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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을 산골마을 포수마을4

SR-7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25 01: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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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학은 그 첩첩산중 짐승들의 나라에서 혼자서 열서너 마리나 되는 늑대들을 물리쳤다.

그는 달라졌다.

한양에서 경기도와 강원도의 역마을 산골마을 포수마을을 걸어오면서 그는 많이 달라졌다.

유교의 질곡(桎梏)에 갇혀 있던 양반 사회에서 벗어난 그는 역마을에서 관아의 횡포를 겪었고 산골마을에서 관아의 속박에 시달리는 백성을 봤고 산중의 포수마을에서는 그런 관아의 속박을 모르고 제멋대로 사는 산사람들을 봤다.

이렇다 할 준비도 노자도 없이 험악한 여행을 하게 된 그는 몇 번이나 고난과 위험을 겪어 몸이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이경학은 그러면서도 많은 것을 봤고 많은 것을 배웠다. 공자(孔子)의 가르침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산사람들에게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늑대들을 물리친 이경학은 동굴 모닥불 앞에서 창을 들고 앉아서 밤을 보냈다.

그는 잠을 자지 않았다.

누워서 잠을 자면 늑대들에게 약점을 보여 그들의 역습을 받을 위험이 있었다.

그는 날이 밝자 앉은 자세로 잠시 눈을 붙였다가 다시 일어났다. 빨리 함경도로 가야만 했다.

여전히 앞길에는 험한 산들이 가로놓여 있었는데 그 너머 한층 더 높은 산에서 하얀 연기가 오르고 있었다.

마을의 소재를 알려주는 봉화였다.

이경학은 그 짐승들의 나라에서도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주면서 사는 산사람들의 유대(紐帶)를 느꼈다.

“그렇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저기에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까지 가야만 했다. 험한 산들이 몇 개나 있었으나 무슨 일이 있어도 거기까지 가야만 했다.

포수들이 그 마을까지만 가면 함흥으로 가는 길이 뚫린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거기서부터 산길이 내리막길이 되고 조금만 더 가면 길이 평탄해진다고 말했다.

멀리 동쪽 해안으로 가는 길이 나오고 원산(元山)에서 함흥으로 가는 길도 나온다는 말이었다.

이젠 다리의 힘도 없어졌으나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가야된다는 의지가 이경학을 끌고 가고 있었다.

이경학은 그날 오후 늦게 봉화대에 도착했다.

봉화대에는 젊은 포수 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유령처럼 비틀거리면서 걸어오는 이경학을 부축해 주려고 했으나 이경학은 마다했다.

그는 자기 힘으로 저쪽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내려갔다.

포수마을이었다.

세속적인 인간 사회와 떨어져 산중에서 자기들끼리 사는 산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포수들이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쓰러진 이경학을 잠자리로 데리고 갔다.이경학은 다음 날 아침 다시 지팡이를 짚고 일어났다.

그로부터 사흘 후 함흥 교외에 있는 이경학의 집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문을 지키고 있던 머슴이 고함을 지르면서 미친 거지를 쫓아내고 있었다.

이경학은 사실 거지꼴이었다.

이경학의 부친은 그때까지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오직 마지막으로 자식을 보겠다는 집념으로 눈을 감기를 거부하고 있었다.

몸은 이미 움직이지 않았으나 의식만은 남아 있었다.

“나리, 도련님이 돌아오셨습니다.”

부친은 눈을 뜨고 아들을 보더니 가느다랗게 웃었다. 그는 아들의 손을 꼭 잡고 그날 밤에 숨을 거두었다.

이경학이 보름 만에 한양에서 함흥까지 걸어왔다는 소문이 퍼져나가자 함흥의 양반들이 놀랐다.

함흥감사가 집사를 상가로 보냈고 그곳 양반들의 모임인 향청에서도 별감이 문상을 왔으며 많은 조문객이 몰려왔다.

이경학에게 또다시 고난이 덮쳐들었다.

부친을 잃은 슬픔과 초상을 치러야 할 고행(苦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주의 자리에 앉은 이경학은 잠을 자지 못하고 닷새 동안 계속되는 장사를 지켜봐야만 했고 수많은 조문객을 접대해야만 했다.

한양을 떠나 여행길에 나섰던 이경학은 보름 동안 그 유교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나 또다시 시달림을 받아야만 했다.

석 달 후 초상이 대충 치러졌을 때 뜻밖의 일이 생겼다. 함흥 교외에 사는 사대부 집안의 양반가로부터 은밀한 제의가 있었다.

그 집의 과년한 규수와 노총각인 이경학의 혼담이었다.

이경학이 여행 도중 만났던 그 양반댁 큰마님의 뜻이었다. 그때 모친과 함께 여행을 했던 규수도 가마 안에서 이경학을 봤다는 말이었다.

그들은 이경학의 효심에 감동한 것 같았다.

혼담은 합의되었으며 초상의 절차가 끝나는 대로 혼인식을 올리기로 했다.

반가운 손님들이 왔다.

범을 잡았던 포수마을 사람들이 관례에 의해 호피를 함흥감사에게 상납하고 이경학을 찾아왔다.

“불에 탄 호피가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포수들이 웃었다.

범의 육신은 죽었는데도 털은 계속 자라나 불탄 자국이 거의 없어졌다는 말이었다.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으나 큰 흠집이 되지 않아 함흥감사가 껍질값으로 200냥을 하사했다는 말이었다.

이경학은 그 손님들을 잘 접대하면서 가을에 포수마을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자기를 도와주었던 은혜를 갚기 위한 생각이었는데 가는 길에 인근 산골마을도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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