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에서 화가로 변신한 솔비(본명 권지안·37)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솔비는 12월4일 스페인에서 열린 2021 바르셀로나 국제 예술상(PIAB21)에서 메인 작가로 초청받았다. ‘저스트 어 케이크(Just a cake)’ 시리즈의 ‘피스 오브 호프(Piece of hope)’ 등 작품 13점을 선보이며 대상 격인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를 받았다.
심사위원 로베르트 이모스는 솔비의 그림에 대해 “역동적인 표현성과 독창성 부문에서 많은 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솔비가 참가자 가운데 가장 차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솔비는 수상 후 인스타그램에 “가수일 땐 맨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이젠 작업물을 통해 한걸음 뒤에서 관망하는 태도로 저를 바라보는 것이 참 낯설지만 재밌고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솔비 인스타그램 캡처
◇치유 목적으로 시작…경매서도 인기
솔비가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것은 2010년이다. 2006년 그룹 타이푼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그는 2008년 솔로 음반을 내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다 성관계 영상 유포 논란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문제의 영상 속 인물은 솔비가 아니었지만, ‘가수 솔비 매니저 유출영상’ 등의 제목으로 영상이 퍼지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했다. 가해자들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재미 삼아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방송가를 떠났던 솔비는 2010년 치유 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2년 솔비 대신 권지안이란 본명으로 첫 개인전을 열었고, 국내와 외국을 오가며 여러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고 퍼포먼스 아티스트로도 활동했다. 2020년 9월에는 작품 ‘팔레트정원’이 서울옥션에서 진행한 온라인 경매에서 66회 경합 끝에 92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2021년엔 국제 대회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작업 중인 걸스데이 출신 배우 유라. /유라 인스타그램 캡처
◇시화집 작가 데뷔한 걸그룹 멤버
연예인에서 화가로 변신한 이는 솔비뿐 아니다. 2010년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유라는 12월 7일 시화집 작가로 데뷔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구로 유명한 ‘풀꽃’ 나태주 시인과 협업한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에서 그림을 맡았다.
유라는 걸그룹 활동 시절에도 그림을 잘 그리기로 유명했다. 레인보우 재경, 에이핑크 손나은과 함께 아이돌 3대 화백으로 꼽히기도 했다. 울산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출신인 유라는 서양화를 전공해 데뷔 후에도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준급 작화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2020년 10월 첫 개인전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tvN insight 유튜브 캡처
◇하정우가 일 없을 때 마음 다잡아준 그림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43)는 일찍이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개인전을 연 게 2010년 3월이다. 2012년 홍콩아트페어에 참가했고, 2013년에는 뉴욕 첼시의 월터 위카이저 갤러리에도 적품을 걸었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여러 전시회에 작품을 올렸다. 2021년 10월에는 부산에서 15번째 개인전 ‘NEXT ROOM(넥스트 룸)’을 열고 작품 50여점을 선보였다.
하정우가 그림을 시작한 이유는 ‘할 일이 없어서’였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졸업할 무렵 일이 없어 마음을 다잡기 위해 붓을 들었다”고 했다. 그림 그리기가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하정우는 충무로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뒤에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추격자’(2008), ‘베를린’(2012) 등의 영화를 촬영할 때도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렸다. 영화 ‘추격자’에서 연쇄살인마를 연기할 때는 마음이 무겁고 잠도 오지 않아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하정우의 작품. /네이버 이미지 캡처
◇맷돌춤보다 그림으로 더 유명해진 배우
맷돌춤으로 유명한 배우 박기웅도 화가로 활동 중이다. 2006년 스카이(SKY) 휴대폰 광고에서 나온 맷돌춤은 박기웅이 클럽에서 푸시캣 돌스(The Pussycat Dolls)의 음악 ‘Don’t Cha’에 맞춰 목을 좌우로 돌리는 춤이다. 중독성 있는 음악과 춤사위로 한동안 화제몰이를 했다.
박기웅은 어릴 때부터 화가를 꿈꿨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도 미술을 전공했다. 하지만 가고 싶었던 대학 진학에 실패하면서 방황했다. 배우를 시작한 건 길거리 캐스팅 때문이었다. 그는 “홧김에 연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우 활동을 시작한 뒤에도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드라마 ‘추노’(2010), ‘각시탈’(2012), ‘몬스터’(2016), 영화 ‘최종병기 활’(2011),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치즈인더트랩’(2018)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연기할 때가 아니면 그림만 그렸다고 한다. 2021년 3월에는 배우가 아닌 화가로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와 에이전시 계약을 맺으면서 제2의 데뷔를 했다.
박기웅 인스타그램 캡처그는 2021년에만 작품 활동으로 4번 수상했다. 지난 3월 한국회화의 위상전에서 K-아트상을 탔고, 9월에는 뉴시스 한류엑스포 한류문화대상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을 받았다. 11월에는 관악현대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받았고, 12월 2021 한류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대중문화 스포츠 부문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뽑혔다. 온라인에서는 연예인 출신 화가들이 실력이 이름값을 못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박기웅은 실력에 의문을 다는 목소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정받는 편이다.
배우 하지원도 그림 그리기가 취미다. 5년 전부터 그림을 그렸지만, 작품 발표는 꺼려왔다. 인스타그램에서만 그의 작품 활동을 엿볼 수 있었다. 갤러리에 하지원의 그림을 걸고 싶어 하는 전시기획사의 긴 설득 끝에 하씨는 지난 4월 단체전 ‘우행(牛行)’을 통해 데뷔했다. 그는 추상화 ‘슈퍼 카우(Super Cow)’ 연작 3점을 출품했다. 이 전시회에서 하지원의 작품은 500만원대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원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원은 그림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를 작업할 땐 다른 누군가가 되어서 표현하지만, 캔버스에서는 진짜 내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림으로 힐링한다고도 했다. 새로운 드라마와 영화 배역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그림을 통해 푼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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