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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25

ㅇㅇ(61.96) 2016.08.28 17:32:15
조회 872 추천 46 댓글 10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 열일곱번째 / 열여덟번째 / 열아홉번째 / 스무번째 / 물한번째 / 스물두번째 / 스물세번째 / 스물네번째



“오, 아신! 머리에 그거 아주 잘 어울리는 구나.”


아신은 척맹의 호쾌한 목소리를 반겼다. 제 뜻대로 정왕부에 왔건만 홀로 오려는 계획과는 달리 매장소와 린신도 함께였다. 매장소와 린신, 소경염과 수아 그리고 자신. 정왕부 내실에 흐르는 어색한 기운은 제 입재간만으로는 도무지 물리칠 수 없어 점점 지쳐가던 아신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수아는 제 옆에서 찰싹 달라붙어 은근히 혹인 대놓고 접촉을 시도하고 그럴 때마다 린신은 도끼눈을 떴으며, 매장소는 조금 애가 타는 눈빛을 보냈다. 수아가 자꾸 매장소에게 등을 돌리고 아신보다 작은 제 몸뚱이로 용케 아신을 숨기려 드는 탓이었다. 소경염은 작고 앙칼진 친우의 그릇된 행동을 지적하기는커녕 저런 유치한 면이 있었더랬지, 하고 추억에 잠긴 말간 눈을 하고서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 잘 어울려?

“그래! 무척 예쁘구나.”

- 아니야!

“아닌 게냐?”

- 멋있다고 해야 해!

“그렇구나! 멋지다, 아신!”


두툼한 손을 내밀어 자연스레 연무장에 갈 것을 권유하는 척맹의 손에 착 안착한 아신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연무장에 버려진 화살촉을 갈아 생화로 꾸며 손수 만든 머리장식을 아신에게 건넨 수아도 덩달아 어깨가 올라갔다. 그리고 늦지 않게 저도 척맹의 손 위로 뛰어들었다.


- 왜!

- 나도 갈 거야.


수아가 제 옆에 털썩 앉자 저도 모르게 빽 소리를 지른 아신이 엉덩이를 떼는 시늉을 하며 저에게서 조금 멀어진 듯한 수아를 보고 조금 소심해졌다. 수아가 그런 아신을 눈치 채고 씩 웃었다. 그리고 아야야, 하고 엄살을 부리며 귀를 붙들었다. 아신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네가 소리를 질러 귀가 아파.

- 어디 봐.


아주 작게 목소리를 낮추고 몸짓마저 살금살금 수아에게 다가간 아신이 수아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가려던 때였다. 호, 하고 불어줄 셈이었던 입술이 쭉 삐져나갔다.


“엄살을 봐주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린신이 아신의 뒷덜미를 달랑 들어올렸다.


“연무장에 가려는 게요? 나도 갑시다.”

- 검무 출 거야?

“내 검무를 보려거든 은자 만 냥은 있어야지.”


린신의 답에 아신의 입이 떡 벌어졌다. 만 냥이면….


- 아휴.


금세 계산을 포기하고 한숨을 폭 내쉰 아신이 매장소와 소경염을 보았다. 저 둘만 두면 분명 복잡한 나랏일로 골머리를 앓을 것임을 알면서도 쉬이 같이 가자 손을 내밀지 못함은 미인들이 걸음하기에 연무장은 너무 험하고 무서운 곳이라는 인식 탓이었다. 거기다 두 사람은 빼어난 미인이 아닌가. 뭇 사내들의 음험한 시선이 닿을까도 걱정이 되었다. 어쩐지 아신의 생각을 알 것 같아 린신이 코웃음 쳤다.


“저 중 하나는 연무장의 주인이란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 주인을 쥐고 휘두르는 자가 아니냐.”


린신이 속닥거리며 새삼 일깨워주자 아신이 그제야 걱정을 조금 덜고 납득했다.


- 같이 가!


아신이 한껏 밝아진 얼굴로 외쳤다. 매장소는 아신의 요청을 냉큼 받아들였고 소경염은 갑옷을 입지 않은 제 차림에 신경이 쓰이는 듯 짙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아신의 재촉과 지금 아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거냐고 눈매를 가늘게 뜨는 수아를 보고 금세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가벼운 임무 수행을 위해 열전영을 비롯해 군사 반 정도가 빠져나간 연무장은 평소보다 한가롭고 평화로웠다. 연무장 한 편에 자리 잡은 매장소는 아까부터 연무장을 뱅뱅 도는 시꺼먼 새가 신경에 거슬리던 참이었다. 저 새를 쫓으라고 린신에게 말하라던 찰나 내내 하늘을 날던 새가 날렵한 동작으로 추락하듯 땅을 짚고 다시금 재빠르게 날아올랐다.


- 아신!


수아가 주변을 훑고 순식간에 가장 키가 큰 병사를 타고 날 듯 뛰어올랐지만 새가 나는 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 새의 두 다리에 장포를 잡힌 아신은 점점 멀어지는 지상을 보고 장포를 벗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에구구, 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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