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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31

ㅇㅇ(61.96) 2016.09.10 21:10:15
조회 803 추천 32 댓글 8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아홉번째 / 열번째 / 열한번째 / 열두번째 / 열세번째 열네번째 / 열다섯번째 / 열여섯번째 / 열일곱번째 / 열여덟번째 / 열아홉번째 / 스무번째 / 물한번째 / 스물두번째 / 스물세번째 / 스물네번째 / 스물다섯번째 / 스물여섯번째 / 스물일곱번째 / 스물여덟번째 / 스물아홉번째 / 서른번째



- 좋아!


얌전히 앉아 숨죽이고 있던 아신이 매장소의 진맥을 보던 린신에 앞서 외쳤다.


“인석아, 그리 초를 치면 내 할 말이 없지 않아.”


발딱 일어나 목이 빠져라 뒤로 젖히고 매장소를 올려다보는 아신의 이마를 툭 친 린신이 들었지? 자네 괜찮네, 하고 매장소에게 말한다. 진맥을 위해 내놓았던 여린 손목이 소맷자락 너머로 사라지자 절로 벌어졌던 입을 닫은 아신이 문간까지 제법 먼 거리를 단숨에 다다다 달려가 바깥 날씨를 살폈다.


- 좋아! 좋아!


폴짝폴짝 뛰어 살랑살랑 오가는 바람마저 따스한 날씨를 반긴 아신이 다시 숨 가쁘게 달려 매장소와 린신의 곁으로 돌아왔다. 린신의 손가락이 가벼이 툭 치고 지나간 이마에 살포시 닿는 매장소의 손길에 굳은 아신이 이내 긴장을 푼다. 곧 녹아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아신을 보며 매장소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스륵 감겼던 눈을 뜬 아신이 매장소의 웃음에 몸을 배배 꼬며 수줍어하다 끄응 앓는 소리를 낸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눈치다.


“하지 마.”


저리 망설이며 우물쭈물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터였다. 린신이 나서서 아신의 말을 막자 매장소가 슬쩍 인상을 굳힌다.


“왜 아이의 기를 죽이나. 아신, 하고 싶은 말이 있니?”


저를 향한 다정한 말에 홀랑 넘어간 아신이 린신의 눈치를 살필 새도 없이 외쳤다.


- 야영!


야영이 하고 싶다고 외치는 눈빛 가득 설렘이 가득하다.


“안 돼.”


린신이 딱 잘라 말했다.


“괜찮다고 했잖은가.”

“자네가 괜찮은 게 어디 괜찮은 건가. 아신, 장소는 절대 안 된다.”


매장소는 안된다고 못을 박는 린신을 본 아신의 어깨가 본능적으로 축 늘어졌다.


- 괜찮아.


그리고는 이내 슬금슬금 린신의 옷자락을 붙든 아신이 좀체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밤이 되면 춥다.”

- 따뜻해.


지난 닷새 동안의 밤공기가 따뜻했던 걸 말하고 싶은 듯 손가락을 쫙 펼쳐 보이는 아신이다. 어지간히 기대했던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소심히 바깥 날씨를 거론하는 아신에게 매장소가 말했다.


“멀리 갈 수 없으니 정왕부 연무장을 빌리도록 할까.”


시무룩한 얼굴이 대번에 밝아졌다. 좋아 팔짝팔짝 뛰면서도 매장소의 손가락을 끌어안을 때는 아주 조심스러운 동작이다.


“자네 정말…!”


린신이 화를 삭이며 말을 삼키자 매장소가 살며시 린신에게 기대었다.


“다른데도 아니고 정왕부고, 또 자네가 있는데 문제될 게 무어야.”


애먼 곳도 아니고 정왕부를 딱 집어 얘기하니 반대할 명분이 없다.


“잠은 침소에서 자야 할 걸세.”


뾰로통한 린신의 어투에 매장소가 내 몸이 좋지 않으면 그 말을 따르지, 하고 여지를 남긴다. 린신의 품에서 뺨을 비비는 매장소를 보고 한껏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에 따끈따끈해진 제 귓가를 감싸 쥔 아신이 바쁘게 발을 놀렸다.


일이 묘하게 돌아간다. 아신은 부지런히 내달리며 생각했다. 린신만 있으면 되는데.

야영이란 말에 저와 마찬가지로 설렘을 고운 눈 가득 채워 넣은 매장소에게 홀랑 넘어가 본 목적을 잊고 있던 아신은 쿡쿡 찔린 양심에 에구구,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장소가 있으면 안 되는데. 저를 향해 다정히 웃던 어여쁜 매장소를 떠올린 아신은 이내 괜찮아! 하고 힘차게 외쳤다. 



믓 린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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