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성장하는 이모티콘 시장
억대 매출 달성 이모티콘 1000개 넘어
작가가 가져가는 수익은 30% 내외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모티콘이다. 월평균 2900만명이 이모티콘을 사용한다. 이모티콘은 섬세한 감정표현과 적절한 메시지로 새 언어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부터 소위 ‘병맛’ 그림까지 디자인도 다양하다.
사용자가 많은 만큼, 돈을 버는 창작자들도 늘어났다. 1000개 이상의 이모티콘이 출시 후 억대 매출을 달성했다. 누적 매출을 10억원 이상 낸 이모티콘 시리즈도 55개다. 이모티콘으로 억대 매출을 올린 작가들이 누구인지, 어떻게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는지 알아봤다.
◇"대충 그린거 아냐?" 단순한 그림체가 인기
얄개, 제제, 엉덩국, 범고래 등이 2018년 10억원 매출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림체가 단순하다는 점이다. 카카오프렌즈 라이언·어피치나 인기 이모티콘 중 하나인 옴팡이처럼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언뜻 보면 대충 그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지만, 컨셉으로 활용해 인기를 끌었다.
제제 작가가 그린 ‘제제의 발그림, 이초티콘’은 서툰 그림이 매력이다. 그림책 작가에서 이모티콘 작가로 전향한 어머니 임선경씨 옆에서 낙서처럼 그렸던 것을 이모티콘으로 만들었다. 오히려 못 그렸다는 점을 컨셉으로 삼았다. 이모티콘 이름도 발로 그렸다, 2초 만에 그렸다고 ‘제제의 발그림, 이초티콘’이라고 지었다. 단순한 그림으로 인기를 얻어 발그림 이초티콘은 4탄까지 나왔다.
제제의 '제제의 발그림 이초티콘'
출처카카오톡 캡처
범고래 작가도 단순한 그림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범고래는 2017년 7월 ‘대충하는 답장’을 내놨다. 카톡으로 대충 답장할 때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게 주효했다. 그림 선이 진하지도 않고, 눈코입을 정교하게 표현하지도 않았다. 얇은 선으로 표정만 미묘하게 다르게 그렸다. 얼굴 옆에는 ‘왜’, ‘뭐’, ‘그냥’ 등 자주 쓰는 말이 적혀 있다. 1020, 특히 남자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누적 매출 10억원을 기록했다.
◇귀여운 캐릭터로 승부한 바쁘냥·옴팡이
귀여운 캐릭터로 억대 매출을 올린 작가들도 있다. '급하냥? 바쁘냥? 좋냥?'을 만든 펀피 스튜디오 백윤화 작가도 10억원 매출 작가다. 백 작가는 NHN에서 근무했다. 일본 지사로 파견갔을 때 일본에서 라인 서비스를 출시하며 이모티콘 작업을 했다. 그렇게 대표 캐릭터 ‘모찌’를 처음 만들었고, 총 59개 이모티콘을 선보였다.
가장 인기 있는 이모티콘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캐릭터화한 바쁘냥 바쁘개 시리즈다. 바쁘냥 바쁘개 시리즈는 출시 후 2주 연속 전체 순위 1위를 하기도 했다. 백 작가는 2017년 잡스엔에 바쁘냥 바쁘개 탄생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펀피 스튜디오에서 만난 백윤화 대표. 대표 캐릭터 냥즈·멍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jobsN
“한국 사람들은 '빨리빨리'가 몸에 배어있습니다. 이걸 캐릭터화하면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 같았죠. 사람들이 귀여워하는 동물 중 고양이를 택했습니다. 평소 그리던 2등신보다 비율을 늘려 빨리 움직이는 행동을 더 부각했어요.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쁘냥과 바쁘개입니다. 효자 캐릭터죠."
‘옴팡이’ 이모티콘 시리즈를 만든 애소 작가도 억대 매출 작가 중 한 명이다. 옴팡이 시리즈는 출시 직후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이모티콘도 옴팡이 시리즈였다. 애소 작가는 2018년 12월 톱클래스에 옴팡이 캐릭터가 본인과 닮았다고 했다.
옴팡이를 만든 애소 작가와 이모티콘 '옴팡지게 귀여워 옴팡이'
출처톱클래스 제공·카카오톡 캡처
“아이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게 콤플렉스였는데, 그게 제 이모티콘의 특징이 된 것 같습니다. 저도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수줍어하는 편이거든요. 감정 표현도 잘 못 하고 삭이는 편인데, 이모티콘이 대신 표현해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작가와 이모티콘이 꼭 닮은 경우가 많아요. 작가의 개성과 진솔한 마음이 담겨야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30대 1 경쟁률 뚫고 데뷔, 수익 중 작가 몫은 30% 내외
그렇다면 어떻게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카카오는 2017년 4월부터 누구나 이모티콘을 제안할 수 있도록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열었다. 나이·직업·국적 제한이 없다. 비용도 들지 않는다. 작가에 도전할 기회를 열어둔 셈이다.
제안한 이모티콘은 카카오가 상품성을 심사한다. 심사는 2주~1달가량 걸리고, 경쟁률은 약 30: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심사에 통과하면 상품화 단계를 거친다. 담당자와 소통하며 시안을 수정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은 한 번에 끝날 수도 있고,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최종 시안을 확정하면 이모티콘이 나온다.
이모티콘 판매 수익은 구글과 애플, 카카오와 작가가 나눠 갖는다. 카톡 어플리케이션(앱) 내에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앱 마켓인 구글과 애플이 수수료 30%를 가져간다. 남은 70% 중에서 작가가 가져가는 비중은 30% 내외다. 2500원인 이모티콘 하나당 작가가 750원 정도를 가져가는 셈이다.
억대 매출 작가 중 한 명인 임선경 작가는 2018년 3월 잡스엔에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작가가 가져가는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보통 그림이나 예술 상품을 내면 작가들은 평균 10%만 가져갑니다. 심한 경우, 2%만 가져가는 경우도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글 CCBB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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