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은 기업이 직전해 사업보고서를 발표하는 시즌입니다. 기업은 1년간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한 직원의 이름과 보수액을 사업보고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보통 회사에서는 오너 일가나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많은 연봉을 받죠. 하지만 예외적으로 직원이 대표나 회장보다 더 많은 임금을 가져가는 사례가 있습니다. 보수 차이가 크게는 수십억원씩 나기도 하는데요, 이들은 대체 누구일까요?
왓챠 유튜브 캡처
성과급 천차만별인 증권업계
실적에 따라 성과급 자릿수가 달라지는 증권업계는 대표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직원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증권사의 2021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강정구 삼성증권 삼성타운금융센터 WM영업지점장은 2021년 연봉으로 68억5500만원을 받았습니다. 기본 급여는 7800만원인데, 성과급으로 67억6300만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성과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한 것인데, 강 지점장은 2020년에도 54억원가량의 보수를 받아 증권사 연봉킹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는 1년 사이 보수가 1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얼마를 받았을까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2021년 보수로 23억12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서봉균 전무(현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연봉은 14억3100만원입니다. 사재훈 부사장은 10억원가량을 받았습니다. 강 지점장 보수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삼성증권은 “강 지점장은 해외 선진기업과 국내 유망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고객 수익 증대에 기여했다”며 강 지점장의 보수를 설명했습니다.
다른 증권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2021년 NH투자증권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직원은 사장이 아닌 부장이었습니다. 이충훈 북수원WM센터부장이 그 주인공인데요, 그는 2021년에 22억25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급여 9900만원에 상여금 21억13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 정영채 사장의 보수는 5억1200만원입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부장은 PB로서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고객 세무나 상속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금융상품 판매와 주식 매매 수수료로 수익을 달성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이어 “2022년 초 성과보수를 받은 정영채 사장은 보수 지급 시기와 사업보고서 작성 시기가 달라 실제 연봉과는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메리츠증권에서는 노영진 전무가 30억원을 받으며, 29억원을 받은 김기형 사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챙겼습니다. 12년간 대표직을 지켜온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보수는 28억8000만원입니다.
회사측은 “노 전무가 지난 2020년 개인 고과율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주식운용본부장으로서 탁월한 실적을 내고 안정적으로 조직을 운영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에서는 직원이 대표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예외적으로 대신증권은 오너 일가 보수가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룡 회장 보수가 31억5700만원으로 가장 많았죠.
정몽구(왼쪽)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TVCHOSUN 유튜브 캡처
퇴직금만 300억원 받아가는 회장님
거액의 퇴직금으로 연봉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2021년 아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보수를 앞질렀습니다. 2021년 3월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정 명예회장은 퇴직금으로 297억6300만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 전국 직장인 평균 연봉은 약 3800만원이었습니다. 일반 회사원이 783년간 회사를 다녀야 받을 수 있는 보수를 정 명예회장은 퇴직금만으로 챙겼습니다. 그는 퇴직금에 급여 4억7200만원을 더해 총 302억35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에서 급여 25억원과 상여 8억7500만원을 더해 33억7500만원을 받았습니다. 퇴직한 아버지가 아들보다 9배가량 많은 보수를 받은 것입니다.
상황이 비슷한 다른 대기업도 여럿입니다. 삼성전자에서는 20년간 임원으로 근무한 고동진 고문이 연봉킹 자리에 올랐죠. IM부문장(사장)이었던 고동진 고문은 2021년 118억3000만원을 받았습니다. 항목별로는 급여 11억7000만원, 상여금 40억5000만원, 복리후생 소득 1억9000만원, 퇴직금 64억40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7년부터 5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죠.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연봉 41억원을 받았으니, 퇴직금만으로 오너 일가의 연봉을 추월한 셈입니다. 이 밖에 19년간 임원으로 재직한 김현석 고문도 퇴직금 55억6000만원을 포함해 2021년 103억3000만원을 받았습니다.
네이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입니다. 그는 상여금 29억3900만원에 퇴직금 9억3000만원을 포함해 45억3200만원을 받았습니다. 한성숙 최고경영자는 같은 기간 27억7900만원을 받았고,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7억8100만원을 수령했죠.
2021년 삼성전자 연봉킹 고동진 고문. /삼성전자 제공
대기업 오너나 임원 사례는 별나라 이야기가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요, 이직이나 전직이 자연스러운 요즘 한 기업에서 수십년 근무해 쌓은 퇴직금으로 대표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평직원도 있습니다.
에쓰오일에서는 1989년 입사해 32년간 한 회사에서 자리를 지킨 A부장의 경우 대표이사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습니다. 그는 2021년 6월 희망퇴직했는데요, 퇴직금을 포함해 총 9억13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의 2021년 보수는 6억500만원입니다.
☞사업보고서
주식회사의 사업, 재무 상황이나 경영실적 등 기업내용을 일반 투자자한테 정기적으로 공개해 합리적인 투자판단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제도. 사업연도말 경과 이후 90일 안에 사업보고서를, 분기나 반기말 경과 이후 45일 이내에 반기보고서 및 분기보고서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사업보고서에는 임원보수,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계열회사 현황, 주주에 관한 사항, 임직원에 관한 사항 등을 기재해야 한다. 대기업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상장사 임원의 연봉이 5억원을 초과할 때 금액을 공개하고 있다. 개인별 보수와 성과급이 공개되고, 보수 산정 방식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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