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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완판” 월 2000 버는 사장님의 반전 나이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23 10:46:39
조회 16642 추천 16 댓글 116

10평 남짓한 의정부의 한 디저트 가게. 앳된 얼굴의 한 여자가 주방과 매장 사이를 오가며 분주히 움직인다. 얼굴과 팔에는 군데군데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며 묻은 밀가루와 크림이 묻어있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정신이 없다. 끼니를 챙기기 위해 즉석밥을 데웠지만 막상 밥을 먹은 건 몇 시간이 지난 후다.

1인 디저트카페를 운영하는 이수림 사장의 매일이다. 이 사장은 매일 레터링 케이크와 쿠키, 스콘을 직접 굽고 판매한다. 그가 만든 디저트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굽는대로 대부분 모두 팔려나간다. 덕분에 월 2000만원대의 매출을 성실하게 올리고 있다. 

장정들도 힘들다는 제과, 제빵을 혼자서 씩씩하게 해내고 판매까지 도맡는 이 사장의 나이는 이제 고작 스물 셋. 지난해 문을 열었으니 스물 두 살에 창업을 한셈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렇게도 야무지게’ 매장을 운영해 나가는지 궁금했다. 스물 셋, 2년차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림온심을 운영 중인 스물 셋 사장 이수림./ 수림 인스타그램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1인 쿠키&케이크 전문점 림온심을 운영 중인 스물 세 살 이수림입니다. 현재 유튜브 ‘수림 soorim’으로 일상 공유도 하고 있어요.”

-케이크, 쿠키 등 디저트를 만들어 팔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원래 꿈은 경찰이었어요. 경찰행정학과를 목표로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노력만큼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어요. 손으로 만드는 것을 곧잘하고 좋아해 여러 분야를 고민하다 제과·제빵을 선택했어요. 

대학에서 제과제빵을 전공한 이수림씨./ 이수림

고등학교 3학년 때 제과·제빵 학원을 다니며 1년동안 제과기능사, 제빵기능사, 바리스타, 케이크디자이너 자격증을 땄고, 대학 전공도 제과제빵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보통은 졸업 후 창업보다는 취업을 선택할 것 같은데요.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2020년 1월 대학을 졸업했어요. 저도 처음에는 취업을 할 생각이었지만 그즈음 다녀온 제주 여행을 계기로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관심이 있다보니 제주에서도 디저트 가게 위주로 투어를 했는데 퍼뜩 ‘나도 가게를 차리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주에서 돌아와 사업 구상을 하고 예상 매출, 전망, 상권 분석, 마진율 등을 분석해 부모님께 브리핑했어요. 부모님도 평소 제 실력을 인정해주셨었고 의지가 확고했던 저를 믿어주셨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퍼지던 시기라 부모님은 물론 친구들, 교수님 등 주변 모두가 지금은 안 된다고 반대를 했어요. 대학 때 케이크 가게에서 몇 개월 생산기사로 일한게 다라 짧은 경력으로 창업을 한다는 것에도 많이들 걱정을 하셨고요.”

-주변 반대에도 창업을 했어요. 창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초기 창업 비용을 마련한 방법은요? 가장 어려웠던 건 뭔가요?

“창업 비용은 학교에서 받았던 수석 장학금과 일을 하며 저축했던 돈, 그리고 나머지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어요. 


왼쪽부터 카페 인테리어 공사 모습, 문을 열기 전 구상한 카페 콘셉트./ 이수림

창업이 처음이고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내다보니 권리금부터 부가세, 인테리어 용어까지 공부할게 많았어요. 발품도 많이 팔았고요. 일단 매일 아침 혼자 부동산을 돌며 매장을 알아봤어요. 가게를 계약한 뒤에는 여러 인테리어 업체와 미팅하면서 잘 맞는 곳을 골랐고요. 공사가 진행될 때는 현장에 매일 나가서 지켜보고 중고 주방기기 등 매장에 필요한 것들을 사러 다녔죠. 부동산을 알아보는 것부터 오픈까지 총 두 달 정도 걸렸어요. 힘에 부치기도 하고 후회도 잠깐했지만 주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교수님의 도움 덕분에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아주 젊은 나이에 창업을 했어요. 주변에도 창업한 친구들이 많나요?

“창업은 제가 대학 동기들 가운데 처음이었어요. 교수님 말씀으로는 대학 졸업하고 바로 창업을 한 제자는 제가 처음이었대요. 저를 시작으로 동기, 선배들 몇몇이 가게를 열었어요. 연락이 많이 왔죠. 다행이 제가 정리한 것들이 있어서 정보도 공유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취업 후 창업하고 싶다고 연락오는 동기들도 많아요. 하지만 동기 전체로 보면 창업을 선택한 사람은 아직 극소수예요.”

-가게 이름이 특이해요. 림온심의 뜻은 무엇인가요?

“따뜻할 온(溫), 마음 심(心)자를 써서 ‘따뜻한 마음을 구워요’라는 뜻이에요. 첫 자는 제 이름 끝자의 림을 땄어요. 정직하고 바른 디저트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제 이름을 넣었어요.”

왼쪽부터 쿠키 반죽을 준비하는 모습, 주문받은 케이크를 만드는 모습./ 유튜브 채널 ‘수림 soorim’ 영상 캡처

-쿠키, 레터링 케이크, 스콘 등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해요. 하루 일과와 작업량은 어떻게 되나요? 

“스콘 3종, 쿠키 17종을 판매 중이에요. 맞춤제작 케이크는 예약제로만 판매하고 있고요. 스콘, 쿠키는 하루에 보통 250개 정도, 케이크는 15개 정도 만들어 판매해요. 혼자서 모든 일을 하려면 보통 오전 6시 정도에는 출근해야 해요. 이때 나와 예약 케이크를 모두 만들어놓고 나머지 일을 해요. 하루 14시간 정도 일하면서 최대 수량을 준비해도 이른 오후에 모두 매진이 되다보니 그냥 돌아가시는 손님들이 많이 죄송할 따름이에요.”


왼쪽부터 쿠키를 만드는 모습, 케이크 빵을 만드는 모습./ 유튜브 채널 ‘수림 soorim’ 영상 캡처

-제과·제빵은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분야라고 해요. 쿠키 반죽, 케이크 빵도 직접 만드는 건가요?

“쿠키 반죽은 매일 쳐요. 반죽당 4kg 정도이고, 가짓수가 20종이다보니 요일을 나눠서 매일 치고 있어요. 케이크 빵도 모두 수제로 직접 만들어요. 올라가는 크림도 제가 개발한 레시피로 만들고요. 손이 많이 갈수록 맛있는 제품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힘을 많이 쓰는 작업이다보니 손목과 손가락이 아프긴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잘 안 펴질 때도 있어서 최근에 파라핀 치료기를 구매했어요.” (웃음)

-혼자 가게를 꾸려나가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어려운 점은 정말 많아요. 재료 주문부터 제작, 판매, 고객응대, 케이크 상담, 청소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제가 다 해야하니까요.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죠. 밥 때를 잘 못 챙기거나 화장실을 자주 못 가기도 하고요. 모든 자영업자분들이 느끼시는 것처럼 일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져 휴일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점도 조금 힘들어요. 하지만 제가 노력하는만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에요. 제가 계속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고요. 공부하고 연구할 수록, 더 노력할 수록 매출이 계속 늘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뼈저리게 공감해요.”



림온심의 케이크./ 이수림

-케이크 디자인은 의뢰를 받아서 하나요, 아니면 본인이 다 디자인하나요?

“거의 모든 고객분이 원하는 디자인을 보여주세요. 1년 넘게 운영하다보니 이제는 제 작업 사진들을 보고 믿고 맡겨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왼쪽부터 시계 모양 케이크, 불판 위 고기 모양 케이크./ 이수림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크가 있을까요? 가장 어려웠던 케이크는요?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크는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께 의뢰받은 케이크예요. 장모님 생신 케이크를 아주 크게 부탁하셨는데 맞는 포장 박스가 없어서 직접 케이크 판과 박스까지 제작해오셨죠. 어려운 케이크는 실제 사진을 똑같이 구현해내는 디자인이에요 보통. 시계, 음식 케이크 등이 특히 그렇고요. 사진만 보고 크림과 모양깍지로 표현을 해야하다보니 하나 만드는데 거의 한 시간 정도를 꼬박 투자해야해요.”


-쿠키 디자인이 독특해요. 굉장히 도톰하고 토핑이 많은데 직접 레시피를 개발한 걸까요? 가장 인기있는 쿠키는 무엇인가요?

“쿠키 레시피는 전공하면서 배운 것도 있고 직접 개발한 것도 있어요. 디자인은 눈에 띄고 맛있어 보이게 하려고 고민한 결과고요. 여러 쿠키들 중에서도 ‘레드벨벳쿠키’가 가장 인기예요. 안에 크림치즈가 들어가는 초코쿠키죠.”




왼쪽부터 레터링 케이크에 글씨를 쓰기 위해 연습했던 영어 필기체, 레터링 케이크./ 이수림

-케이크에 쓰는 글씨가 예뻐요. 캘리그라피를 따로 배웠나요?

“레터링 케이크는 한글보다는 영어로 했을 때가 디자인이 조금 더 예뻐요. 주로 필기체로 쓰는데 익숙치 않다보니 창업을 준비하면서 많이 연습했어요.”

-지하철에서 쓰러지기도 했다고요?

“쉬는 날 동대문으로 포장재료를 사러 다녀오는 길이었어요. 지하철이었는데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어지럽고 몸에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다음 역에 내려서 숨을 고르고 다음 차를 탔는데 타자마자 쓰러졌어요. 병원에 가보니 스트레스나 피로가 원인인 미주신경성실신이라고 하더라고요. 내리 14시간씩 서서 일을 하고, 하루에 한 끼밖에 못 먹었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이른 오후 시간이면 매진되는 림온심의 쿠키./ 이수림

-월 매출은 얼마인가요?

“지난 5월 매출은 2200만원이었어요. 20일 정도 운영했으니 하루 100만원씩 매출이 오른 셈이에요. 혼자 가게를 운영하면서 제품 제작 수량이나 매출에 한계를 느껴 7월부터는 직원 한 명을 새로 고용해 둘이 운영할 예정이에요. 일손이 늘어난만큼 전국 쿠키 택배사업도 준비 중입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에요. 어떻게 시작한 건가요?

“고등학교 때 제 일상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면서 독학으로 편집을 배웠고, 5년 만에 다시 디저트 카페 사장으로서의 제 일상을 올렸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놀랍기도 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손님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을까요?

“가장 최근에는 순천에서 오신 분이 기억에 남아요. 제 쿠키가 먹고 싶다고 그 먼 곳에서 의정부까지 기차를 타고 오셨더라고요. 쿠키만 사고는 바로 집으로 가셨었는데 그 다음주에 또 쿠키를 사러 와주셨어요.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최대한 많은 분께 제가 만든 디저트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제과기능장 자격을 취득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팁들, 여러 레시피들을 가르치는 멋진 제과제빵인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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