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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28

ㅇㅇ(61.96) 2016.09.08 03:04:10
조회 925 추천 36 댓글 10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 열일곱번째 / 열여덟번째 / 열아홉번째 / 스무번째 / 물한번째 / 스물두번째 / 스물세번째 / 스물네번째 / 스물다섯번째 / 스물여섯번째 / 스물일곱번째



“그리 보고만 있을 참인가.”


코를 훌쩍이며 검무에 열중인 아신을 다정히 바라보는 매장소의 손목을 잡아끌어 진맥하던 린신이 먼저 말을 꺼냈다. 매장소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순진한 눈망울을 하고 린신을 본다. 폴짝 뛰어올라 검을 휘두를 때 단단히 여민 장포가 사락사락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신이 저리 앓게 둘 셈이야. 이 사람아. 저러다 속병 생겨.”

“자네 참 뻔뻔하군.”


매장소의 입에서 나온 말에 린신이 짙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귓가를 툭툭 건드려 방금 제가 들은 것이 맞냐는 듯 반응하는 린신을 보고 매장소가 고운 눈 꼬리를 축 늘어뜨린다.


“정인에게 싫다는 말을 들은 마당에 내게 무얼 원하는 게야.”

“그건! 자네 정말 이럴 건가. 자네가 싫다는 게 아니지 않아. 거기다 아신은….”

“아신 핑계 댈 것 없어. 내 자네에게 골이 난 것이니.”


흥. 하고 콧바람을 불고 새침하게 구는 매장소를 보고 린신은 할 말을 잃은 채 미간을 찌푸렸다. 그 와중에도 고운 매장소가 얄미울 법도 하건만 곧 린신의 입에서 나온 것은 불만이 아닌 회유였다.


“내 어찌하면 좋겠는가.”


안 그래도 매장소의 맥이 평소보다 더 맥아리가 없어 걱정을 더한 참이었다.


“어찌하고 말 게 있나. 내 이미 싫다는 말을 들어버린 것을.”


린신이 답지 않게 우물쭈물 말을 아끼는 것을 보고 매장소는 마침 빙그르르 돌아 땅에 착지한 아신을 불렀다.


“아신, 이리 오련.”


매장소에게서 등을 돌리고 이마에 맺힌 구슬땀과 눈가에 흐릿하게 맺힌 물기를 쓱쓱 닦고 코를 크게 한번 훌쩍인 아신이 꽉 여민 장포를 느슨하게 풀고 옷매무새를 점검한 후에야 뒤돌아 총총 매장소 앞에 섰다. 입을 조금 벌리고 크게 숨을 들이쉰 채 매장소를 올려다보는 눈빛이 반짝반짝하다.


“너를 외면하고 홀대한 몹쓸 녀석이 다 무어라고 이리 마음고생을 해.”


반짝반짝한 눈 아래가 꺼멓게 그늘이 진 곳에 매향을 풍기는 여린 손가락 끝을 가져가자 아신이 어깨를 움츠리며 살며시 눈을 감아 매장소의 손길을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매장소가 한 말에 눈을 번쩍 뜨고는 고개를 마구 젓는다.


- 아니야!


수아가 제게 등을 돌린 건 맞지만 몹쓸 녀석이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듯 붕붕 젓는 고개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도와주련?”


아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어지러이 움직이는 고갯짓을 멈추고 묻자 이번엔 위아래로 끄덕이느라 정신이 없다. 매장소가 흘긋 린신을 한번 바라보고 다시 아신에게 시선을 주었다.


“나는 예황이 내게 오라버니라 부를 때가 그리도 좋았단다.”


매장소에게 집중한 아신이 묘책을 들은 듯 입이 헤 벌어졌다. 린신은 움찔 떨었다.


“혹여 수아가 네게 원하던 게 있었는지 차분히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구나.”


아신이 오래 생각할 것 없이 외쳤다.


- 혼례복!


아신이 혼례복을 입은 모습이 보고 싶다며 주섬주섬 혼례복을 싸매고 다니던 수아를 떠올린 것이다.


- 혼례복! 오라버니!


매장소가 내어준 방도에 신이 나 외치는 아신을 보고 린신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혼례복을 좋아하던? 나도 좋단다. 허면 수아에게 보이기 전에 내게 먼저 보이는 것이 좋겠구나.”


어찌 해야 수아에게 멋지게 보일지 봐주겠다고 너그러이 말하는 매장소에게 아신은 예행연습이야! 하고 외쳤다. 린신이 슬금슬금 그 자리를 벗어나려던 차, 매장소가 린신을 불러 세웠다.


“아신을 위해 혼례복을 입고 내게 오라버니라고 부르는 것쯤은 자네에게 아무것도 아니겠지.”


남에게 어찌 보일는지 아신도 봐야 하지 않겠냐며 매장소가 살포시 미소 짓는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걸세.”


딱 잘라내는 린신을 보고 매장소가 조금 시무룩해진 기색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싫은 사람에게 어찌 애정 어린 말을 건네겠어. 내 헛된 말을 하였군. 되었네.”


처연한 표정의 매장소를 보고 흠칫 놀란 아신이 총총 내달려 린신의 소맷자락을 붙들었다. 이미 매장소의 표정에 넘어간 린신은 버럭 지르려던 소리를 꾹 삼키며 조용하게 말했다.


“싫긴 누가, 내가 싫어하는 건 임수지 자네가 아니야.”


분명하게 말하는 린신을 본 매장소가 아신에게 물었다.


“너도 그러한 게야.”

- 수아 좋아! 멋있어! 무예가 뛰어나! 가문도 좋아! 인물도 빠지지 않아! 공자방!

“혼례복을 입으려면 꽃잎을 띄운 목간에 먼저 몸을 담가야지. 아신, 목을 아껴야 멋진 목소리로 화해를 청하지 않겠어.”


이미 여러 말이 나온 아신을 뒤늦게 단속한 린신이 매장소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말했다.


“뭐하나. 어서 나와 아신이 들어갈 꽃잎 띄운 목간을 준비하라 이르게.”



믓 린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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