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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소개-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pokemon&no=1801800
-버섯 포자 14화 中
"지나갈 수 없다니, 누구의 권한인가요?"
따지듯이 묻는 이슬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검은 복장의 보안대는 자리를 비키지 않고 블루시티 게이트의 입구를 막아섰다.
"저희는 그저 명령받은 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표정 변화 없이 대답하는 그들의 모습에 이슬은 인상은 찡그렸다.
"그러니까 누구의 명령으로.."
"이 앞은 위험합니다. 시민들을 지키기 위한 윗선에서의 조치입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우리의 앞을 막아선 보안대는 체육관 관장의 권한에도 불구하고 길을 비키지 않았다. 이슬은 당혹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에게 말했다.
"관동 지방 자치구에서의 조치인가봐요. 이런 일이 있을줄은.."
고개를 가만히 떨구는 이슬에게서 시선을 돌려 나는 보안대에게 다가갔다.
"무슨 이유로 길을 통제하는 것입니까?"
나의 물음에 보안대 한명이 선글라스 너머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슬쩍 나를 바라보곤 묵묵히 답하였다.
"이 앞을 완전히 폐쇄하겠다는 통보입니다. 블루시티 방향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군요."
"그전에 지나갈 수는 없습니까?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나의 이야기에 그는 인상을 찡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저희도 이럴 시간 없습니다. 이 앞은 위험합니다. 지나갈 생각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러니까.."
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그는 무언가를 발견하곤 갑자기 차렷 자세로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경계는 열심히 하고 있나?"
동그란 안경을 쓴 연구원 한명이 천천히 이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가만히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보안대 사이로 대표로 보이는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출입은 완벽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잘하고 있군."
그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곤 우리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이 사람들은?"
그의 물음에 보안대가 곤란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저, 이곳을 지나가야 한다고 하지 말입니다. 안된다고 막아세워도 도무지 포기할 생각을 안합니다."
"그래?"
그는 그렇게 말하며 안경 너머로 우리들을 훑어보았다. 기분나쁜 눈빛에 인상을 찡그리는 우리들에게 그는 예상 외의 답변을 꺼냈다.
"지나가고 싶다면 보내줘야지."
"네?"
보안대와 더불어 우리들 또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한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계속하여 말하였다.
"보아하니 바쁘신 일들이 있으신 모양인데 보내줘야지. 무엇을 망설이나?"
"하지만 분명히 아무도..."
"이거 참 말이 안통하는 친구로군."
그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안경을 올렸다.
"몇 번을 더 말해야 하지? 지나가게 하라고."
그의 이야기에 보안대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주춤하였다.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그들에게 연구원이 천천히 다가왔다.
"다들 귀가 먹었나? 알아들었으면 빨리 길이나 비켜."
"알겠습니다."
그의 목소리에 그들은 일제히 길을 비키었다. 그는 안경을 다시 고쳐쓰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이거 참 바쁘신 와중에 무례를 드렸군요.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곤 다시 보안대를 향해 이야기했다.
"이 앞까지는 내가 마중 나갈테니 하던 일 계속해."
그는 그렇게 말하며 게이트 너머로 앞장섰다. 이슬과 나는 서로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곤 그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게이트를 통과하는 동안, 우리의 앞에서 걸어가는 그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잠시의 침묵이 지난 뒤에야 나는 그에게 물었다.
"저분들의 상관이십니까?"
나의 물음에도 그는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나는 그저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게이트의 끝에 다다러서야 그는 슬쩍 뒤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그의 뒤늦은 대답에 나는 가만히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곤 그에게 다시 물었다.
"보아하니 연구원이신것 같은데..."
"네 그렇습니다. 실프에 소속되어 있지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나에게 말하였다.
"질문하실 것이 또 있습니까?"
그의 물음에 나는 조심스럽게 이슬을 바라보았다. 이슬은 침착한 표정으로 잠시 나를 바라보곤 그에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입구의 통제는 실프에서의 조치인가요?"
그녀의 물음에 연구원은 잠시 우리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차가운 안경이 게이트의 비상등에 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는 마침내 고개를 저으며 가만히 이야기했다.
"말씀드리기가 어렵군요. 사실 실프가 곧 관동 지방의 권력 아니겠습니까? 그쪽 사람들이 전부 그쪽 사람이라서요. 이것이 실프의 조치인지 자치구의 조치인지 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던 그는 우리가 무언가 다시 질문을 하기도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조치는 겉보기에 시민의 안전과 보안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만, 사실은 다른 속내가 있는 법입니다."
'뭐?'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움찔하는 우리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여 말하였다.
"이런 질문을 하려던 것 아니었습니까? 혹시 우리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닌가?"
"그게 무슨..."
그의 이야기에 우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한 우리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그는 또다시 낄낄거리며 웃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이상은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정보는 곧 돈이라서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까?"
나의 물음에 그는 웃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사실을 이야기 한 것 뿐입니다. 시민의 안전도 우선이지만, 그저 일석이조라는 뜻이지요. 확실하지 않은 정보는 오히려 혼란을 드릴 것 같아 더이상의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는 것 뿐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그의 이야기에 나는 고개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의중은 파악하지도 못한 채, 그저 침착한 표정으로 그의 생각을 유추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나의 생각을 꿰뚫었다는 듯이 웃었다.
"이런, 혼란을 드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 것 같군요."
"그런데 당신 입장에서 우리를 지나가게 해도 괜찮은 겁니까?"
갑작스런 나의 질문에 그는 깜짝 놀란듯이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그러기도 잠시, 그는 그 어느때보다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오 이런, 설마 아직도 제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것입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낄낄거렸다. 그리고 웃음을 유지한 채, 천천히 이곳으로 다가왔다. 굳은 표정으로 주춤하는 우리들 사이로, 그는 천천히 우리의 뒤편으로 걸어갔다. 그의 걸음을 따라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가 우리의 귓가에 먼저 닿았다.
"접니다. 람다. 변장의 달인."
그를 따라 지나간 우리의 시선 너머에는 어느새 높게 솟구친 보랏빛 머리, 기묘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웃음짓는 로켓단의 간부, 람다가 서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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