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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호텔, 단테 집

운영자 2010.05.20 10:03:45
조회 281 추천 1 댓글 0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라는 옛도시에서의 일이다.중세의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도시는 도로가 된 성문자리를 제외하고는 그대로 모든 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팔백여년전에 세워진 고색창연한 로코코식 바로크식의 건축양식이 섞인 건물들 속에 사람들이 그대로 살고 있었다.서울 육백년 역사의 뿌리찾기가 이제 시작된 우리로 치면 고려시대 건물이 아직도 거의 그대로 온존해 있고 게다가 그 건물속에 지금도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소리였다.우리로 치면 고려시대말에 창건된 절에서 아직도 스님들이 거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옛성터의 한적한 거리 한가운데 오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조그마한 사층짜리 호텔이 하나 있었다.이름이 황금독수리 였다.건물의 크기는 우리나라의 뒷골목의 여인숙과 비슷한 크기였다.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이 호텔을 도시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명물의 하나로 여긴다.그것은 바로 괴테가 젊어서 여행할 시절 2층 방에서 묶고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 낡고 퇴락한 호텔의 정문으로 가 보았다.기둥 한 쪽에 조그맣게 괴테가 다녀간 호텔이라고 글이  조각되어 있었다.결국 그 호텔은 오백년 역사보다는 괴테에 의해 영원히 아름다운 명예를 간직하고 유지되는 것이다.이 고풍스런 도시의 외곽으로는 라인강과 도나우강에 연결되는 인강이 거센 물결을 일으키며 옥색으로 흘러가고 있었다.괴테는 여행길에 조그마한 호텔 이층 창문에서 역사를 숨쉬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다 보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아직도 그가 살아서 호텔에 묶는 것만 같았다.인스부르크를 떠나 다음 여정으로 이태리의 플로렌스로 가서 시내를 둘러 볼 때 였다.역시 현대를 살고 있는지 중세에 살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도시의 건물들은 몇백년전에 지어진 그대로 였다.시당국에서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예전에 지어진 건축물의 개조나 수선에 대해 엄격히 간섭한다는 것이었다.그러다 보니 외벽을 마음대로 칠을 다시 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주위 건물들과의 조화를 고려해서 함부로 색갈도 달리 할 수 없고 융화를 깨뜨리는 장식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서민들이 사는 개인집이라도 문화를 생각하는 그들의 사고를 엿볼수 있었다.거기서 만난 유학생 안내원을 따라 거미줄 같이 얽힌 중세의 골목길을 가다가 모퉁이의 어느 한 집 앞에 서게 되었다.골목 모퉁이의 서너평 남짓한 삼각형의 공간 옆으로 육중한 나무대문이 퇴색된 채로 굳게 닫혀 있었다.신곡을 쓴 단테의 집이라는 것이었다.일찍 정치에도 뜻을 두었던 그는 정적으로 인해 그곳을 떠나 라벤느로 도망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그 이유로 단테는 신곡에서 그가 미워하던 정적을 지옥으로 떨어뜨렸다고도 한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곳 사람들은 아직도 단테빵이라고 해서 단테가 먹던 빵을 지금도 그의 이름을 붙여 먹는다고 한다.단체가 젊었을 시절 그 부인이 빵을 만들다가 깜빡 소금을 넣는 것을 잊고 빵을 만든 적이 있다고 한다.플로렌스 사람들은 그래서인지 지금도 소금을 넣지 않고 만든 빵을 단테빵이라고 한다는 것이었다.문만 두드리면 지금도 단테가 바로 문을 열고 나올듯 단테의 집은 그대로였다.유적지로 꾸미지도 않은 원형 그 자체였다.플로렌스라는 도시의 골목골목 그리고 수백년을 살아온 사람들의 거주지의 대문이나 창문 하나하나가 그대로 보물이고 유적이며 예술이었다.이차대전 막바지 무렵의 일이라고 한다.후퇴하던 독일군 사령관이 연합군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연합군의 진격속도를 지연하기 위해서는 할 수 없이 이 유서깊은 도시의 다리를 폭파해야 되는데 한시간만 공격을 늦춰준다면 도심의 중간에 있는 본때 베끼오 다리를 파괴하지 않겠다는 제안이었다.그 말에 연합군 사령관은 쾌히 승락을 하고 독일군 사령관의 제안대로 그 시간동안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그 결과 아직도 플로렌스의 많은 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천년이상 거의 그대로 유지된 이도시의 사람들은 옛 조상이 지은 몇백년된 집에서 몇십년을 살다가 도시 가운데 있는 담쟁이 덩굴이 담에 둘러쳐진 아름다운 무덤에서 영원을 산다.바로 그런것이 하늘을 찌를듯 최고 높은 빌딩을 자랑하는 것 보다 더 가치있는 문화재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그 문화는 아이들이 재미로 만드는 해변가의 모래성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중앙청을 해체한다는 정부의 결정이 있었다.기획은 일본사람이 한 것이지만 그 돌 하나하나는 어디의 것이었나 하는 생각을 한다.바로 동대문 밖 낙산을 허물어 뜨려 쪼개낸 우리의 돌이다.돌을 나르고 붙인 땀과 정성은 바로 우리조상의 것이었다.비록 그것이 타의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말이다.치욕과 절망의 시절도 내것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면 왜 오래된 건물들을 부숴 없애고 그 자리에 냄새도 향기도 그리고 역사의 숨결도 없는 콘크리트 더미를 올려야 하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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