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차 직장인 A씨는 2022년 1월 말부터 다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2만명대를 육박할 정도로 많아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2021년 11월 위드코로나 시작 전까지도 재택을 했던 그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집에서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에서 일을 한다는 거다.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근무가 가능한 그의 특성상, 집이나 제주나 일하는 것에는 별차이가 없다 보니 맑고 깨끗한 바다를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제주에서 근무를 하기로 했다. 그는 주중에는 레지던스형 호텔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바닷가에서 여가 시간을 보낸다.
# 13년차 직장인 B씨는 재택근무 시작과 동시에 짐을 싸 강원도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 바다 전망이 넓게 펼쳐진 그의 방은 휴식 공간이자 사무공간이다. 아무래도 숙박비가 나가고 하루 세끼를 모두 사 먹어야 하다 보니 집에서 일할 때보다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들지만, 어차피 코로나로 1년에 두 번씩 꼬박꼬박 나가던 해외여행도 막혔으니 굳은 돈으로 즐긴다고 생각하면 별로 아깝지 않다고 했다. 주말에는 숙소 바로 앞 포구에서 취미 생활인 바다 낚시를 즐긴다는 그는 지금 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워케이션을 즐기는 모습. /호텔스닷컴
코로나 재확산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A씨와 B씨처럼 워케이션(업무+휴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답답한 집을 벗어나 경치가 좋은 숙소나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리조트, 호텔을 찾아 업무와 휴식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워케이션족이 늘어나면서 호텔을 비롯한 숙박 업계는 다시금 활기를 띄고 있다. 특급 호텔부터 레지던스까지 선택지도 다양하다. 워낙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보니 자신의 취향에 따라 머물 곳을 정하는 곳도 하나의 재미다.
고급진 특급호텔에서 ‘플렉스 워케이션’
롯데호텔은 ‘한 번쯤 꿈꾸는 호텔에서의 삶’을 주제로 장기 숙박 객실을 선보였다. 잠실 한복판의 시그니엘 서울의 프리미엄 시티뷰 객실 30박 상품이다. 1150만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매겨진 이 상품을 구매하면 객실은 물론 79층 살롱 드 시그니엘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고급 차량인 롤스로이스를 이용한 왕복 이동 서비스(1회)와 매일 셔츠 다림질 2장 서비스, 세탁 20% 할인, 스파,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도 이용 가능하다. 일과 중에는 객실과 고층 라운지을 오가며 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다양한 호텔 부대 시설을 이용하며 럭셔리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패키지다.
롯데호텔 서울은 14박(240만~430만원), 30박(410만~820만원) 객실 상품을 운영 중이다. 메인타워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이그제큐티브타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묵을 수 있는 이 상품은 투숙객에게 간단한 세탁을 무료로 제공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롯데시티호텔과 L7은 14박에 100만원대, 30박에 200만원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 전 지점에서 한 달 살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소 14박부터 30박까지 선택할 수 있다. 광화문 지점의 경우 14박을 묵을 경우 하루 7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한 달 살기 패키지를 이용할 경우에는 쿠폰북을 제공한다. 쿠폰북은 조·중·석식 1일 1회 50% 할인권 5매와 1일 1회 프린트 무료 이용권 5매, 매주 월요일 서프라이즈 베네핏 쿠폰 1매를 포함하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10박을 묵을 경우 1박을 무료로 제공하는 상품도 운영 중이다.
5성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88한 하루’ 상품을 판매 중이다. 직장인들의 주요 근무시간인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객실을 투숙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가격은 10만원 초중반대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5성급 호텔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신조어)를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기준 매달 150여개의 객실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워케이션 상품 판매로만 1만3000박 이상 팔아

강원도관광재단의 워케이션 프로그램 홍보물./ 강원도관광재단
워케이션 특수가 늘어나면서 강원도는 아예 도차원에서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강원도관광재단은 2021년 워케이션 시즌 1∙2를 진행하며 소비 활성화를 이끌었다.
인터파크투어와 함께했던 시즌1 프로그램은 130여개 지역 호텔 및 리조트와 협력해 진행됐다. 특가 객실과 얼리 체크인, 레이트 체크아웃, 바다전망, 무료 커피 제공 등의 혜택을 내세운 이 상품은 출시 두 달만에 8200박을 팔아 치웠다. 시즌1의 성공에 이어 시즌2도 한 달 만에 5600박이 팔리는 등 특수를 누렸다.
또다른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3박4일간 강원도 고성과 평창에 머무는 형태로 짜여졌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유명했다. 14만3000원에 3박4일 리조트 숙박권과 코워킹 스페이스(공유 오피스)를 제공했고, 지역별로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까지 함께 지원했기 때문이다.
고성은 특히 금요일에는 서핑이나 배낚시 체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했고, 해변 요가 프로그램도 별도 운영했다. 평창은 발왕산 관광 케이블카 스카이워크와 대관령 삼양목장 입장권, 평창 관광택시를 1시간 동안 2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다.
직장인 절반, 워케이션 희망…떠나고 싶은 지역 1위 ‘제주’

워케이션을 즐기는 모습. /호텔스닷컴
숙박 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이 직장인을 상대로 2021년 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워케이션을 들어본 적 있고, 50%는 이를 시도해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케이션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고 밝힌 직장인은 30% 수준이었다.
직장인들은 정신건강 관리(45%), 영감 및 창의력 향상(42%), 집중력 및 생산성 향상(36%) 등을 이유로 워케이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워케이션을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선 ‘상사 및 동료들이 자신을 일을 하지 않는 사람 또는 게으른 사람으로 인식할까봐’라는 답변이 3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워케이션에 적합한 호텔을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28%)’, ‘돈 낭비(13%)’ 등의 순이었다.
워케이션을 떠나고 싶은 국내 지역으로는 제주가 68%로 1위를 차지했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맛있는 음식, 많은 숙소 등을 갖추고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다. 그 다음으로는 부산(36%), 강릉(31%), 속초(30%), 서울(24%) 등의 순이었다.
원하는 숙소 유형으로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리조트 호텔이 51%로 과반을 차지했다. 5성급 특급 호텔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36%로 적지 않았다. 워케이션 지역 및 호텔을 고를 땐 ‘멋진 경치(60%)’와 ‘맛있는 길거리 음식(59%)’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 설문은 2021년 11월 10일부터 16일까지 원격 근무가 가능한 25~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
시시비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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