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가을 대구에서 일어난 일명 ‘호떡 갑질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이 사건은 한 호떡집에서 호떡을 산 60대 남성이 호떡집 주인에게 호떡을 잘라달라고 요구하면서 벌어졌습니다.
이 남성은 호떡집 주인이 ‘커팅이 불가합니다’라고 종이에 적힌 문구를 보여주자 눈 앞에 보이는 가위를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은 ‘이 가위는 테이프를 자르는 데 쓰는 더러운 가위라 호떡을 자를 수 없다’며 가위를 주지 않았습니다.

호떡을 잘라주지 않는데 격분한 손님이 호떡 팬에 호떡을 던져 기름이 튀는 모습. /온라인 캡처
여기까지만 해도 문제가 생길 만한 구석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데 화가 난 이 남성은 돌연 호떡 팬에 호떡을 던져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팬 앞에 서 있던 호떡집 주인은 날아든 호떡에 튄 기름을 손등과 오른쪽 어깨, 왼쪽 가슴 등에 맞고 2~3도 화상을 입었죠. 3도 화상은 스스로 치료할 수 없고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봐야하고,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피부이식술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라고 합니다. 피해자인 호떡집 주인은 화상 부위에 인공피부를 붙이는 수술을 해야 했죠.
당시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많은 네티즌들은 가해자를 비판했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갑질’을 한 것이라는 비난이 많았죠. 그렇다면 가해자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사건이 벌어진 후 그는 경찰에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호떡집 주인은 그를 강력히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고요. 그 결과 2022년 2월 1일 가해자는 대구지법으로부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제 화를 참지 못하고 멋대로 행동한 결과가 감옥살이로까지 이어진거죠. 그가 항소하지 않으면 형은 이대로 확정됩니다.
재판을 담당한 박성준 부장판사는 “순간적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저지른 범행으로 피해자는 평생 흉터와 정신적 고통을 지닌채 살아가게 됐다”며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죄,피해복구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갑질로 징역형 받은 사건들 살펴보니…
호떡을 끓는 기름에 던진 것 외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갑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때로는 호떡집 사건처럼 사람까지 해치다 되려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2021년 여름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A씨 경우입니다. A씨는 1심과 2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듭 항소와 상고를 했는데요, 대법원에서도 형 감경 없이 징역 5년형을 그대로 확정받아 현재 수감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5월 11일 오후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 마련된 경비원 최씨의 추모 공간에서 경비원이 향을 피우고 있다. /조선DB
아파트 경비원을 상대로 한 그의 갑질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입니다. A씨는 2020년 4월 21일부터 5월 4일까지 경비원 고(故) 최모씨가 자신의 차량을 밀어 옮겼다는 이유로 최씨를 폭행하고 협박 및 무고 등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아파트 주차장이 혼잡할 땐 이중 주차된 차들을 밀어 옮겨 주차장의 혼선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첫 폭행은 2020년 4월에 이뤄졌습니다. 폭행 이후 최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안 A씨는 자신을 피해 경비실 화장실로 이동한 최씨를 쫓아가 “CCTV가 없으니 잘됐다”며 그를 여러 차례 때렸습니다. 그리고 최씨에게 사표를 쓸 것을 요구했죠. 가족의 생계를 이유로 최씨가 사표를 쓰지 못하겠다고 하자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경찰의 출석 안내 전화를 받은 A씨는 경비실을 찾아가 또다시 최씨를 폭행했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처럼 협박했다고 하죠. 또한 최씨가 명예훼손을 했다며 허위 사실로 경찰에 최씨를 고소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의 연이은 압박에 최씨는 자신에게 도움을 줬던 일부 입주민 등에게 자신의 억울함과 감사를 전하는 유언을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씨의 1심 재판을 맡았던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대해 A씨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순 없지만 A씨의 범행으로 고통받던 최씨가 이를 비관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정은 A씨의 형을 정하는 데 있어 고려돼야 타당할 것”이라고 실형을 선고한 배경을 밝혔습니다. 2심 재판부도 “최씨의 유족에게 제대로 된 반성이나 사죄를 하지 않았고, 여전히 용서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폭력은 범죄입니다. /픽사베이
가족과 지인은 물론 경찰관과 교도관 등에게 행패를 부리고 가구점 직원에게 갑질을 하던 한 남성 역시 2019년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남성은 폭행과 재물손괴, 공무집행방해 등 무려 12가지 죄목으로 기소가 됐습니다. 이 남성의 직업은 한의사 B씨였습니다.
B씨는 2019년 1월 강원도의 한 가구점에서 점원의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해당 점원의 얼굴 등에 침을 뱉었습니다. 이틀 뒤에는 한 자동차 매장을 찾아가 똑같은 이유로 직원의 얼굴에 침을 뱉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그해 2월에는 동료 한의사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그에게 침을 뱉고 탈세 신고를 하겠다고 협박했으며, 앞선 2018년에는 자신의 집에서 아내를 때리고 이를 말리는 아들 2명도 폭행했다고 합니다.
그는 2019년 3월 강원도의 한 지구대에서 경찰관 C씨에게 욕설을 하고 침을 뱉었으며,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된 이후에는 다른 경찰관의 팔을 물었습니다. 2019년 5월 교도소 조사실에서 규율을 어겨 임의동행 요구를 받은 직후에는 교도관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B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그의 유죄를 평결했습니다.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며 심리적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검찰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치료감호를 명령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전직 한 방송사 기자는 남동생의 결혼 스냅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업체 측에 도를 넘은 항의를 하고, 금전을 요구하는 등 소위 갑질을 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를 본 업체는 처음 이 기자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항의에 조치를 취해줬으나, 몇 달 후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 이 기자가 업체 이름을 공개하면서 비방 글을 올려 기존 계약자들이 줄줄이 계약을 파기하는 피해를 봤습니다. 회사는 이 사건으로 결국 폐업했습니다.
아직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2021년 가을에도 경기도 양주시의 한 고깃집에서 주인에게 막말을 하고, 고깃값 환불을 요구했던 갑질 모녀가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손님은 왕이 아닙니다. 그저 가게 주인과 물건 또는 서비스를 자신의 필요로 돈과 맞바꾸는 사람일 뿐입니다. 마음에 안 들면 불만을 제기하고, 피해를 봤다면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 상식선에서 이뤄져야 할 일입니다. 상식 이하의 행동은 그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갑질일 뿐입니다.
글 시시비비 포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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