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에서 낙오되어

단 둘이 버스에 있던 그 날

' 채원아 나 할말이 있는데.. '

주원 오빠의 머뭇거리는 입술과

흔들리는 눈빛을 보기 싫어서

그저 시간을 달라고 했다.

오빠가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도 모른채

?

← 오빠 할말 있다던거 뭐ㅇ|

← 오빠 |

- 아니야

← 오빠 그때 했던 ㅁ|

← 오빠 |

- 이것도 아니야

← 오빠 저 좋아ㅎ|

← |

- 아.. 어떡하면 좋아아..

시간을 달라고 한건 나니깐 먼저 연락 해야하는데

오빠가 뭘 말하려고 했는지는 들었어야 했다.

그래야 그에 대한 답을 하는건데...

(ㄲ톡)

응?

예나 선배 → 주원이가 할말 있대

있다가 8시까지 위즈공원으로 와

과연 이주원의 '선택'은!?!? - 07:05 PM

왜 예나선배가 전해주는거지?

선택은 또 무슨말이야?

평소였으면 납득이 가지 않는 내용이라서

이것저것 다 따져야 했음에도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였다.

← 네 갈게요 - 07:05 PM

8시가 넘은지 10분이 지나도

주원 오빠는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예나 선배가 연락을 해줬으니깐

주원 오빠는 예나 선배를 선택하지 않았을것이다.

오빠는 예나 선배를 떨쳐내기로 했나보다.

그렇다면

주원 오빠의 옆집에 산다던 언니가 떠올랐다.

- 치.. 그 사람에게 간거구나?

버림받았네 나..

기숙사로 돌아 가야겠

" 허억.. 헉헉.. 채원아..!!! "

- ????? 오빠?

오빠가 나한테 왔다.

이거 기뻐해야 되는거야?

" 하아.. 잠시만 숨좀 고를게.. 후우.. "

엄청 뛰어왔는지 오빠의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이제는 물어보고 싶었다.

- 오빠 할말이 뭔 / " 여기로 왜 부른 "

- ? / " ? "

" 최예나가 우리 둘을 속였구만

일부러 만나게끔 유인한거 같아 "

- 예나 선배가 선택이라고 했는데..

그럼 오빠는 절 '선택' 한거에요?

" 아 그건... "

오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마치 버스에서의 곤란한 표정으로

" 아까 예나랑 있으면서 생각 많이 해봤어

채원아 나 "

- 오빠

" 어어.. "

- 제가 시간을 달라고했었죠..?

제가 말하게 해주세요

" ... "

- ...

- 전부터 좋아해왔어요 오빠

고백을 받는게 아닌 내가 하는 첫 고백이었다.

그런데 오빠는 답이 없다.

내 시선을 자꾸 피한다.

- 진짜에요..? 설마했는데..

결국 그 언니를 '선택' 한거에요..?

" ... 미안해... "

- 흐윽...

" 채원아.. "

- 가까이 오지마요!!

" 어? "

- 훌쩍.. 더 이상 제게 다가오면 흑.. 오빠를 안 놓아줄지도 몰라요

" 응... "

...

알겠어요 '오빠'

어 선배!? 아니 '주원 오빠'

우와 이것 참 우.연 이네요? 여기서 마주칠줄이야 ㅋㅋ

저도 좋아해요 오빠

할머니가 되더라도 이순간 만큼은 잊지 못할꺼같아요

그동안 있었던 일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간다.

여기서 내가 죽는것도 아닌데 그런데도 죽을것 같이 슬프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도 눈물이 손을 타고 흘러 내린다.

바보같이 울고있는 나

그 모습을 보다못한 주원오빠가 나한테 다가오자

(툭)

(툭툭)

나는 원망의 소리도 하지못한채 울면서

힘없이 오빠의 가슴팍만 두드려댔다.

" ... "

- 흐아아아아아앙..

ㅃ..빨리.. 빨리 말해주지이이이..

저..저는요오오.. 오빠랑 흑..

잘될주울알았다고요오오 흐으으..

(툭툭툭)

내가 그렇게 때리는데도 오빠는 안 아파요?

난 아파 죽겠는데?

- 제가아 늦은거죠? 흑..

그 언니가.. 흐윽.. 빨리 태어났고 흑..

오빠를 흐으윽.. 나보다 먼저 만났고오..

먼저 옆집에에.. 이사왔고.. 흑..

" 늦은건 나야 채원아.. 미안.. "

- 흐응.. 먼저 ㄱ..고백 해버릴꺼얼.. 허어어어어엉..

.

.

.

" 준비됬어..!! "

나랑 멀찌감치 떨어진채 눈을 감은 오빠가 말했다.

오빠가 너무 괘씸해서 내가 얼굴을 한대 쥐어박기로 했거든!!

- 갑니다..!!!

오빠를 향해 달려간다.

아아.. 맨날 달려가는건 나였구나

나 혼자서 앓아왔던 짝사랑

해바라기 처럼 날 봐주길 바랬던 사람이였지만

오빠의 곁엔 또 다른 해바라기가 있었나보다.

주원 오빠

(쪽)

" !?!?!!?!?!? "

- 이건.. 제가 먼저 한거 맞죠?

안녕, 내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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