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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작] 두근두근 꽃가게-7

주접떨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1 23:35:31
조회 189 추천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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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오늘도 예쁜 꽃을 예쁜 사람에게 파는 날이 시작됐구만.


누구든지 꽃을 사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일거야.





띠링-




어, 손님 오셨다.



'어서오세요! BLOOMING꽃가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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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 꽃향기 좋네~"



오앗...예쁘다..



'꽃은 늘 기다리고있으니, 천천히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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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제가 꽃을 처음으로 가꿔보려고 하는데, 어느게 좋을까요?


너무 어렵지 않고 입문하기에 좋은 꽃이 뭐가있죠?"



소녀는 순진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맑게 다듬어진듯한 음성으로 물음을 던졌다.



가게 창을 통해 비춰들어오는 햇빛은 후광이 된 듯,



소녀의 모습을 한층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었다.



'집에서 가꾸기 쉬운 꽃이라고 한다면... 제라늄이 좋겠네요.


물 자주 안 줘도 되고, 벌레도 잘 안 생기고, 꽃도 자주 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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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요? 그럼 그걸로 주세요!"



설렘이 가득한 표정으로 꽃을 기다리는 소녀를 보고있자니, 괜히 나도 덩달아 설레는듯했다.



'네, 그럼 잠시만요~'



나는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 제라늄 화분 하나를 들고나왔다.



'여기 화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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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셨네요! 꽃구경좀 하고있었어요."



소녀는 들고있던 꽃을 얼른 내려놓으며 말했다.



순간 탁 퍼뜨려진 소녀의 머리카락은,



가게를 가득 메우고있던 꽃향기를 소녀의 향기로 조금씩, 밀어내려는듯했다.



'네, 여기 화분 계산하셨고...'



그러나 왜인지 꽃만 주기에는 아쉬웠다. 조금 더 신경이 쓰였달까.



'이것도 가져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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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화분만 사려고했는데..."



소녀는 당황한 눈치로 내가 건네는 소형 제습기를 곤란하게 바라보았다.



'그냥 드리는거니까, 가져가보세요. 꽃 키우는데 도움이 될거에요.


입문이라고 하시니까 좀 불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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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소녀가 살짝 약이오른듯 토라진 표정을 짓고는,



"저, 저 그래도 잘 기를 수 있거든요?! 두고보세요!


제가 아주 화알짝 꽃 피워서 보여다 드릴테니까!"



라고 톡 쏘아대고, 내 선물을 휙 낚아채 가게밖으로 나가버렸다.



'...좀 그랬나..? 괜히 약만 올린것같네.'



라고 조용한 가게 안에서 나는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뱉어냈다.



그래도 내가 챙겨준건 가져가서 다행이네, 괜히 걱정이 돼가지고.



그날, 가게일을 보는 하루종일 나도 모르게 토라진 소녀의 표정이 자꾸만 생각났다.



그런 표정도 예쁜 사람은 간만이네. 아니, 처음인가.



자꾸만 내 입가에 웃음이 드러나는 이유가 궁금한듯 날 둘러싼 꽃들이 줄기를 기울이는 것같았다.



소녀의 향이 오히려 꽃잎에 배어있음이 내 대답을 대신해주어,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




.




띠링-



다음날이 되자, 어제 소녀가 꽃을 사러온 그때즈음, 소녀가 가게를 다시 찾아왔다.



'어서오세요!...어? 또 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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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저, 어제 꽃을 가져갔는데 뭐부터 해야할지를 잘 모르겠어서..


물은 언제주고, 햇빛은 어떻게 쬐여주고, 이런거를 제가 안 물어보고 어제 그냥 나가서.."



소녀는 멋쩍은듯 고개를 떨군채 우물쭈물 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조차도 귀여운나머지 넋을 놓고 흐뭇하게 바라보고있었다.



"...할지를 모르겠어요. 혹시 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 왜 그렇게 웃고계세요?"



소녀의 말을 놓친 나는 질문에 번뜩 정신이들어 급하게 대답해버렸다.



'아, 아뇨. 그냥 너무 귀여우셔가지고..저도 모르게 웃고있었네요.



이게 뭔 미친 소리야, 하고 자책의 감정이 날 아프게 쿡 찌르던 순간,



"네? 아, 네. 프흐흣..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웃기네요~"



내 말이 어이가 없던건지, 마음에 들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소녀도 편한 웃음을 내비쳤다.



'물론 다 가르쳐드릴 수 있죠. 앞으로도 궁금한거 있으시면 찾아오세요. 다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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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진짜 감사해요! 어제 제가 좀 퉁명스럽게 대한것같아서 걱정했는데,


도와주신다니까 정말 고맙네요. 헤헷."



그것조차도 이미 내 마음에 품고있다구요.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른채,



방금보다도 더 환한 미소를 보이고있는 소녀를 바라보며 꽃을 기를 때 필요한것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네, 일단 제라늄은 습도가 중요하고.....'



.




.




.




그렇게 2주 정도가 지났을까, 이 정도면 충분히 기본은 다 알려줬다고 생각했는데,



소녀는 자꾸만 가게를 찾아와 꽃에 관해서 더 배우고 싶어했다.



뭐, 가게일도 도와주고 하다보면 뭔갈 더 배우지 않겠느냐라는 말을 핑계삼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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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 도와드릴거 없어요? 가만히 꽃만 구경하고있으니까 심심한데."



언제 들어온건지, 꽃이 모여있는곳에 앉아있던 소녀는 나를 향해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냥 앉아계세요. 거기 있는게 더 좋을것같네요.'



"그래도~ 같이 뭐 좀 하면서 더 배울 수도 있잖아요?"



'아니요, 지금처럼 꽃에 둘러쌓여 있으신게 더 보기좋네요.


꽃이 더 뒤쳐지는 것같아요. 그쪽이랑 같이 있으니까.'



"네?"



갑작스럽게 새어나온 내 진심에 소녀는 잠시 놀란듯 하더니, 이내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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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에요~ 지금? 괜히 저 떼놓으려고 기분 좋게 말하는거죠?"



하고는 손가락으로 날 톡톡 가리켰다.



'..꽃이랑 같이 눈에 들어오니까 더 예쁘신건 진심이에요.'



나는 하던일을 멈추고 조용히 진심을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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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네.."



진지함이 섞여 들어간 나의 말에 소녀는 예상치 못했다는듯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저,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계세요!"



'앗, 네! 그럼 안녕히..'



급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난 소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잰걸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기분탓이었을까, 귀까지 붉어진 모습이 봉오리를 터뜨리기전의 꽃을 보는것같았다.




.




.




.




그런일이 있고 다음날, 오늘은 언제올까, 서로 조금 어색해지려나,



생각이 꼬리를 물고 길어지기 시작할때에,



띠링-



"이것 좀 보세요!"



소녀의 들뜬 목소리가 가게로 들어와 내 어깨위에서 춤을 추는듯했다.



"오늘 아침에 보니까 꽃이 너어무 예쁘게 핀거있죠!"



소녀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화분을 가게 안쪽 탁자에 내려놓고는 내게 장난스레 윙크를 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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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 어때요? 진짜 제가 잘 기를 수 있다고했죠?


이제 불안하지도 않고, 그죠? 흐힣"



이미 가게안은 꽃들이 무성히 피어있었지만,



소녀는 정말 귀엽게도 자신앞에 놓인 자그마한 꽃을두고 나에게 자랑을 하고있었다.



'오, 그러게요. 하얀 제라늄이 피었네요! 보기 힘든건데 진짜 잘 가꾸셨나보네요.'



"뭐,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죠~ 에흠.


근데, 저 궁금한게 있는데요. 이 하얀 제라늄, 꽃말이 뭐에요?"



소녀의 천진함과 귀여움에 매료되어있던 나는 순간적으로 들어온 질문에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꽃말이 굉장히 낭만적이었다는것이 기억날 뿐이었다.



"어...꽃말이, 아마도 그쪽이랑 잘 어울리는 뜻이었을거에요, 제라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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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그럼 엄청 좋은거겠네요! 하핳, 근데 대단하시네요.


거의 몇주동안 계속 모르는걸 물어봤는데 모르는게 없으시다니,


최고에요, 최고."



소녀는 엄지를 들어보이며 내게 찬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에이, 아니에요. 꽃가게 하면서 이 정도는 알아야죠.'



"그럼 저 이 꽃 좀 친구들한테 자랑하고올게요! 아 좋아~"



그러곤 소녀는 화분을 슬며시 들고는 기분 좋은 발걸음을 옮겨 가게를 나갔다.



노력했나보네, 결국 진짜 꽃을 피우고.



대견하다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는 보기 힘들어지는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소녀가 가게를 나서고 잠시후, 구름이 낀건지 시간대에 맞지않게 하늘이 컴컴해지기 시작했다.



뭔일이람. 괜히 기분 나쁘네. 꽃이 햇빛을 못받잖아.



그렇게 한창 바깥에 놓아둔 꽃들을 비에 맞을까 들여놓고 정리하던중,



쾅-



가게 문쪽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무슨일인가, 싶어 문으로 나아가보니,



가게 현관에는 꽃잎을 날카롭게 세운 한 소녀가 올곧은 자세로 나를 응시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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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요. 놀랐어요?"



아까 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소녀의 모습에 나는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놀랐겠죠. 관심도 없고, 좋은 마음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또 찾아왔으니."



'..네? 무슨 말을 하시는거에요? 제가 관심도 없고 안 좋아한다뇨.'



내 대답에 소녀는 급격한 감정의 솟아오름을 제어하지 못한듯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요?! 꽃말이 저랑 어울린다뇨!"



'네..? 제라늄 꽃말이-'



소녀는 감정이 격앙된채 내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끊어버렸다.



그러더니 급기야 눈물이 눈가에 맺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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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으으..하얀 제라늄의 꽃말, 뭔지 모르시면 제가 알려드릴까요?


당신의 사랑을 믿지 않습니다.


이거라구요..어떻게..어떻게..흐윽..흐으으..."



이미 울먹임과 동시에 터져나온 말들은 더이상 이어질 수가 없었고,



소녀의 마음에는 아주 큰 금이 가버린듯했다.



내가 아주 큰 실수를 해버렸다. 보통의 제라늄의 꽃말이라면 내 기억이 맞았으나,



색깔에따라 바뀔 수 있음을 잊은것이다.



'아...아, 저 그러니까, 제가 잘못 기억하고 말씀드렸네요. 일반적인 제라늄 꽃말이,


당신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이거거든요. 전 이 뜻으로 생각하고 말한거였어요.


제가 어떻게 그쪽 마음을 의심하겠어요. 결국 먼저 꽃이 피어난건 제쪽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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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나의 말에 놀란듯 잠시 울먹임을 그치고는,



달이 밝게 떠있는 잔잔한 호수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재차 확인하듯이 되물었다.



"...정말이죠? 정말 그런 뜻으로 말한거죠? 그리고 지금..


그쪽이 나한테 먼저 마음 생긴거고,


제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거, 맞죠?"



'그럼요, 그럼 제가 그쪽 아니면 뭐때문에 행복해지겠어요.'



소녀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듯하더니, 이내 옅은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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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 우리, 서로 같이 있어서 행복한거네요?"



'그런거죠. 지금 좀 놀라긴했지만, 그쪽 우는거 보는게 그다지 좋은 경험은 아니네요.'



"아, 아아~ 놀랬잖아요. 친구한테 자랑하는데 하얀 제라늄이 뭐 그렇게 좋은거냐고 그래서..


꽃말듣고 진짜 눈물 뚝뚝 흘리면서 온거, 모르죠?"



소녀의 하소연을 듣고는, 나는 미안한 마음이 자꾸 들었다.



그런데 제라늄 화분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함도 떠올라 물어보았다.



'근데 제라늄 화분은..그럼 어떻게 했어요? 설마 버리진 않았죠..?'



그러자 소녀는 놀란 표정을 짓더니, 수줍은듯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말했다.



"그, 그게, 제가 막 우니까 친구가 그럼 물감으로라도 색을 입혀주겠다고, 그래가지고."



'아, 꽃말을 바꾸려고요? 무슨 색으로 했는데요?'



"빨간색이요..."



'그 색이면 꽃말이 어떻게 되는건데요?'





























쑥스러운듯하던 소녀는 이내 내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보며 건조한 가게에 색을 입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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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있기에, 사랑이 있다."



지금 이 곳에, 두 사람이 있고, 두 사랑이 있다.




(두근)




.





.





.






나는 가게에 비치되어있는 작은 탁자를 소녀와 사이에 두고 마주보며 앉았다.



'가게문 열고 들어왔는데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진짜 놀랐잖아요.'



나의 말에 민망한듯 소녀는 밤에 모습을 숨기는 꽃잎같이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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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헣, 진짜 저 뭔가 제 안에서 무너져 내리는것 같았다구요.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여자가 바로 나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앞으로 제가 불행한 일 없도록 해줄게요.'



나는 되도않는 허세를 부리며 소녀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자 소녀는 재밌다는듯 크게 웃으며 말했다.



"불행하지 않게요? 그럼 어떻게 절 행복하게 해주실건데요?"



'어..그건, 그러니까..'



"전 아는데."



'어떻게 하면 돼요?'



소녀는 가만히 아무말도 않은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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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금 행복해졌어요."




그저 곁에 있었고, 그것으로 사랑인것이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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