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띄우고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다 대며 속삭이는 헬레나의 말에 사병의 굳은 표정이 약간 상기됩니다.

화룡점정으로 한 발짝 다가와서 말할 때에는 이 추운 날씨에 따뜻한 난로가 되어줄 듯이 시뻘겋게 변합니다.

어쩌면 헬레나의 머나먼 조상 중에는 몽마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병이 이런 반응을 보일 리가 없으니까요.

헬레나의 고혹적인 태도 때문인지 아니면 판단은 사병이 아닌 고용주. 

바론 남작가에 달려 있다는 말 때문인지 사병은 굳게 닫힌 철문을 열어줍니다.

여러분이 굳게 닫힌 철문을 넘어 바론 남작가의 안에 발을 내딛으면 두 사람과 마주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은 단안경을 쓰고 입에 멋드러진 파이프 담배를 문 신사 한 명이고,

한 사람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주름과 흰 머리가 군데 군데 섞인 검은 머리를 가진 중년인입니다.

신사는 막 나가려던 참인지 코트를 손에 들고 있었고 중년인은 이 신사를 배웅하듯이 뒤에 서 있습니다.

"새로운 손님인 것 같군요. 아인 남작님."

신사는 여러분을 보고서 작게 미소 짓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