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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차가 연비 10% 향상?"… 전기차 오너가 속았던 '세차와 전비'의 진실

오토놀로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2.19 13:14:02
조회 1817 추천 1 댓글 11

‘마이쓰버스터즈’ 실험, 고효율 통념에 반박
전비 향상의 핵심은 ‘표면 마찰’ 아닌 ‘소수성’
타이어 공기압과 더불어 ‘공기 저항’ 억제에 신경써야

차량 세차 예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전비를 높이기 위해 타이어 공기압을 확인하고 회생제동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여기에 더해 “정기적인 세차와 코팅이 공기 저항을 줄여 주행 거리를 늘린다”는 주장 역시 많은 운전자가 받아들이는 통념이다.

차체 표면의 먼지나 오염물이 공기 흐름을 방해해 공기 저항을 높인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 통념이 과학적으로 항상 옳은 것일까?

진흙으로 덮인 차량 모습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놀랍게도, 과거 디스커버리 채널의 유명 프로그램 ‘마이스버스터즈(MythBusters)’는 이와 정반대되는 실험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깨끗한 차 vs. 더러운 차”의 연비 효율을 테스트한 결과, 표면이 진흙으로 균일하게 덮인 더러운 차가 깨끗한 차보다 오히려 약 10%의 연비 향상을 보인 것이다.

이는 자동차 표면의 오염물질이 항상 공기 저항을 높이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특정 조건에서는 저항을 ‘줄일’ 수도 있다는 역설적인 가능성을 제시한다.

골프공 효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현상의 열쇠는 ‘골프공 효과(Golf Ball Effect)’다. 골프공 표면의 딤플(Dimple)은 공이 날아갈 때 표면에 미세한 난류(난류 경계층)를 의도적으로 발생시킨다. 이 난류층이 공기 흐름이 표면에서 분리되는 지점을 뒤로 밀어내어, 공 후방에 생기는 거대한 와류(저압 영역)의 크기를 줄인다.

자동차의 공기 저항은 표면 마찰보다 이 후방 와류로 인한 ‘압력 저항(Pressure Drag)’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마이쓰버스터즈의 ‘더러운 차’는 이 딤플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해 압력 저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공기 저항 테스트 / 사진=기아

그렇다면 “세차가 전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핵심은 ‘오염물의 종류와 상태’에 있다.

마이쓰버스터즈의 실험처럼 표면을 균일하게 덮은 진흙이 아닌, 벌레 사체, 타르, 혹은 굵은 먼지 입자처럼 돌출된 오염물은 공기 흐름을 방해하고 ‘표면 마찰 저항(Surface Friction Drag)’을 증가시킨다.

특히 전기차 전비는 공기 저항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이오닉 6나 EQS처럼 0.20 안팎의 Cd(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하기 위해 수백 시간을 풍동 실험실에서 보내는 이유다.

이렇게 극한까지 다듬어진 표면 위에서는 작은 오염물도 설계된 공기 흐름(Laminar Flow)을 방해하는 유의미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차량 표면 물기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운전자가 전기차 전비 향상을 위해 공기 저항을 관리하고자 할 때, ‘세차’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과학적인 접근이 바로 ‘코팅’이다. 코팅의 진짜 핵심 가치는 ‘매끄러움’이 아닌 ‘소수성(Hydrophobics)’ 즉, 발수 기능에 있다.

우천 속 주행모습 / 사진=기아

자동차 공기역학 엔지니어들은 “고속 주행 시 차량이 싸워야 할 저항 중 상당 부분이 바로 ‘물(Water)'”이라고 지적한다.

비가 오는 날, 차체 표면에 맺히거나 달라붙은 물방울은 그 자체로 무게를 가질 뿐만 아니라, 공기역학적 형상을 망가뜨리는 수많은 ‘돌출물’로 작용한다. 이는 ‘기생 항력(Parasitic Drag)’을 급격히 증가시키며, 차량의 전비를 눈에 띄게 떨어뜨린다.

발수 코팅 예시 / 사진=불스원블로그

우수한 세라믹 코팅이나 왁스 관리는 강력한 소수성 표면을 만들어 물방울이 차체에 맺히지 못하고(Beading) 즉시 날아가도록(Sheeting) 만든다. 이는 우천 시 공기 저항의 증가를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한 코팅된 표면은 오염물이 고착되는 것을 막아, 앞서 언급한 ‘표면 마찰 저항’의 증가 요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기아 EV6 충전모습 / 사진=기아

전기차 오너에게 ‘세차’는 미관 유지를 넘어선 기능적 관리 행위가 맞다. 하지만 단순히 표면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표면을 ‘소수성’으로 유지하는 ‘코팅’ 관리가 전기차 전비 향상에 훨씬 더 직접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다.

고속 주행 시 급격히 소모되는 배터리를 아끼고 싶다면, 타이어 공기압 체크와 더불어 내 차의 ‘피부’가 물을 얼마나 잘 밀어내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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