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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프리스크 패러블 - 28 - (연구소)

유동문학(221.141) 2016.05.31 19:59:57
조회 3598 추천 74 댓글 18
														

프리스크 패러블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7.5  18  19  20  21  특별편  22  23  24  25  26  27  27.5 ]


응 한 입으로 두말해서 미안. 연중 안해 씨발 멘탈 잡고 한다 ^^

오늘 일 쉬고 하루를 말그대로 모두 다 프리스크 패러블에 투자한 결과, 심판의 홀까지는 갔으므로 천천히 올린다.

사이퍼즈하러간다. 뒈질거같다. 이 조따 긴 장편 후딱 써버리고 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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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뻘뻘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이마에서 땀이 샘솟듯이 쏟아져 나왔다. 여긴 지나치게 더웠다. 스노우딘의 추위는 나의 힘으로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었지만, 핫랜드는 적응하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눈 위를 걷는 것과 용암이 흐르는 절벽 위를 걷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버티기 힘든지는 자명하다. 너는 용암이 흐르는 곳 위를 지나는 다리를 건넌 뒤, 옆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정수기를 봤다. 너처럼 더운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놓아둔 정수기인 것 같았다. 물론 인간을 위해서 둔 건 아니겠지만, 넌 그 정수기에서 차가운 물을 받아 마셨고, 그 차가운 물을 너의 머리나 목 언저리에도 뿌렸다. 조금 전보단 나았다.

 핫랜드까지 오는 길은 어렵지 않았지만, 유쾌하진 않았다. 너는 샌즈에게 일종의 책임감과 미안함을 느끼며, 언다인이나 거슨을 찾아가지 않고 바로 핫랜드로 향했다. 물론 길을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길이 그렇게 복잡한 것도 아니고, 내가 길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니 오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언다인이나 다른 괴물에게 너의 심정을 조금 털어놓고 싶었고, 그걸 참아내며 핫랜드로 오는 게 힘들었다. 다시 외톨이가 된 기분이었지만, 너는 샌즈와 나를 생각하며 참았다.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선 생각한 적 없다. 다만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저 건물은 뭐야, 차라?"


 네 눈 앞에 커다란 건물이 있었다. 핫랜드와는 딱히 어울리지 않게 생겼다. 손잡이가 없는 문 위에 LAB이라고 써 있는 곳으로 보아 일종의 연구소인 것 같았다. 앞으로 가다 보니 너의 왼편으로 있는 길 끝에 난생 처음 보는 기계가 하나 있었다. 이상한 문 같이 생긴 것이 있었고 위에 영어와 숫자가 써 있었다.

 너 엘리베이터 뭔지 몰라?


 "엘리베이터가 뭔데?"


 어, 그냥 높은 건물 같은 데에서 층과 층 사이를 오가는 편리한 기계야. 하긴, 넌 너가 사는 곳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구나.

 너 오른편으로도 길이 하나 있었는데, 그 방향에서 용암이 아니라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너는 이 더운 곳에서 물이 있는 곳을 더 가보고 싶었으므로 그 방향으로 갔다. 오른편으로 돌아 돌계단을 내려가니, 물이 흐르는 강이 있었고, 그 위에는 보트와 보트 위에 타고 있는 한 괴물이 보였다. 사실, 남색 로브를 뒤집어 쓰고 있어서 어떻게 생겼는진 보이지 않았다. 그 괴물이 너를 보고 허리를 조금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전 리버맨이에요. 아니, 리버우먼인가? 별 상관없죠. 트랄라."

 "트랄……, 네?"

 "전 보트 타는 걸 좋아해요. 워터폴이나 스노우딘으로 가실 거예요?"

 "아니요.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

 "돌아갈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트랄라."


 물을 저을 만한 노도 없고, 굳이 너를 태워 줘야 할 이유도 없어 보였지만, 그 리버우먼이란 괴물은 너를 태워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고선 너가 오기 전처럼 강줄기 너머를 보면서 흥얼거렸다. 너는 정말 신기한 괴물이라고 생각하며 그곳에서 나왔다. 나중에 돌아갈 일이 있으면 리버우먼에게 부탁하면 되리라 싶었다. 돌아갈 일은 없을 테지만 말이다. 너는 속으로 트랄라의 의미가 뭔지 곰곰히 생각하면서 연구소 쪽으로 걸어갔다.

 너는 연구소 문 앞에 섰는데, 손잡이도 없었고, 미닫이라고 하기엔 문의 아귀가 딱 맞아 있었으므로, 사실은 문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기계 소리를 내며 문이 자동으로 열렸고, 너는 순간 깜짝 놀라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너는 자동문을 태어나서 처음 봤다.


 "자동문? 그게 이 괴물 이름이야?"


 아니, 그냥 기계야. 사람이 오면 자동으로 인식하고 문이 열리는 거라고. 그래서 자동문이야.


 "와……."


 아니, 너 나보다 더 현대적인 시대에 태어난 거 아니었어? 왜 나는 알고 너는 몰라?


 "흥, 내가 시골 촌동네 사람이라는 듯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구."


 맞는 거 같은데

 너는 일단 연구소로 들어섰다. 연구소 내부는 제대로 불이 켜져 있지 않아서 살짝 어두웠다. 하지만 아예 보이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에 안으로 깊이 들어갔다. 들어가던 길에, 거대한 TV처럼 생긴 기계가 빛을 뿜어내고 있어서 그곳에 다가갔다. 너는 그 거대한 TV 쪽으로 다가가서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봤다. 커다란 화면 속에는 어떤 여자 아이의 뒤통수가 그저 보여질 뿐이었다.

 뭐야 이거?


 "저 애, 나랑 옷이 똑같은데?"


 너 맞아.

 너는 그 화면을 보면서 옆으로 돌기도 하고 팔을 움직이기도 해보았다. 너의 움직임에 맞추어 그 화면 속의 여자 아이도 똑같이 움직였다. 이 화면에 나오는 여자 아이는 바로 너였다. 너는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봤는데, 카메라나 이상한 장치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너는 일종의 감시 카메라 같은 것이라 믿고 움직여 보았지만, 화면에는 여전히 너만 보였다. 너가 아무리 움직여도 그 화면에는 너만 보였다.

 연구소 내에 있는 침입자를 감시하는 최첨단 카메라 같은 게 있는 거 아닐까? 연구소에 들어온 외부인을 계속 집중 감시하는 거지. 연구소라면 이런 게 있을 만해.

 너는 처음에 거부감이 들던 것이 사라지고, 이젠 오히려 놀라움을 느끼며 그 커다란 TV 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여러 가지 버튼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 내 눈에 띄는 것은 왼쪽을 가리키는 세모 화살표였다. 프리스크, 그거 한 번 눌러보는 거 어때?


 "나도 이거 한 번 눌러보고 싶었어."


 너는 거침없이 그 버튼을 눌렀고, 내가 예상한 대로 화면은 역재생하기 시작했다 역재생 버튼을 누르는 너의 모습에서 뒤로 걷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이전에 너가 허공에서 팔을 흔들던 것도 보였다. 그 뒤엔, 너가 TV에서 점점 멀어졌고. 다시 연구소를 바깥으로 나가는 영상이 보였다. 그리고, 핫랜드로 뒷걸음치며 나가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뒷걸음치며 리버우먼을 만나는 때까지 흘러갔다.

 이 영상, 연구소 안에 있는 사람을 보여주는 게 아니잖아. 계속 너만 보여주고 있잖아.

 어느새 영상 속의 너는 워터폴까지 뒷걸음 치고 있었다. 이거, 계속 너만 찍고 있잖아. 애초에 너가 폐허에서 나왔을 때부터 너는 이곳에서 찍히고 있던 거 아냐? 이거 도대체 뭐야?


 "와, 그럼 내가 계속 TV 방송에 나오고 있던 거야?"


 이거 그다지 기뻐할 만한 일이……


 "응? 왜?"

 

 ……

 ……

 맞지. 너가 TV에 나오는데 얼마나 좋아. 괴물들이 아마 인간이랑 똑같이 생긴 괴물을 보면서 TV 프로그램이라도 만들려고 구상했나 봐. 어, 그래, 너가 기뻐할 일이면 됐지. 우울하게 다녀봤자 무슨 소용이겠어.


 "나 TV에 나오는 게 꿈이었는데! 정말로! 그런데, 그러면 내가 울고불고 한 것도 여기 다 나왔던 거 아냐?"


 글쎄, 울고불고 한 건 그렇다 쳐도, 플라위가 죽는 장면이 TV로 송출됐다면 문제가 되겠지. 샌즈나 너 말고 다른 괴물이 플라위에 대해 아는 건 좀 곤란한 부분이 있으니까 말이야. 그곳에서 샌즈가 이상한 능력을 써놓았었으니까, 그런 것까진 못 봤다고 봐도 될까? 정말, 이렇게 널 감시……, 가 아니라 촬영할 생각을 한 주동자……, 아니지, 기획자가 너한테 플라위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야기가 꼬이게 될 거 같거든.


 "이 연구소에 있는 괴물이겠지? 만나면 감사하다고 말씀 드려야겠다!"


 응, 정말 고마울 것 같아. 만나면 내 입으로 직접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야.

 그때, 방금 자동문이 열렸을 때 났단 소리와 똑같은 소리가 났다. 너는 어두운 실내에서 그 소리의 근원 쪽을 쳐다봤다. 어떤 노란색과 하얀색 형체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 형체가 무엇인지 보려고 미간에 힘을 주다가, 갑자기 불이 켜지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눈이 살짝 부시긴 했지만 심하진 않았으므로 그 괴물을 못 보는 것은 아니었다. 그 노란색 괴물은 하얀색 가운을 입은 공룡 괴물이었다. 예전에 봤던 그 괴물 꼬마처럼 팔이 없진 않았다. 너가 그 노란 공룡 괴물을 봄과 동시에 그 괴물도 너를 봤다.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서더니 안절부절 못 하면서 옷매무새를 고쳤다. 그러면서 다 들리게 혼잣말을 했다.


  "세상에, 벌써 여기까지 오다니. 난 아직 준비가 안 됐는 걸. 나 저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거지……."


 너는 그 괴물의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생각했다. 하얀색 긴 가운을 입고 있는 괴물은 처음 봤는데, 너는 옛날에 긴 가운을 본 적이 있었다. 유식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너는 저 괴물이 너의 방송 기획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괴물은 너와 커다란 TV를 번갈아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 그, 미……"

 "감사합니다! 저 TV에 나오는 게 꿈이었어요!"

 "으, 응?"


 그 괴물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얼빠진 표정을 짓다가, 이내 표정을 고치고 말했다.


 "어, 어! 맞아! 내가 카메라로 지금까지 널 찍어온 건, 방송을 위해서였지! 아, 아직 송출은 안 했지만!"

 "그러면 제가 울었던 건 지워주세요."

 "그, 그래야지."


 너는 그 괴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였다. 그 괴물은 자기 손을 맞잡고 계속 비비고 있었는데, 뭔가 불안하다는 듯한 행동이었다. 너는 그 행동을 그 괴물이 그저 자신을 만났기 때문에 긴장한 거라고 생각했다. 암 그렇지, 그렇고 말고.


 "내, 내 이름은 알피스야. 어, 왕실 과학자고. 그, 맞아, MTT 방송국의 프로듀서기도 해!"

 "감사합니다! 전 프리스크예요!"


 너는 알피스와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어딘가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송에, 출연, 하고 싶어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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