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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롤렉스 '성골'이 되는 법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07 11:37:26
조회 5105 추천 3 댓글 21

코로나19 이후 명품 브랜드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명품 입문템도 1000만원 시대에 돌입했다. 가격이 올라도 수요는 여전히 넘쳐난다. 최근 백화점 앞에는 오픈 시간에 맞춰 줄을 서는 오픈런을 넘어 아예 밤샘 대기를 하는 ‘노숙런’(노숙+오픈런)까지 등장했다.

명품이 품귀를 빚는 상황에서 일명 ‘성골’(정식 매장에서 제 값을 주고 구매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롤렉스 면접’, ‘에르메스 구매실적’, ‘완불 웨이팅’ 팁 등을 공유하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방송인 유재석이 롤렉스 시계를 착용한 모습. /MBC 방송 화면 캡처

샤넬 매장 앞에서 ‘노숙런’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유튜브 ‘돈립만세’ 채널 캡처


“롤렉스 면접 통과하고 성골 성공했네요. 성골 구매 도전하시는 분들께 팁 공유합니다.”

한 시계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성골이 되기 위한 팁을 공유하고 있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제품을 사려면 운과 면접을 모두 충족해야 구매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다. 성골은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로, 롤렉스 정식 매장에서 제값을 주고 시계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신라시대 골품제도에서 가장 높은 신분에 빗댄 표현이다. 그만큼 시계를 사는 게 어렵다는 얘기다.

구매 방법에 따라 ‘진골’, ‘피골’로도 나뉜다.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면 진골, 중고시장에서 웃돈을 의미하는 피(Fee·수수료)를 주고 사면 피골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롤렉스 매장은 사실상 ‘면접’을 통과해야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이 다량으로 전시된 게 아닌, 매장 직원이 물건을 내어오는 구조라서다. 매장 직원은 긴 대기 끝에 들어온 고객을 매대가 아닌 상담실로 안내한다. 이어 몇 번째 방문인지, 실제 착용을 할 건지, 원하는 모델이 뭔지 등을 묻고 해당 제품이 있을 경우 가져다 주는 식이다.

롤렉스 성골이 된 구매자들은 커뮤니티에 구매 후기와 함께 면접 팁을 올렸다. 5번 도전한 끝에 결국 롤렉스 시계를 구매했다는 한 누리꾼은 “샤넬보다 롤렉스 오픈런이 더 어렵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이미 대기 마감이었다”며 “다음날 다시 도전해 한참 기다려서 매장에 겨우 들어갔는데 오늘 입고된 시계가 없다는 직원말에 ‘마상(마음의 상처)’ 입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어 “(다음 도전에서) 입장해서 방으로 안내받고 앉았다. 예식이 언제인지 구체적으로 묻더라. 사람들이 왜 면접본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묘한 면접 분위기다”며 “그래도 진정성이 통한 것 같다. 드디어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옷을 깔끔하게 입고, 좋은 시계를 차라”, “예물이라고 어필하라” 등이 면접팁으로 공유되고 있다. 올라온 후기들을 종합해 보면 소비자들은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시계를 사기 위해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직원 상담까지 통과해야 한다.

현재 전국 롤렉스 정식 매장은 총 10곳이지만, 어느 곳에서도 인기 모델을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리셀러(되팔이업자)의 영향이 크다. 최근 재테크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리셀러가 많아졌는데, 구하기 어려운 인기 제품은 수천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리셀러는 오픈런을 조장하는 데다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 명품업체들의 고민이 깊다. 롤렉스 매장에서 이뤄지는 면접 형태의 상담 역시 리셀러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으로 알려졌다.

에르메스도 리셀러가 진입하기 어려운 브랜드 중 하나다. 인기 제품은 돈이 많아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세부 사양에 따라 판매가가 2000만~1억원가량인 에르메스의 버킨백이나 켈리백을 구매하려면 구두나 팔찌, 그릇 등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제품을 최소 5000만원 이상 구매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최소 이 정도 실적 조건을 채워야 구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고 알려졌다. 그렇게 이름을 올려도 실제 제품 구매까지 몇 년을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누리꾼은 “점원이 실적이 없으면 가방을 보여주기 어렵다고 했다”며 “입구컷 당한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에선 ‘실적템’ 구매 노하우가 돌고 있다. “셀러 한 명만 정해서 많이 사라”, “여러 번 만나서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켜라”, “지방에서 왔다고 구구절절 사정을 설명하는 것도 좋다” 등의 내용이다. 에르메스 실적 쌓기 열풍은 연말에 더 거세진다고 한다. 에르메스는 보통 1월에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에르메스의 희소성 전략을 따라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한국 샤넬 매장은 2021년 10월부터 일부 제품의 연간 구매한도를 1인당 한 개로 제한했다. 프랑스 파리 샤넬 매장에서도 고객당 가방 한 개만 구매할 수 있고, 다른 제품을 사려면 최소한 두 달 정도 텀을 둬야 한다. 미국 뉴욕의 경우 특정 디자인의 가방에만 구매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구매 수요가 높아지면서 ‘완불 웨이팅’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 완불 웨이팅은 물건이 없어도 일단 결제해 놓고 몇 개월 후에 제품을 받는 새로운 구매 방식이다. 제품이 있는 곳을 찾아 타 지역까지 매장을 도는 ‘원정 쇼핑’을 하다가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완불 웨이팅까지 감수하는 것이다. 가격 인상 전에 무조건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브랜드마다 판매 정책에 차이가 있지만, 완불 웨이팅 고객은 가격 인상이 되는 전날까지 제품 입고가 되지 않으면 결제를 취소해야 한다. 만약 결제를 했더라도 해당 상품을 가격 인상 전날까지 찾지 않으면 결제가 취소된다. 여기에 완불 웨이팅 취소를 제때 하지 못하면 이미 결제한 돈은 특정 브랜드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한 ‘크레딧’으로 전환된다.


셀럽 카일리 제너가 공개한 에르메스 버킨백. /유튜브 ‘14F’ 채널 캡처

국내 명품 시장은 연이은 가격 인상에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쇼핑 수요가 국내로 흡수되면서 2년간 고성장을 나타냈다. 2021년 공개된 에르메스코리아의 2020년 매출액은 4191억원으로 2019년 3618억원보다 15.8% 늘었다.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2019년보다 16% 가량 올랐다. 당기순익은 986억원으로 1000억원에 육박했다.

글 시시비비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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