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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별★'들을 만나다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12.22 09:32:04
조회 1758 추천 0 댓글 8


경쟁이 치열한 첨단기술 산업분야의 특성상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LCD 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최대 과제이자 목표였다. 투자 타이밍이 몇 개월만 늦어도 경쟁에서 뒤쳐지기 때문이었다. LG필립스는 MOU 체결 당시 2005년 상반기까지 공장 착공이 이루어지길 희망했다. 이 일정도 현실적으로 빠듯하다고 혀를 내둘렀는데, 얼마 후에 1년 단축을 요구하더니 조금 지나자 6개월을 더 앞당겨 달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마음이 급해졌다. 지금까지 없었던 대 역사인 만큼 요구를 들어주긴 들어줘야겠는데 이게 도무지 가능한 일인지 앞이 캄캄했다. 지금까지의 관례나 행정절차상으로는 안 되는 일인데, 더구나 군사 요새인 휴전선 턱밑인데…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결국 우리는 해냈다. 그래서 MOU 체결 13개월 후인 2004년 3월에 공장 착공식을 거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빨리 공장 착공이 이뤄진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나는 스피드 행정에 발동을 걸었다. 내가 일정 단축을 위해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관련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경기도에 대외지원반을 구성한 것이다. 도의 간부를 중심으로 국회 대응반, 중앙부처 대응반, 군 대응반, 언론 대응반을 만들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부지사와 실·국장들에게는 담당 국회의원과 담당 중앙부처 관련자를 지정하여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도록 했다.   실무를 맡은 경기도의 공무원들은 파주 LCD 산업단지 사업이 경기도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얼마나 크고 중요한 사업인지 설명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관계부처를 발이 닳도록 찾아다녔다. 나 역시 관계 장관을 수도 없이 만났다. 장관을 만나고 나올 때는 어김없이 실무 국장은 물론 어느 때는 심지어 사무관까지 직접 찾아가 협조를 당부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처음에는 싸늘하던 중앙부처에서도 적극적인 지원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중앙정부 내에 ‘정부합동지원반’이 구성되기에 이른다. 이리하여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의 지휘로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등의 중앙부처와 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에서 24명의 담당자들이 참여하여 구성한 ‘정부합동지원반’은 LG필립스의 원활한 증액투자와 공장 설립을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섰다. 이럴 때 천군만마를 얻었다는 표현이 안성맞춤이겠다 싶었다. 아마도 그때 구성됐던 ‘정부합동지원반’은 단일 외국인 투자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한 최초의 ‘중앙정부 TF팀’일 것이다. 중앙정부와 달리 군과는 문제 해결의 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전인 2003년 1월초 파주시를 통해 산업단지 예정부지의 관할 부대장에게 다국적기업 유치에 관한 군 작전성 검토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군에서는 한 달쯤 지나서 ‘산업단지 조성을 허용할 수 없다.’는 ‘부동의(不同意)’ 회신을 보내왔다. 그때는 이미 MOU 체결까지 마쳤을 때였다. 그래도 처음엔 나라를 위한 일인데 군에서 협조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간부들이 수십 차례 관할부대와 합참을 방문해 협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군에서는 줄곧 불가하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이었다. 파주 일대가 수도권 방어 작전상 매우 중요한 지역이고, 공단이 조성되면 작전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질 뿐더러 각종 훈련장도 훼손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도리어 부지 위치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어떻겠냐는 식의 역 제의를 해오는 판이었다. 만약 군의 요구대로 한다면 도시 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일정이 1년 넘게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을 LG필립스가 동의할 리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나는 무척 다급해졌다. 이미 MOU까지 체결했고 서둘러 사업이 이뤄져도 계획한 일정을 지키기 어려운 판에 군이 부지를 내주지 않는다면 LG필립스가 일방적으로 협약을 해지해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군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금 사단과 군단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했다. 그 즈음이 아마 내 생애에서 가장 ‘별’들을 많이 만났던 때가 아닌가 싶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를 통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군 당국을 설득해줄 것도 요구했다. 동시에 나는 나대로 군단장을 직접 만나서 설득작업을 벌였다. “LG필립스사 관련 프로젝트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군에서도 이 사업이 국가경제적인 중요성을 갖는다는 점을 무시하면서 무작정 ‘NO’라고 거부하는 게 아닙니다. 수도권 안보에 문제가 생기는 구석만 없다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지요.” 나의 간청에 군단장도 사정은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난색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었다. “산업단지로 지정해주시면 군 시설물을 이전하거나 보완 대책을 수립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군 시설물 인근 지역은 녹지대 조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차단하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한번 검토해 봅시다. 그러나 방법을 찾기가 쉽진 않을 것 같네요.” 보완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군단장은 확답을 미루었다. 그나마 그날 면담을 계기로 국방부의 입장이 ‘검토 가능’으로 바뀌어가는 걸 느낄 수는 있었다. MOU를 체결한 지 꼭 한 달 보름이 지난 3월 말, 군 장성들이 LG필립스의 본 단지 50만 평이 눈 아래로 펼쳐져 보이는 파주 월롱산 정상에 모였다. 군 작전상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라며 군 작전성 협의에서 부동의 입장을 견지해오던 ○○군단장이 이날 입장을 바꿔 부지 입지를 수용했다. 군으로서도 고심의 흔적이 역력한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날 월롱산 정상에서 군이 우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산업단지 지정 절차를 가로막고 있던 큰 장애를 넘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06년 4월 27일 역사적인 준공식 날, 나는 축사를 통해 잊을 수 없는 그분들을 상기했다. “국방부와 군 관계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경제가 곧 안보라는 앞선 생각으로 적극 협조해주셔서, 이제 파주는 분단의 현장에서 평화와 경제도약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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