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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중식 셰프 울린다던데..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14 09:07:25
조회 4862 추천 12 댓글 27

전문가 뺨 치는 회장님들의 취미 생활
미술품 수집, 사진, 요리, 피아노 연주 등
취미 넘어 경영과 사업에 접목하기도

‘24만8700명’. 2021년 7월 21일부터 지난 6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관람한 관객 수다.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국내 미술 거장들의 주요 작품을 모은 이번 특별전은 치열한 예약전쟁과 긴 대기 행렬을 만들고 역대 최다 관객을 기록하며 폐막했다.

이건희컬렉션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생전에 소장했던 미술품이다. 이건희 회장 유족은 2021년 4월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181점(국립중앙박물관 2만1693점, 국립현대미술관 1488점)을 기증했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국내외 근현대 작품 1488점 중 58점을 선정해 선보였다.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국내 근현대 작품을 선보인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을 관람한 방탄소년단 RM(김남준).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그를 비롯해 25만명의 관람객이 특별전을 관람했다. /방탄소년단 트위터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했던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은 양으로 보나 작품의 면모로 보나 뛰어난 가치가 있다. 취미를 넘어 전문가 뺨치는 안목으로 엄청난 투자를 한 결과다.

기업 경영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이건희 회장처럼 전문가에 버금가는 취미 생활을 즐기는 오너들은 또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취미를 사업에 활용하기도 한다. 남다른 취미 생활을 즐기는 회장님들을 살펴봤다.

◇작가급 사진 실력 뽐내는 회장님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의 문화 전시 공간인 일우스페이스에선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사진 작품 전시회가 한창이다. 오는 6월 27일까지 열리는 ‘하늘에서 길을 걷다…하늘, 나의 길’이라는 전시로 조 전 회장이 생전에 촬영한 작품 45점과 고인의 작품이 담긴 달력, 카메라, 사진집, 가방, 수첩, 여권 등을 볼 수 있다.

조 전 회장의 사진 사랑은 각별했다. 국내외 출장뿐 아니라 길을 나설 때면 반드시 카메라를 챙겼고, 비행기나 자동차 창문 밖의 멋진 풍광을 보면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조 전 회장이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중학교 때 부친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로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고 조양호 전 회장은 부친과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부친이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사진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 촬영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추모 사진 작품 전시회. 조 전 회장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카메라, 사진집, 수첩 등을 볼 수 있다. /대한항공

취미로 사진을 찍는 것을 넘어 2009년에는 대표작 124점과 해설을 담은 사진집을 내기도 했다.  같은 해엔 유망한 사진작가를 발굴하고자 자신의 호를 따 ‘일우 사진상’을 만들었다. 또 자신의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외국 기업 CEO, 주한 외교 사절 등 국내외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조 전 회장은 사진을 취미활동뿐 아니라 경영에도 접목했다. 카메라 앵글을 바꾸면 똑같은 사물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앵글경영론’을 경영철학으로 혁신을 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사진 사랑도 각별하다. 박 전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선친(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이 출장을 다녀오면서 선물한 카메라로 주변 사람들을 찍기 시작하면서 사진에 빠져들었다. 그러면서 한때 사진기자를 꿈꿨다고도 한다.

박 전 회장은 경영을 시작한 뒤에도 주말마다 수수한 차림으로 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 중 하나는 1998년 발매된 가수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의 앨범 재킷 사진으로 쓰였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은 한때 사진 기자를 꿈꿨고 취미로 사진을 찍었다. 최근에는 사진 작가로 라이카 사진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라이카 코리아 페이스북

SNS를 통해 직접 찍은 사진을 종종 공유해온 박 전 회장은 최근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오 라이카’ 사진전을 통해 사진 작가 뺨치는 사진 실력을 뽐냈다. 2017년부터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유명 작가들이 라이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소개하는 자리다. 박 전 회장은 평소 라이카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2021년 발간한 자서전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 표지에서  라이카 카메라를 든 박 전 회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취미에 투자 아낌 없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평소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고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6년에는 사재 100억원을 출연해 롯데문화재단을 세우고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을 선보여 클래식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서울에 대규모 클래식 음악홀이 생긴 것은 1988년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후 처음이다.

신 회장은 클래식을 보고 듣는 것을 넘어서 직접 피아노 연주를 취미로 즐긴다. 지난 4월 서울 서초구의 ‘스타인웨이 앤드 선스’ 갤러리에서 구매한 피아노를 잠실 시그니엘 자택에 두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인웨이는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글렌 굴드, 랑랑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선택하는 최고 브랜다. 피아노 한 대 가격이 미국 뉴욕 매장 기준으로 7000만~4억원대에 이른다.

정용진 부회장이 ‘용지니어스 키친’으로 불리는 개인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 /SSG 랜더스 투수 박종훈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취미로 요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YJ 주방’, ‘용지니어스 키친’으로 불리는 쿠킹 스튜디오까지 마련해 요리를 즐기고 지인들에게 직접 요리한 음식을 대접한다. SNS에 올라온 사진만 봐도 고급 레스토랑 못지 않은 조리시설과 조리기구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부회장의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사실은 이곳을 다녀간 여러 지인들이 인증했다. 2021년 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요즘 중국 식당은 여기가 최고인데, 주방장이 조금 눈치가 보이고 부담스러움”이라는 글과 함께 정용진 부회장이 웍을 이용해 요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본인의 SNS 계정에 올렸다.

방송인 노홍철도 “아하하하! 혀가 놀이동산 다녀온 날”이라는 글과 함께 정 부회장의 쿠킹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을 게시했는데, 여기서도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웍을 들고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SSG랜더스 투수 박종훈은 정용진 부회장이 만든 탕수육을 먹은 뒤 “음식들이 전부 다 맛있어서 놀랐다. 31년 동안 먹은 탕수육은 다 가짜였다”고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양봉, 새 관찰…색다른 취미 생활도

색다른 취미 생활을 즐기는 회장님도 있다. LS그룹 구자은 회장은 2020년부터 서울 자택 뒤뜰에 작은 벌통을 만들어 양봉을 시작했다.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을 살리고자 취미로 시작한 양봉이었는데, 1년 만에 개체 수가 4만 마리에서 15만 마리로 늘면서 연간 10리터의 꿀을 생산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구 회장은 이를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서울 자택 뒤뜰에서 양봉 중인 벌통을 점검하고 있다. LS그룹

구 회장은 꿀을 선물하면서 ‘꿀벌의 개체 수를 늘리고자 양봉을 시작했는데, 꿀이 너무 많이 차서 할 수 없이 생산한 꿀’이라는 문구를 넣어 꿀벌 보호 캠페인에도 나서고 있다. 더불어 지인들의 동참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꿀벌은 식물의 꽃과 꽃 사이를 다니며 수분(受粉)을 하는 곤충으로, 멸종될 경우 인간이 재배하는 주요 100대 작물의 70% 가량이 없어질 수도 있다. 국제연합(UN)도 2017년부터 매년 5월 20일을 ‘세계 꿀벌의 날’로 정하는 등 꿀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 구본무 전 LG회장의 오랜 취미는 새를 관찰하는 탐조(探鳥)였다. 탐조는 자연 상태에 있는 새가 놀라지 않게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구 전 회장은 1995년 회장 취임 이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30층 집무실에 망원경을 놓고 밤섬에 있는 새를 관찰하는 것을 취미로 삼았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새와 나’ 코너를 따로 만들어 새와의 인연을 따로 소개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LG상록재단을 통해 ‘한국의 새’라는 조류도감을 펴내기도 했다. 국문판과 영문판으로 만들어진 ‘한국의 새’는 세계적인 희귀새는 물론 현재 남북한에서 관찰되거나 기록된 모든 조류를 총망라해 18목 72과 450종을 수록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기법을 적용한 그림 도감이라 사진도감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새의 세세한 특징까지 살펴볼 수 있다.

글 시시비비 키코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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