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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프리스크 패러블 - 32 - (메타톤과의 요리쇼...?)

유동문학(221.141) 2016.06.04 20: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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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크 패러블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7.5  18  19  20  21  특별편  22  23  24  25  26  27 27.5  28  29  30 ]



 "오오 이럴 수가! 인간이 당당하게 요리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인간이 선보일 이번 요리는, 케이크입니다!"

 "케, 케이크? 케이크는 만들어본 적 없……"

 "일단 뒤에 달걀, 우유, 설탕이 있으니 그걸 빨리 이 앞에 가져오세요, 자기!"


 너가 요리를 제일 잘 한다고 말한 것은, 정말로 제일 잘 하는 게 요리였기 때문이다. 요리를 잘 한다고 한 적은 없다. 그리고, 너의 집 형편에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먹기는 커녕 사 먹기도 힘들었다. 쇠고기 스튜든 수프든 물이 있는 음식은 죄다 묽게 만들어서 먹는 형편이었는데 무슨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보겠는가. 하지만 너는 이미 시작한 쇼를 망칠 수 없었다. 일단 뒤에 있던 주방 기구들 위에 설탕과 계란, 우유가 있어서 그걸 볼에 담아 가져왔다. 메타톤이 그것을 받아 들고선 말했다.


 "오! 한 가지 재료가 빠졌군요!"

 "어느 거요?"

 "바로……"


 메타톤은 기계 팔을 싱크대 밑에 있는 서랍에 넣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무언가를 꺼냈다. 밀가루였다.


 "밀가루죠! 세상에, 밀가루 없이 케이크를 어떻게 만들겠어요? 오, 이런 밀가루가 부족하네요. 저 바깥에 있는 식탁 위에 밀가루가 있네요. 가져와 주시겠어요, 자기?"


 메타톤의 말대로 세트장 너머에 식탁이 하나 있었고 밀가루 봉지가 하나 있었다. 굉장히 의도적으로 저기에 놓았다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넌 별다른 생각 없이 그 밀가루를 가지고 오려고 식탁 쪽으로 걸어갔다. 너가 그 밀가루 봉지를 집으려고 하자, 그 식탁이 갑자기 기계음을 내면서 흔들리더니, 갑자기 식탁이 하늘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우와아!!"

 "이럴 수가! 밀가루가 하늘로 도망치고 있네요! 저걸 빨리 가져오지 않으면 요리 방송을 진행할 수가 없어요! 제가 힘을 쓸 수 밖에요"


 그 순간 너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리고 있는 것을 느꼈지만, 전화를 받을만한 여유는 없다고 생각해서 꺼내지 않았다. 메타톤이 자신의 외바퀴를 몸체 속으로 집어넣더니, 바퀴가 있을 자리에 로켓이 생겼고, 이내 불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 같았다. 도대체 저 기계 상자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 수가 없는 구조다. 바퀴가 들어가고 로켓이 나오다니.


 "자기, 빨리 저한테 올라 타세요! 저는 날아다닐 때 기계팔로 물건 집는 걸 제대로 못 한답니다. 자기의 도움이 필요해요!"

 "어? 네, 네!"


 너는 메타톤이 올라 타라는 말을 순간 이해하지 못 했지만, 일단 너는 메타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앞에서 잠깐 머뭇거리며 고민하다가, 메타톤의 머리 위에 걸터 앉았다. 너가 앉자마자, 메타톤은 기계 팔을 뻗어서 너의 몸통과 다리를 붙잡아서 떨어지지 않게 했다. 메타톤이 '발진!'이라고 외치자, 메타톤의 몸체가 붕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 나는 거예요?!"

 "그래요, 자기! 밀가루를 가져와야죠!"

 "다른 요리를 할 순 없어요?!"

 "그럴 수 없어요, 자기. 팬과의 약속은 중요하니까요."


 메타톤이 더욱 빠른 속도로 하늘로 솟아올랐고, 너는 그 위에서 잠깐 동안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내 그 속도감과 위기감이 오히려 재밌다는 것을 느꼈다.


 "우와!!"


 "자기! 제 눈은 앞에 달려 있다구요. 위를 쳐다보지 못 해요. 게다가 자기가 내 눈을 가리고 있으니까 절 조종하셔야 돼요. 제 기계팔 위를 보세요!"


 너의 허리를 붙잡고 있는 기계팔 위를 보니 어느새 상하좌우 화살표 버튼과 상승, 하강이라고 쓰여진 버튼이 있었다.


 "그걸로 절 조종하세요! 오! 이럴 수가, 위를 보세요! 밀가루가 너무 살아남고 싶은 나머지 저희를 방해하기 시작하고 있어요!"


 너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 밀가루 봉지처럼 생긴 로봇이 메타톤과 너를 향해 동그란 물체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동그란 물체가 네 옆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걸 자세히 보니 그냥 커피콩이었다. 네 머리 위에 몇 알이 떨어졌는데 은근히 아팠다. 그 밀가루 봉지 로봇은 또 어디선가 바구니를 꺼내더니 그 바구니에서 구름 같이 생긴 솜을 마구 던져대고 있었다. 너는 화살표 버튼을 눌러가며 그것들을 피했다. 굳이 맞아도 별 상관 없는 것 같은데 말이지.


 그리고 이거 요리 방송이었잖아. 요리 방송에서 왜 밀가루가 생존을 위해서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우리를 공격하는 거야? 그리고 저런 걸 왜 던지는 거야? 이게 재밌어?

 "세상에, 요리 방송이 조금 있으면 끝나버릴 거예요. 빨리 올라가요, 자기!"

 "네!"


 너는 상승 버튼을 눌렀다. 메타톤의 로켓 추진 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그리고 네 귀와 머릿결을 스치는 바람의 세기가 더욱 강해졌다. 훨씬 더 빠르게 너와 메타톤은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저 밀가루 봉지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미친, 밀가루 봉지 모양 로봇 주제에. 아니, 애초에 도대체 왜 이렇게 되는 거야?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 되는 거지?

 너는 위를 올려다보며 밀가루 봉지 로봇이 던져대는 물건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너는 게임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너는 게임이 얼마나 재밌는 것인지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특히 로봇의 머리 위에 앉아 비행하면서 하는 게임은 몇 배는 더 재밌을 것이다. 너는 이제 밀가루고 요리 방송이고 뭐고, 밀가루 봉지 로봇이 던지는 투사체들을 피하는 데에 열중했다. 집중하면서 메타톤을 계속 조종했다.

 어느 순간 식탁이 솟아오르는 것을 멈췄고, 밀가루 봉지 로봇도 멈췄다. 메타톤과 너는 밀가루 봉지 로봇 앞에 위치했다.


 "하하! 이제 이 밀가루를 무찔러주죠!"

 "네?"


 메타톤이 너의 다리를 잡고 있던 기계팔을 빼서 빙빙 돌리더니, 그대로 밀가루의 상판에다가 죽, 아니 주먹을 날렸다. 그대로 밀가루 봉지는 터져버리면서 밀가루가 사방에 휘날렸고, 그와 함께 메타톤의 미니 버전처럼 생긴 작은 인형도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요리할 생각은 없었구만. 하긴, 요리를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것도 정상적인 발상은 아니지. 어느 쪽이 더 비정상적이냐고 물어보면……, 난 그냥 가만히 있을래.


 "어, 그럼 요리는……." 

 "이제 별 상관 없어요. 전에 요리쇼 보신 적 없으세요? 케이크는 이미 만들어놨어요! 자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죠."


 메타톤이 기계팔 위의 화살표와 버튼을 숨겨버리고, 출력을 낮추어 천천히 땅으로 착지했다. 결국 메타톤이 로켓 대신 외바퀴를 꺼내서 땅 위에 섰다. 너를 꽉 잡고 있던 기계 팔이 풀렸고, 너가 메타톤의 머리 위에 앉는 바람에 땅에 떨어져버린 요리사 모자를 메타톤이 용암 속으로 화끈하게 집어 던져버렸다. 이제 재밌는 비행 게임은 끝이 난 것이었다. 너는 메타톤을 타고 날아다니는 게 정말 재밌었고, 그래서 내려가기가 싫을 정도였다. 결국 너가 입을 열었다.


 "저기, 메타톤 씨. 죄송하지만 조금 더 타고 놀고 싶은데……."

 "뭐라구요? 저를 올라탄 채로 놀고 싶다구요? 이럴 수가, 그건 제 계획에 없던 일이에요."


 너는 일단 메타톤의 머리 위에서 내려왔다. 메타톤을 바라보면서 너가 지을 수 있는 표정 중에 가장 불쌍해보이고 애절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면서 말했다.


 "한 번만 타보고 싶어요. 정말 재밌어요. 살면서 이렇게 재밌는 놀이는 처음 해봤어요. 제발요, 네?"

 "오오오, 이런! 인간이 이렇게 부탁한다면, 저도 거절하기가 힘드네요. 하지만, 퍼즐을 푸는 건 괴물들에게 정말 중요한 방송 컨텐츠예요. 시청자들의 의견을 무시할 순 없죠."


 메타톤이 어디선가 꺼낸 마이크를 입에 가져다대고, 카메라가 있는 듯한 위치를 바라보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시청자 투표를 시작합니다. 과연 제가 이 인간을 머리 위에 태우고 놀아야 할까요? 아니면, 원래 계획에 있던 핫랜드 탐험을 해야할까요? 여러분들의 선택에 따르겠습니다! 바로 지금! 지금 당장 투표해주세요!"


 정말로 하는 거야? 물론 결과는 뻔하겠지. 지하 세계의 괴물들이 원하는 건…… 





지금 당장 투표하세요! -http://www.strawpoll.me/10393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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