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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도 아닌데…크리스마스만 보고 달린 이들 정체는?

CCBBL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24 10:11:37
조회 3764 추천 4 댓글 4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12월에 가장 많은 매출이 나온다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만드는 이들이다. 녹지 않게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인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어떻게 기획·개발할까?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 배스킨라빈스의 김나영(31) 상품기획팀 대리, 권민희(34) 연구개발(R&D)팀 연구원, 신종곤(36) 글로벌비즈팀 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신종곤 글로벌비즈팀 차장, 권민희 R&D팀 연구원, 김나영 상품기획팀 대리. /jobsN

-자기소개해 주세요.
 
(김)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부문 PM(제품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담당하고 관리하는 사람)을 맡은 김나영입니다. 회사가 출시하는 모든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기획·관리하고 있어요.”
 
(권) “R&D팀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개발하는 권민희입니다.”
 
(신) “글로벌비즈팀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 수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신종곤입니다.”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현재 각자 맡은 업무는요.
 
(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어요. 이름난 성악가를 꿈꿨지만, 막상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우연히 집 앞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그때가 20살이었어요. 2년 넘게 일하면서 마케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상품을 어떻게 진열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는 걸 몸소 느끼면서 흥미가 생겼어요. 식품회사에서 마케팅 일을 하면 적성에 잘 맞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 2014년 배스킨라빈스,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등이 속해 있는 SPC그룹에 입사했습니다. 배스킨라빈스의 디저트 부분 기획 업무를 4년여간 맡았고, 지금은 케이크 PM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 직접 기획·출시한 디저트 선물세트인 아이스 모나카, 미니 스노우 모찌, 마카롱 아이스크림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맡기 시작했어요. 2018년부터는 크리스마스 제품을 직접 기획·출시했습니다. 인기 캐릭터인 시크릿 오버액션토끼 모양의 케이크가 그해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이후 라이언, 어피치, 잔망루피 등 다양한 캐릭터 케이크를 기획했습니다. 캐릭터,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도 담당하면서 라이센싱 업무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표정이나 형태 등을 직접 고르죠.  



김 대리는 배스킨라빈스 대표 아이스크림 케이크인 시크릿 오버액션토끼, 시크릿 미키, 라이언, 라이언, 어피치, 잔망루피 등의 라인업을 직접 기획·출시했다. /본인 제공

2019년에는 스틱 바(Bar) 모양을 적용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출시했고, 2020년에는 큐브 형태의 케이크를 기획해 론칭했습니다. 그렇게 그해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전체를 완판시켰어요. 이밖에도 퍼즐처럼 끼워서 맞출 수 있는 아이스크림 용기 형태를 업계 최초로 케이크에 적용해 특허를 내기도 했어요. 이를 이용해 인기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핑크퐁 등과 협업해 여러 케이크를 기획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케이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의류 청정기인 비스포크 에어드레서와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에 인기 캐릭터 루피를 적용한 케이크로 인기를 끌었어요.”
 
(권) “대학에서는 언론영상학을 전공했어요.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를 고민하던 중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가기로 결심했어요. 부모님 몰래 휴학하고, 카드사 콜센터에 취업해 돈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3개월간 번 돈으로 학비와 기숙사비를 냈고, 남은 50만원을 들고 무작정 일본으로 갔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던 중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일본에서 3대째 내려오는 ‘토호 베이커리’라는 유명 베이커리였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새벽 5시30분에 출근해 오후 1시까지 빵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퇴근 후엔 학교에 공부하러 갔어요. 강행군이었지만, 일이 정말 재밌었어요. 가게 가득 퍼지는 빵 냄새를 맡으면서 빵을 만들고, 진열하고, 고객을 상대하는 게 즐거웠어요. 4년여간 일하면서 파티쉐가 돼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반대가 심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제과·제빵이라고 하면 험한 일을 한다는 인식이 컸어요. 2년 넘게 부모님을 설득했고, 국내 제과·제빵 분야에서 꼭 성공하겠다고 약속했죠. 그렇게 2008년 동경 제과 학교에 입학해 케이크 관련 공부를 했습니다.   



일본 토호 베이커리에서 일할 때 모습. /본인 제공



2015 ‘SIBA’에서 최우수상 받은 모습. /본인 제공2015년 코리아푸드트렌드페어에서 대상받은 모습. /본인 제공

2010년 졸업하자마자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고, 그곳에서도 케이크 가게에서 일했어요. 2012년 한국에 돌아온 후 경력을 더 쌓고자 디저트 브랜드 한입원바이트에서 제품 개발 업무를 맡아 2년간 일했습니다. 2014년에는 영등포 코트야드 메리어트호텔에서 2년간 일했습니다.   
2015년에는 국내 최대 제과제빵 대회인 SIBA(한국 베이커리쇼)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당시 슈가 크래프트(Sugarcraft·설탕에 젤라틴을 섞어 꽃과 케이크를 비롯한 장식품을 만드는 공예) 작품을 만들었어요. 이후 2016년 투썸플레이스 연구소에 입사해 케이크 제품 개발 일을 맡아 4년간 일했고, 2020년 SPC에 입사해 케이크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외관뿐 아니라 공정도 중요해요. 매달 신제품 4~5개를 출시하는데, 기획팀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 기획안을 보내주면 R&D팀은 공정이 가능한지 결정하고 연구하는 일을 해요. 기획팀이 제안한 콘셉트를 최대한 반영해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완성하려고 합니다.
 
2020년 10월 흑임자, 옥수수, 참기름, 인절미 등을 활용한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어요. 당시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마련한 ‘삼청마당’ 매장에서 직제조 디저트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옥수수·흑임자 소프트 서브는 하루에만 265개가 팔렸고, 인절미를 활용한 아이스크림인 와와떡은 98개가 팔렸어요. 2021년 9월에는 서울 코엑스 파르나스 몰에서 ‘나만의 오더메이드 케이크’를 개발해 판매했습니다. 트렌드를 고려해 고객이 직접 하나뿐인 케이크를 주문할 수 있게 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하루 42개가 팔려나가면서 단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 케이크로는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을 세웠죠.”
 
(신) “초등학교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간 후 줄곧 미국에서 살았어요. 2010년 대학 시절 캐나다 식품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식품 업계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졸업 후 한국에 들어와 테스코 홈플러스에 입사해 영업관리팀에서 1년여간 일했어요. 이후 2013년 SPC에 입사해 국내 가맹점을 3년 넘게 관리했고, 이후 글로벌비즈팀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은 해외 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수출팀이에요.  
 
2020년 배스킨라빈스 디저트인 아이스 마카롱을 처음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국가별로 식품 관련 규정이 달라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선 천연 식용 색소만 음식에 쓸 수 있어요. 미국에선 인공색소도 가능해요. 또 중동의 경우 식품을 만들 때 할랄 인증을 받은 원재료만 쓸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국내에서 기획·출시한 아이스 마카롱을 수출할 수 있게 돼 정말 기뻤습니다. 2021년 디저트 마카롱 수출액만 24억원에 달합니다. 2022년에는 40억원이 넘을 거로 보고 있어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 찍은 매장 모습. /본인 제공



수출용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맛과 모양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 팀 내에 R&D팀이 따로 있다고 한다. /본인 제공

현재 한국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중동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과 싱가포르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완성하면 한 달 반에서 두 달가량에 걸쳐 선박으로 수출합니다. 영하 24~26도의 냉동 상태에서 오랜 시간 있어도 제품의 모양과 맛이 변하지 않아야 해요.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출팀 안에 R&D팀이 따로 있어요. 국가에 맞게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를 디자인하고 만듭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가장 바쁘시다고요. 아이스크림 개발 과정도 궁금합니다.
 
(김) “일 년 중 크리스마스 시즌이 가장 바빠요. 그때가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메인이기 때문이죠. 매출이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해요. 보통 2월부터 케이크를 기획합니다. 이때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콘셉트와 방향을 정해요. 메인 케이크를 구체화하고 3월 말에 최종적으로 확정합니다. 이후 확정된 사안을 R&D팀으로 넘깁니다.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제품화하는 과정을 시작해요. 이를 가지고 5~6월쯤에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1차 설문조사를 합니다. 이후 가맹점 대표들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를 해요. 반응이 좋은 케이크를 추려서  7~8월에 최종 제품을 확정하고, 8월부터 본 생산을 시작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2월에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출시해요.  
 
2021년엔 총 24개의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나왔는데, 그중 16개가 신제품이에요. 16개를 새롭게 출시하기 위해 100여개의 기획안을 만들죠. 같은 콘셉트라도 다른 디자인과 레이아웃을 적용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선택받지 못해 그냥 버려지는 케이크가 아까울 때도 있어요.”
 
(권)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개발할 땐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작 도중 녹지 않도록 빠른 스피드를 내는 게 생명이에요. 무스 케이크 위주의 베이커리 케이크는 천천히 수작업으로 공정할 수 있지만,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빨리 데코레이션을 완성해야 하죠. 맛, 외관, 아이스크림 케이크에 맞는 생산공정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해요.”
 
-일하면서 보람을 컸던 순간은요.
 
(신) “아무래도 해외 영업일을 하다 보니 해외 부문 매출이 증가할 때 가장 뿌듯해요. 중동 국가의 경우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금식이 끝난 후 축제 기간), 이드 알아드하(이슬람 주요 명절) 같은 연휴 시즌에 축하용 케이크 소비가 늘어납니다. 경쟁사보다 다양한 색상과 사이즈가 있는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인기가 높아졌어요. 또 코로나19 사태로 매장 내 취식 고객보다 배달, 픽업 등과 관련한 매출이 늘었어요. 그래서 2020년 완제품 케이크 매출이 2019년보다 25~30%가량 늘었습니다.”
 
(김) “신제품을 출시하고 고객 반응이 좋을 때 보람을 느껴요.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고객이 직접 올린 제품 사진을 보면 가장 좋아요. 또 ‘이번에 나온 배스킨라빈스 케이크 예쁘다’ 등의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기쁩니다.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고객의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에요.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죠.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출시하는 날엔 마음이 뭉클해요. 길고 길었던 1년여간의 준비과정이 다시 생각나면서 눈물이 나기도 해요.”
 
(권) “케이크가 꼭 자식 같아요. ‘내 새끼’라 부르기도 해요. 그만큼 오랜 시간 케이크를 연구하고 고민하다 보니 애정이 깊어지죠. 최근에 광고 촬영장에 갔는데, 직접 만든 케이크 3가지가 나란히 한 장면에 찍히고 있었어요. 다른 사람은 연예인을 보고 ‘우와’하는데, 저는 제가 만든 케이크가 메인에 있는 걸 보고 좋아했어요.”  



김 대리가 추천하는 ‘배스킨라빈스 파티 위드 트윙클 트리’. /jobsN, 배스킨라빈스권 연구원이 추천하는 ‘배스킨라빈스 파티 위드 해피박스’ 안에는 파티 용품이 들어 있다. /배스킨라빈스

-올해의 케이크 16개 중 가장 추천하는 케이크가 있나요.

(김) “‘배스킨라빈스 파티 위드 트윙클 트리’를 가장 추천해요. 체리쥬빌레 , 뉴욕 치즈케이크 , 초콜릿 칩 등 12개의 다양한 맛을 케이크에 담았어요. 동글동글한 눈 모양으로 아이스크림을 장식해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가운데에는 별 모양의 막대가 있는데, 안에 포크가 담겨 있어요. 여러 사람이 위생적으로 편하게 나눠 먹을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권) “‘배스킨라빈스 파티 위드 해피박스’를 추천합니다. 박스 안에 풍선, 가렌드, 물결모양 초 등 파티 용품이 담겨 있어요. 다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케이크입니다.”배스킨라빈스 2021년 크리스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 3종. /배스킨라빈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신) “일단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게 팀 목표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유제품을 수출하기 까다로운 나라 중 하나예요. 수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잘 마무리 해서 내년엔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또 시장 규모가 큰 미국, 중동 등에 집중해 수출 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권) “작년에 인절미, 참기름 등으로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직제조 디저트 부문에서 판매 최고 기록을 세웠었어요. 이젠 케이크 부문에서도 그런 히트 제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배스킨라빈스의 대표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김) “단기적인 목표는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완판하는 겁니다. 다른 곳에서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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