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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실속있는 스케줄 짜기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02.12 15:07:52
조회 2501 추천 0 댓글 7


2004년 9월초 미국과 일본의 첨단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방문 역시 목요일 오후에 출발했다. 9월 2일 저녁 7시 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시간은 9월 2일 오후 2시경. 여기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다음날 투자 상담이 예정되어 있는 3M 본사가 위치한 중부의 세인트폴의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2시경이었다. 기내식으로 나온 빵 몇 조각과 음료만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한 터라 다들 허기진 상태였다. 여장을 풀고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새벽 6시에 일어났다. 7시부터 조찬을 겸해 투자 상담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3M 본사로 가기 위해서였다. 잠을 못 잔 탓에 다들 눈이 부스스했다. 투자 상담을 마치자마자 다시 오후에 일정이 잡힌 리어사와 델파이를 방문하기 위해 디트로이트 행 11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세인트폴을 떠났다. 점심식사는 당연한 듯이 걸렀다. 오후 3시 리어사 방문, 4시 30분 델파이 방문 등 숨 돌릴 여유조차 없는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저녁엔 한국인 엔지니어들과 만찬을 하고 토요일인 다음날은 미국인 회사가 쉬기 때문에 교포 관련 회사를 두 곳 더 방문해 투자 상담을 했다. 미국에서의 일정을 마친 토요일 오후,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미주 담당 실무팀은 임무가 끝났으므로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일본 담당 실무팀과 함께 도쿄 행 비행기를 탔다.   도쿄의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것은 일요일 오후 6시경. 다음날인 월요일은 아침 일찍부터 시작해 하루 동안 일본기업 세 곳과 투자 상담을 벌였다. 어차피 일을 보지 못하는 주말을 날짜변경선까지 이용해 이동시간으로 활용한 덕분에 5박 6일의 시간은 투자유치를 위해 오롯이 활용할 수 있었다. 일본을 거치지 않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바로 돌아올 때는 미국에서 금요일까지 꽉 채운 일정으로 일을 보고 일요일에 도착하면 월요일부터 국내에서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업무시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날짜변경선 때문에 하루를 까먹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업무가 실속 있게 연결되는 스케줄이다. 물론 이것은 나만의 노하우가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의 CEO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정관리 방법이기도 하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하도 커서 동부의 뉴욕과 서부의 샌프란시스코만 해도 서너 시간의 차이가 있는데 이것 역시 시간 절약을 위한 방편으로 자주 이용했다. 예를 들어 이른 아침 동부에서 투자 상담을 하고 점심 때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오후에는 다시 서부에서 투자 상담을 할 수 있다. 또 저녁 비행기로 이동하여 시간 낭비 없이 아침 일찍부터 조찬설명회를 하는 식이다. 우리 직원들이 이러한 일정을 똑 떨어지게 부르는 말이 있다. “해를 따라 서쪽으로!”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기도 해외투자유치단에 한번이라도 동행했던 사람들에게 다음에 또 함께 가자고 하면 대부분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사양한다. 처음에 초청하면 무슨 여행이라도 떠나듯이 흔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나서던 사람들이다. 다소 바쁜 일정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적당히 여유를 부리며 관광할 짬은 낼 수 있겠지, 저녁시간엔 술이라도 한 잔 하며 이국의 낭만을 즐길 수 있겠지 하며 막연한 기대를 하고 따라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하룻밤만 보내고 나면 이러한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목적지에 저녁 늦게 도착해 다음날 조찬설명회를 시작으로 여기저기 하루에 네다섯 곳씩 찾아다니다 보면 대개 점심은 기내식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버스나 공항에서 김밥으로 때우기 일쑤이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 ‘휴~’ 하고 한숨을 절로 쉰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일정표에는 거리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스케줄에 대해 감히 상상도 못 한다. 특히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큰 나라에서는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때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이 걸린다. 일정표에서 비어 있다고 생각했던 시간은 사실 자동차나 비행기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여유시간이라기보다 일의 연장인 셈이다. 더구나 심야시간을 이용해 비행기로 이동하고 다음날 새벽부터 일정을 소화하는 날이면, 관광은커녕 잠이라도 제대로 자고 끼니라도 제대로 챙겨 먹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아마 나와 함께 출장을 가봤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대개 이런 과정을 거쳤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얼마 전인 2006년 4월 유럽투자유치방문단에 여주이천 지역의 이규택 국회의원이 함께 참가했다. 이 의원도 어디서 들었는지 경기도 투자유치 팀을 따라가면 고생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는 있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짬은 좀 나겠지 하고 생각하신 모양인데 돌아오는 시간까지 빈틈없이 일정이 진행되자 특유의 농담조로 불만을 터트렸다. “그래도 해외로 나왔는데 손주들 선물 살 시간이라도 좀 줘야 할 것 아니오?” 그분의 말씀은 사실 불만이라기보다 우리 경기도의 투자유치팀에 대해 느꼈던 뿌듯한 자부심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안다. 말로 듣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하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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