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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10>앱에서 작성

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2 02: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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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했다. 절벽 끝자락에서 한 발 벗어나는 것보다 뒤로 몸을 내던지는 게 쉬운 삶도 있다는 것을. 약속은 쉽게 꺾였다. 그 아이는 손목의 진물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새로운 상처를 냈다. 심지어 응급실에서 다급한 연락을 받는 일도 생겼다. 앞으로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도,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공수표도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점점 내 시선도 뒤틀리기 시작했다. 동질감에서 출발해 동정심이 되더니 결국엔 혐오로 변질됐다. 우울은 전염되고 증폭된다. 그 무렵 나도 음식을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밀어 넣고 토해낸다든지, 넷상에서 과한 욕설을 하며 익명의 사람들과 싸운다든지 하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망가졌다, 고장이 났다는 표현이 가장 온화한 수준이었다. 그런 날이 싸이클처럼 돌다 보니 군대가 유일한 도피처로 보였다. 

오랜만이네요 쌤. 인사 하려고. 어디 가요? 군대. 아 그 얘기였구나. 너는? 저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뭘요? 무슨 말인지 알잖아. 제가 알아서 할게요. 이제 지겹잖아요 이런 얘기도. 그래. 오지랖이지. 딱 스무 살 때 죽으려고요. 그런 말 좀 가볍게 하지마. 강제로 태어난 것도 억울한데 죽는 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징징거리는 거 듣는 사람도 고역이다. 그럼 왜 불렀어요? 그냥 가시지. 그동안 징징거리는 거 듣느라 참 힘드셨겠네요.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속이 메스꺼웠다. 병원이라도 한번 가봐. 제가 정신병자처럼 보이세요? 그런 의미로 한말이... 그러니까 정신 몽롱하게 약에 의존해서 잠이나 처자라는 얘기잖아요. 병신같이. 말 가려서 해. 그런 의미가 아니면 뭔데요? 스스로 제어가 안 되면 도움이라도 받아보라는 얘기였고, 이제 의미 없는 대화 그만하자. 지친다. 갈게. 네 잘 가시고요 앞으로 연락하지 마요. 저는 제가 알아서 죽든지 할 테니까요. 그럼 죽어. 말로만 떠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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