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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뱀 가죽은 벗기고, 노루는 패대기..동물학대 부관참시 된 TV드라마들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28 09:58:05
조회 24158 추천 76 댓글 352

촬영 중 부상으로 죽은 말 ‘까미’
동물에게 가혹한 제작 환경 도마에
동물도 ‘하루 8시간 촬영’ 지침 있다

극중 전투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남자가 지쳐 쓰러져 있다가 들판에서 살아 움직이는 뱀을 발견한다. 이어 뱀을 낚아채고 산 채로 가죽을 벗긴 뒤 허리 부분을 이로 뜯어먹는다. 1991년 10월 MBC에서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장면 중 일부이다.


살아있는 뱀 가죽을 벗겨 잡아먹는 드라마 장면. /유튜브 채널 ‘옛드:MBC 레전드 드라마’ 캡처

놀랍게도 이 장면에 쓰인 뱀은 소품이 아니라 정말 살아있는 동물이었다. 전파를 탄 지 30년도 넘은 이 장면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당시엔 몸 사리지 않는 배우의 열연이라며 호평받던 장면이었는데, 30년 만에 동물 학대라고 비판받고 있는 것이다.

‘여명의 눈동자’에서 논란이 되는 장면은 또 있다. 일본군과 그가 탄 군마가 차례로 폭포에서 떨어지는 장면이다. 당시 촬영은 실제 말을 폭포 꼭대기에서 던지며 찍었다. 당시 메이킹 필름에는 무용담처럼 소개됐다.

TV프로그램이 제작 과정에서 동물을 학대한 정황은 없는지 ‘부관참시’하는 작업이 일어나고 있다. 발단은 2021년 12월부터 방영된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다.

이 방송 프로그램은 낙마 장면을 촬영하면서 말의 다리를 와이어로 묶어 일부러 쓰러뜨려 말을 죽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촬영 현장을 담은 영상에서는 스턴트 배우를 태운 말이 고꾸라지면서 거의 90도로 고개가 꺾였다. ‘컷’ 소리가 떨어지자마자 넘어지면서 다친 배우를 살피기 위해 제작진 3명이 배우에게 달려간다. 그 장면 뒤로 고통스러워 하며 허공에 발을 차는 말 모습이 찍혀있다.


드라마에서 말이 고꾸라지는 장면.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촬영 일주일 뒤 말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말의 이름은 ‘까미’. 까미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동물보호단체는 방송 제작진을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했다. 드라마 폐지 요구가 이어지면서 2주째 해당 드라마는 결방 중이다. KBS 숙원 사업인 수신료 인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2022년에 쓰이는 촬영법으로는 다소 야만적인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과거 방영됐던 TV프로그램의 동물 학대를 다시금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1996~1998년 방영된 KBS 역사 드라마 ‘용의 눈물’도 비판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극중 이방원(배우 유동근)이 신덕왕후(배우 김영란)에게 노루를 내던지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밥상 위에 패대기 치듯 던진 노루가 실은 살아있는 노루를 마취 시킨 상태였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소품’으로 쓰인 노루가 온몸으로 고스란히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배우 김영란이 “리허설까지는 진짜 노루를 쓸지 몰랐다”며 “촬영 당시 실제 노루가 던져져 깜짝 놀랐고, 사전에 제작진이 알려주지 않은 데 화가 났다”고 한 인터뷰가 재조명되면서 KBS에 더 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KBS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노루를 패대기 치는 장면. 진짜 노루를 던질지 몰랐던 배우 김영란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유튜브 채널 ‘옛날티비:KBS Archive’ 캡처

1990년대에 방영됐던 이 드라마들은 당시에는 동물 학대 비판을 비껴갔다. 하지만 그 사이 동물권 인식 수준이 높아졌고 뒤늦게 비판을 받게 됐다. 촬영에 동원되는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명 ‘까미법’을 제정하라는 요구까지 나온다.

까미의 죽음으로 촬영 중 동물 학대가 공론화하기 이전에 이미 움직임이 있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2020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영화·방송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에서 13%는 ‘촬영 시 사고로 동물이 죽거나 다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촬영을 위해 고의로 동물에게 해를 가했다는 응답도 8%였다. ‘영화 장면을 위해 거북이 등껍질을 벗겼다’, ‘다람쥐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묶어 두었는데 다리가 부러졌다’, ‘소의 부상을 표현하려고 일부러 상처를 냈다’ 같은 고발이 나왔다.

이같은 실태 조사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 꽤 구체적이다. ‘동물의 촬영시간은 이동 시간을 포함해 하루 최대 8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촬영 현장이 동물병원에서 차로 1시간 이상 거리면 수의사가 촬영에 동반할 것을 권장한다’, ‘16주 미만의 어린 고양이나 강아지가 촬영에 쓰일 때는 주변을 살균 소독하고 출연진 수를 제한해야 한다’, ‘새를 날리는 장면을 찍을 때는 방사 구역에 포식자가 없는지 주의해야 한다’, ‘어류는 30초 이상 물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동물 보호 단체들은 기본적으로 동물을 이용해 촬영할 때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동물 학대를 판단하는 기준도 엄격해지고 있다.

이를테면 2014년 방영됐던 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는 주인공이 길에서 주워온 토끼를 목욕시키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새끼 토끼는 쇼크사 위험이 있어 물로 씻기면 안 된다고 한다. 한 눈에 보기에 가혹한 행위뿐 아니라 동물의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촬영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때 아역 배우들이 밤샘 촬영을 하고, 촬영 일정 때문에 학교를 제대로 가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된 적이 있다. 2014년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의 연예 활동이 일주일에 35시간 미만으로 제한되면서 과거보다 촬영 환경이 나아졌다. 심지어 자발적이지도 않은 동물의 ‘연예 활동’ 역시 훗날 법으로 제동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간혹 할리우드 영화 엔딩크레딧에는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No Animals Were Harmed)’라는 문구가 뜬다. 미국인도주의협회(AHA, American Humane Association)의 동물 촬영 가이드라인을 따랐다는 뜻이다. 동물권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영화에도 비슷한 문구를 넣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글 시시비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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