심어진 아이비를 손질하며 딴청을 피웠다.



나도 딱히 좋은 행동이 아닌것은 알지만,



꽃가게에 새로 예쁜 꽃이 들어서면 다른 꽃보다 신경이 더 쓰이는게 당연했다.



내가 지금 아이비 손질을 하고있는건지, 아이비가 내손을 욕심부리는건지,



나는 잡념에 사로잡혀 일을 하는둥 마는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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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주세요. 이거, 진달래 맞죠?"



소녀는 화단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화분중 하나를 집어 나에게 내밀었다.



'네, 진달래...어? 이거 철쭉인것같은데..'



"아? 진달래가 아니에요?"



진달래랑 철쭉이랑 정말 비슷하게 생기긴했지.



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화분을 확인하러 화단으로 나아갔다.



'어...네. 그거 철쭉인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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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핳...아 창피하네요. 둘이 너무 비슷한거 아니에요?"



소녀는 귀에 잘 들어오는 웃음소리로 민망한듯이 크게 웃었다.



뭐야, 웃으니까 더 예쁘네.



탁 퍼뜨려지는 꽃잎을 따라 괜스레 나도 웃어버렸다.



'허하핫, 그렇죠? 원체 둘이 비슷하게 생겨서 그런거에요.


오죽하면 저도 가끔 헷갈린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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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웃음기와 장난기가 얕게 고여있는 얼굴로 내게 말했다.



"에이, 저 민망할까봐 그렇게 말씀해주시는거, 다 알아요~"



다 알고있다는식으로 얘기하는 소녀의 말투는 너무나도 투명했기에,



내 마음이 그 말투에 비쳐보일까 나는 살짝 긴장되는듯했다.



'하핫, 민망하실거 없는데~ 그럼 계산 도와드릴게요.'



"어,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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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정신을 딴데다 두고 일해서 그런지, 아이비잎이 몇점 떨어진 내 작업복 위로 소녀의 손이 닿았다.



"뭘 이렇게 옷위에 떨어뜨리셨어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소녀의 갑작스런 접근에 놀란 나는 자귀나무처럼 굳어버려 움직일 수도, 말을할 수도 없었다.



내가 떨리는지, 소녀의 손이 떨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옷위에 있던 아이비잎을 떼어놓는 짧은 순간동안 그 떨림만이 둘 사이에 놓여있었다.



"...아, 됐네요. 다 떼버렸어요. 잘 신경쓰면서 일하세요.


옷이 지저분해지면 사람이 어수선해 보이잖아요."



사려가 묻어나는 문장을 나지막히 말하고난 소녀의 모습은,



고요히 맺힌 이슬의 차가움에 놀란 꽃잎처럼 작고 수줍게 느껴졌다.



'그렇겠네요. 어수선해보이지 않게 평소에도 신경써야겠어요.'



최대한 꾸밈없이 말하려는 내 모습에서 무언가를 느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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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그쪽은 괜찮을것같아요.


제가 이래라 저래라하는건 좀 아닌것같다는 생각이들어서, 지금."



소녀는 조금은 심각한 표정으로 숙고하고서는 나에게 말을 던졌다.



왜일까, 별말이 아닌데도 마음이 떨리는건.



바람에 같이 흔들리는것이 텅 빈 가지가 아닌 가득히 핀 꽃이여서 그런걸까.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해주신 말이라고 생각하죠, 뭐.


그쪽한테도 더 나아보이고 싶기도..'



아앗, 뭐 어디까지 얘기하려는거야 이 멍청아.



스스로 선을 넘어선듯한 느낌에, 나는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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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방금 말끝에 뭔가 중요한 말을 다 못들은것같은데."



하지만 내 말을 놓치지않고 소녀는 재밌다는 표정으로 정확히 잡아내어 질문했다.



내 앞에서 한쪽손에 턱을 괴고있는 소녀가 던진 내 마음을 관통하는 질문에,



나는 소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아, 제가 말실수를 좀..했네요. 그냥 그쪽 얼굴도 예쁘시고,


사려도 깊으시고, 무엇보다 웃는 모습이 너무 보기좋아서..


실수로 그렇게 말한것같아요.'



소녀는 내말을 듣고는 좀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마음도 실수로 생긴거에요?"



'네? 아, 그건..'



"실수로 그런 마음이 생길 수가 있나요?


나는 안 그런것같은데, 지금.


제 눈 똑바로 봐봐요."


























소녀는 머리카락 한쪽을 수줍게 매만지며 내 진심이 움트게끔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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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우연히 피어나는 꽃은 없거든요."





소녀가 가게에 들어온 순간, 이미 우연이라는 말은 의미가 없어졌던것같다.







(두근)




.




.




.





"저기, 혼자 말하고나니까 부끄러운데 빨리 대답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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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문득 부끄러워진듯 창가로 들어오는 빛을 손으로 가리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멍하니 서있던 나는 그제서야 생각을 정리해 말을 조심스레 늘여놓았다.



'우연히 피는 꽃은 없죠. 지금 제 안에서도 꽃들이 만발하는것같아요.


그쪽한테 언제 반한건지도 모르겠지만, 그 짧은 순간 반한 이후로-'



소녀는 더는 듣기 힘들다는 뜻을 몸짓으로 귀엽고 장난스럽게 드러내며 내 말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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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기요! 저 지금 너무 오글거려서 손이 안 펴지는것같거든요? 으하핳"



'제가 평소에 생각도 많고, 말도 주저리주저리 하는 스타일이라.. 죄송합니다.'



"아뇨, 죄송할것까지야.. 절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잘 느껴졌어요.


근데 말이 긴것보다 좀더 담백하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할것같아요.


적어도 저한테는 말이에요."



'연..연습이요? 어떤식으로 해야될까요.'



소녀는 마땅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나를 앞에 두고는 고민했다.



또한 입꼬리가 내려간 표정으로 고민하는 소녀를 보니, 심장이 점점 빨리 박동하기 시작했다.



"음..지금 제 마음을 담백하게 말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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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쪽한테 기울어져 버린것같아요."




마음을 잡으려 뻗어나간 사랑의 덩굴이 덥석, 소녀에게 닿았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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