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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프리스크 패러블 - 33 - (방송 사고)

유동문학(221.141) 2016.06.06 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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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크 패러블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7.5  18  19  20  21  특별편  22  23  24  25  26  27  27.5  28  29  30  31  32 ]



 지하 세계의 괴물들이 원하는 건 프리스크가 메타톤을 타고 다니는 거겠지. 퍼즐을 풀고 다니는 것보단 그쪽이 더 역동적이지 않겠어? 그리고 여기 꽤 더워서 메타톤을 타고 다니는 게 너한테 훨씬 좋을 거야. 메타톤이 널 태우고 다니다가 떨어뜨릴 리도 없고, 여러모로 최상의 선택이겠지.

 메타톤이 마이크를 든 채로 몇 분 동안 떠들어대다가, 이내 투표 결과가 집계된 듯 외쳤다.


 "그렇다면! 팬들을 위해 인간을 태우고 다니도록 하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됬네요!"

 "와!"


 너는 그렇게 환호성을 지르며 벌써 메타톤의 머리 위에 앉으려고 메타톤 앞에서 낑낑 대고 있었다. 메타톤은 그 모습이 안쓰럽다 생각한 건지 웃기다 생각한 건진 몰라도, 군말 없이 외바퀴를 집어넣고 너가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몸체를 낮추었다. 너가 메타톤의 머리 위에 앉자, 메타톤은 아까처럼 너의 몸을 기계팔로 감싸서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했다. 그리고 다시 로켓을 점화시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시작합니다! 지하 세계의 대스타, 메타톤 로켓을 타고 날아다니는 인간! 인간은 메타톤과 함께 어디로 가려고 하는 걸까요?"


 메타톤의 대사와 동시에 기계팔에서 아까와 같이 조작 버튼이 나타났다. 아까와는 다르게 화살표 버튼 대신 두 개의 조이스틱이 나타났다. 왼쪽에 있는 조이스틱은 같은 고도에서 좌우전후로 움직이는 것이었고, 오른쪽 것은 위아래로만 움직여 고도를 올리거나 낮출 수 있었다.


 "아까 그 조작 버튼은 너무 맵시가 없었어요. 이렇게 해야 좀 그럴듯하지 않겠어요, 자기?"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요! 전 메타톤이랑 같이 날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좋은 걸요!"


 너는 방실방실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고, 메타톤을 조작하며 핫랜드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오오,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자기? 방송 끝나고 나면 화보라도 찍어야겠어요!"

 "헤헤……."


 너는 멋쩍어서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 하고 그저 또 웃을 뿐이었다. 너는 잠시 동안 메타톤을 이리저리 조작하면서 날아다녔다. 메타톤을 타고 날아다니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재밌어서 몇 분 동안 목적 없이 날아다니기만 했다. 그러다가 너는 깨달았다. 지금 너는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이니, 제대로 된 목적이 없으면 재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메타톤, 어디로 가면 재밌을까요?"

 "재미요? 오, 그거라면 저곳이죠. 저 보라색 건물 보여요 자기?"


 메타톤이 너를 잡고 있지 않은 다른 기계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메타톤을 조종하느라 제대로 살펴보지 못 한 핫랜드의 전경이 보였다. 엘리베이터의 선로처럼 보이는 쇳길이 이어져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기계 건물이 하나 서 있었다. 그 기계 건물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정작 메타톤이 가리킨 보라색 건물이 어딘지 찾 수가 없었다. 저렇게 큰 건물을 여지까지 못 본 것은 아마 요리 방송 세트에 가려진 탓인 듯했다.

 너는 메타톤이 가리킨 곳을 계속 쳐다보다가, 어떤 보라색 건물이 있긴 하다는 것을 알았다. 엘리베이터의 선로가 이어져 있었고, 그 엘리베이터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것처럼 생겼다. 하지만 출구가 너가 보는 것과 반대쪽에 있어서 그렇지 엘리베이터로만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핫랜드 특유의 적갈색 길이 보라색 건물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저기에 뭐가 있어요?"

 "하하, 자기, 재미가 있을 거예요. 정말이에요. 저기로 가볼래요?"

 "네!"


 공중에선, 길이 이어져 있지 않으므로 목적지를 확실히 정하지 않으면 정말로 떠다니기만 할 뿐이었다. 너는 거침없이 메타톤을 조종하며 그 보라색 건물에 다가갔다. 바람을 가르는 속도감과 로켓의 추진 소리가 즐거웠다. 가끔씩 메타톤이 너가 조종하지 않아도, 공중에서 곡예를 해주었다. 공중제비를 한 바퀴 돈다던가, 매력적인 포즈를 잡는 듯하면서 춤을 추듯 날아다녔는데, 그것 덕분에 전혀 심심하지 않았다.

 다만 춤을 그렇게 잘 추는 것 같진 않다.


 '그건 실례야, 차라.'


 기계 몸체로 춤을 잘 출 수 있는 괴물이 세상에 어딨어? 그냥 그렇다는 거지.

 너는 메타톤의 조종을 계속 하다가 잠깐 멈추었는데, 메타톤은 너가 조종하지 않아도 그 보라색 건물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정말로 메타톤을 조종하는 조이스틱이라기보단, 너가 그 조이스틱으로 조작을 하면 그걸 메타톤이 인식하고 맞춰주는 식인 듯했다. 너는 장난으로 조이스틱을 마구잡이로 움직여봤다. 메타톤이 갑자기 우뚝 멈춰서더니, 갑자기 이상한 대사를 날렸다.


 "지금, 비밀, 커맨드를, 입력하신 건가요?"


 이건 뭔 개소리야?

 메타톤의 네모 화면이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반짝였다. 기괴한 전자음을 내면서 메타톤의 로켓 소리가 작아졌다. 메타톤의 몸체 속에서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가 났다. 정확히는, 무언가 박살 나는 소리가 메타톤의 스피커에서 재생됐다. 정말로 뭔가 박살이 나면 그럴듯한 감각이 있어야 했다. 메타톤의 몸체가 소리게 맞추어 심하게 떨린다던가, 좀 더 입체감 있는 소리가 난다던가 해야 했다. 하지만, 이건 영락 없는 '박살나는 소리 재생'이었다.

 이것도 방송의 일부냐?


 "오오오! 추락하고 있어요!"

 "꺄아악!"


 하지만, 메타톤이 추락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정말로 위험하게 추락하고 있었다. 보라색 건물의 출구가 있는 쪽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어느새 메타톤이 아래에 있고 너가 위에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메타톤이 추락하면서 너가 더 아래에 위치한 모양새가 됐다. 너는 그쯤 되니 스릴감보단 공포감이 먼저 들었다.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는 못 보고 있지만, 메타톤은 기계 팔에 붙어 있는 손목시계 모양 기계를 보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추락하느라 정신이 없는 너는 내 말도 못 듣고 있었다.


 "살려주세요오!"


 "자기, 죄송해요! 자폭 커맨드를 입력하셨어요!"

 "그런 게 왜 있어요!!"

 "제가 만든 게 아니랍니다, 자기!"


 몰라, 무슨 계획이 있겠지. 

 메타톤은 추락하면서 은근히 보라색 건물로 떨어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추락하면서도 로켓을 계속 추진시키면서 최대한 보라색 건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

 결국 메타톤이 보라색 건물이 있는 곳 뒤에 추락하기 직전이 되었다. 그런데, 그 순간, 너는 메타톤의 기계 팔을 제대로 잡지 못 하고 있었다. 추락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 듯한 메타톤은 널 잡고 있던 기계팔을 느슨하게 했다. 그리고 결국엔 그 기계 팔에서 빠져 나와서, 메타톤이 제대로 추락하기도 전에 너가 먼저 그 기계 팔에서 빠져 나왔다. 그 장면을 포착한 메타톤은 예상치 못 한 상황이라는 듯, 네모 화면의 발광을 멈추면서 말했다.


 "어, 안 돼!"


 순간, 메타톤의 방송용 어조가 뒤틀렸다. 너는 소리도 지르지 못 했다. 땅이 아닌 절벽 아래로 너는 떨어지고 있었다. 땅이 있는 위치로 오기도 전에 너가 떨어져 버렸다. 뭐야, 이거 방송 사고야? 왜 메타톤 쟤는 아직도 날아다니는 채로 당황만 하고 있어? 뭐야? 야! 미친 어린 애가 지금 추락사하게 생겼잖아! 살려줘! 당장이라도 날아와서 구하는 장면 좀 연출하라고!

 하지만, 너는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너는 이제서야 상황을 파악하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표현하기 힘든 비명이었다. 너는 눈을 꽉 감았다. 추락하는 역풍에 눈을 못 뜨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너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

 .


 어느 순간, 역풍이 멈췄다. 오히려 공중에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너는 그 감각을 이해하지 못 하고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결국 어느 감각도 느껴지지 않다가, 너가 발을 땅에 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제서야 너는 눈을 떴다. 메타톤이 너를 놓아주려던 원래 지점인 곳 같은 곳에 그대로 서 있었다. 너는 어리둥절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너는 추락하고 있지 않았다.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보라색 건물 옆에 있던 남색의 벽돌 길이었다.

 남색의 길이 길게 이어지고, 옆에는 궁전의 테라스처럼 생긴 이상한 세트장이 있었다. 길게 위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고, 그 계단 위에는 누가 입던 것인지 알 수 없는 드레스가 있었다. 그리고……


 방금 너 영혼의 색이 파란색이지 않았어?


 '에, 뭐, 무슨 소리야?'


 그게 말이지, 어, 아 몰라 그냥 그런 게 있……


 "오오오! 저는 고장이 나버려서 함께 있을 수가 없겠네요오오오오……."


 메타톤은 언제 자신이 당황했냐는 듯, 천연덕스럽게 그대로 추락하는듯이 날아가고 있었다. 메타톤의 목소리가 멀어지다가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뭐야, 당황하는 것도 방송의 일환이었던가? 뭔가 이상한데, 이해가 안 되는군.


 '다, 다시는 타기 싫어지는데.'


 뭐, 그럴 만한 경험이었어.

 너는 일단 주변을 둘러봤다. 너의 바로 옆에 보라색 건물로 들어가는 문이 있었다. 너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그 건물로 걸어 들어갔다. 메타톤이 굳이 이상한 퍼포먼스까지 하면서 널 여기에 놓아준 건, 여기에 들어가라는 의도에서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는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너가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무언가 달콤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건물 내부는 살짝 어두운 듯했지만, 정말로 어두운 것이라기보단 전체적인 색감이 어두운 것이었다. 너는 달콤한 냄새의 발원지를 찾으려고 노력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다가 바닥에 있던 무언가가 너를 옭아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너는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지금 이 모습도 방송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힘차게 걸어갔다. 하지만, 힘차게 걸어갈 수가 없었다. 마치 바닥에서 너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순간 너는 소름이 끼쳤다. 바닥에서 너를 긁어댔다. 땅을 쳐다보았다. 회색의 실이 너를 휘감고 있었다. 그 실은 너를 옭아매다 못 해 끌어당기고 있었다. 너는 그제서야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을 느끼고 뒷걸음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되지 않았다. 회색의 실, 아니, 거미줄이 너의 허리께까지 감겨 올라왔다. 너는 몸부림쳤다. 하지만, 꿈적도 하지 않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봤다. 이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새, 샌즈! 메타톤! 누가 좀 도와줘요!"


 너는 도움을 요청했다.

 대신 달콤한 냄새가 났다.

 너가 부른 괴물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온 것 같다.

 

 [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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