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국민 좀 먹고살게 해주세요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06.21 17:52:43
조회 4943 추천 12 댓글 24


“국민들 먹고 살게 해주세요.”
지난해 추석 무렵 가까운 사람들과 지리산에 올랐다. 매년 여름휴가 때면 지리산을 오르곤 했는데 작년에는 평화축전 등 경기도의 여러 행사 때문에 뒤늦게 가진 산행이었다.
능선을 따라 걷다가 자연스레 말동무 한 사람을 만났다. 직업이 트럭운전사라고 했다.

“요즘 정말 죽을 맛입니다.”
나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에 그는 내가 정치인이란 걸 알아보고 대뜸 신세한탄으로 답했다.
“경기가 정말 안 좋죠?”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한 마디로 죽으라는 거나 다름없죠.”

그의 넋두리 섞인 얘기에는 머리가 끄덕거려졌다. 한 달 내내 운전을 해서 버는 수입은 300만 원 정도, 그 중에서 할부금 내고 기름값 빼고 세금 떼고 나면 손에 떨어지는 건 100만 원이 채 안 된단다. 이 돈으로 애들 교육시키면서 밥 먹고 살기가 참 팍팍하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나마도 수입이 점점 줄어드는 판이라 앞으로 세상 살 일이 더욱 막막하다고 했다. 

 “국민들 좀 먹고 살게 해주세요.”
산행을 마치고 헤어질 때, 내 손을 꼭 쥐며 했던 말이 천근 무게로 가슴 한켠을 짓눌렀다.

 얼마 전, 제주도에 사는 실직한 40대 가장이 딸에게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준 뒤 자살했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읽었다. 3년간 취업을 못 해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2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도 있었다. 이런 소식들을 전해들을 때마다 속이 치밀어 오른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가 꿈을 접고 죽음을 선택해야만 하는 현실, 한창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한 삶을 설계해야 할 가장이 생계의 절벽 앞에서 죽음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자화상인가 싶어 분노가 치밀었다.

도대체, 우리의 현실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이 정권은 입만 열면 서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어째서 서민들은 갈수록 더 깊은 생활고의 늪으로 빠져들어야 한단 말인가. 
나는 정치인이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주어, 적어도 배고파 좌절하고 몸부림치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그 어떤 명분을 들이대도 정치는 국민을 배부르고 등 따습게 해주는 일이 가장 우선이다. 국민이 배고픈 나라, 국민을 굶기는 정권은 잘못된 정권, 실패한 정권이다.

30여 년 전, 혈기왕성했던 20대 학창시절부터 나는 늘 서민들의 생존권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개발독재 시대의 18시간에 가까운 살인적인 노동시간과 열악한 노동조건, 그리고 노동 강도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가난한 노동자와 빈민들의 ‘생존권 보장’ 문제는 당시 나의 삶의 목표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민중들의 ‘생존권보장’을 실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산업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대학시절 무기정학을 맞고 강원도 탄광에 가서 일했고, 졸업하고 나서는 소설가 황석영과 함께 구로공단에 조그마한 자취방을 얻어 목공장 노동자로 일하기도 했다. 유신체제 아래서 수배를 받고 도망을 다닐 때는 철공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후 박형규 목사를 만난 다음부터는 청계천 판자촌에 사는 가난한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빈민운동을 했다. 그랬던 손학규가 지금 일자리 창출과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30년 전의 대학생 손학규가 한국비료 밀수사건 규탄 데모로 무기정학을 받고 유신체제의 반서민적 기업정책에 대항하여 투쟁했다면, 지금의 손학규는 우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첨단외국기업 유치를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잘못된 관행과 규정을 고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30년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사업, 서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21세기형 투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때는 노동자의 인권을 위한 투쟁이라면 지금은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한 투쟁이다. 어찌 보면 시대가 다르고 방법이 달라 보이지만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뜻은 똑같다.
노동운동, 빈민운동을 펼치던 청년 시절의 그 열정을 그대로 퍼부어 우리 시대의 서민들의 삶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청에서 과천 정부종합청사나 서울로 갈 때 자주 이용하는 과천-의왕고속도로의 과천터널 앞에는 경기도의 일자리 창출 성과가 표시되는 전광판이 있다.
전광판을 볼 때마다 나는 새롭게 마음을 다잡으며 초심으로 돌아가곤 한다. 언제쯤 과천터널을 일자리 걱정 없이 지날 수 있을까.

>>< src= width=1 height=1>>>>>

추천 비추천

12

고정닉 0

4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공지 [공지]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연재합니다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27 2771 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국민 좀 먹고살게 해주세요 [2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21 4943 12
17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경기도만 잘되자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12 2593 0
17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자국 기업을 역차별하는 나라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08 2270 0
17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나라를 위해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04 2430 0
17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세상에 공짜 투자 유치는 없다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29 1533 0
172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노조와 함께하는 투자유치활동 [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25 2040 1
17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외자유치? 아니죠!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14 2058 0
170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경제 비즈니스는 친목활동이 아니다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09 2134 0
169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외국기업 [1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30 2321 1
168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에피소드 1,2,3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24 2049 0
167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단지 길 하나 내준 것뿐인데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20 1640 0
16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다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16 2128 0
16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구로다 사토미 미크니색소 사장의 詩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05 1994 0
16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일단 쳐들어가라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02 2118 0
16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백고초려인들 마다하랴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9 2110 0
162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배알이 뒤틀려도 참고 견뎠다 [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6 2363 0
16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실적에 급급해 하지 마라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3 1477 0
160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일본 기업인과의 폭탄주 한잔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0 2702 0
159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맨땅에 헤딩한 지멘스 R&D센터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07 2837 0
158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스미토모와 (주)농심의 토지 맞교환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26 2985 0
157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미국에서 압수당한 김밥 [9]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20 3464 0
15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실속있는 스케줄 짜기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12 2501 0
15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오우, 크레이지 스케줄!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05 2698 0
15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그렇게 떼를 쓰시더니, 이제 만족하십니까?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31 3015 0
15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2012년까지 자그마치 25조원! [9]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23 2777 0
152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흥분한 주민들과의 줄다리기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17 2221 0
15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내가 책임질테니, 땅 파요!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09 2839 0
150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5천평짜리 초대형 천막의 비밀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02 3270 0
149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난제 중의 난제, 분묘 이장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27 2386 0
148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별★'들을 만나다 [8]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22 1760 0
147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어디 마음대로 되나 봅시다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18 1721 0
14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저 손학규, 믿어주세요 [1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12 2104 0
14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무조건 LG필립스를 잡으시오!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08 2537 1
14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당장 소방헬기 띄워! [2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04 2753 0
14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그렇게 떼를 쓰시더니 이제 만족하십니까? [4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01 2044 0
14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총성없는 일자리 전쟁의 시대 [5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27 2105 0
140 이제 답변해 보겠습니다 [4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17 2757 0
139 100일 민심대장정 - 사람 죽이는 정치 때문에 [2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31 2625 0
138 100일 민심대장정 - 손학구 혹은 민심대작전 [28]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23 2709 0
137 100일 민심대장정 - 내가 맨 땅에 헤딩하는 이유 [1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16 2677 0
136 100일 민심대장정 - 껍데기는 가라!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12 1660 0
135 100일 민심대장정 - 좌우가 없어야 희망이 보인다 [1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08 1797 0
134 100일 민심대장정 - 결국은 교육이다 [48]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02 2765 0
133 100일 민심대장정 - 무조건 농촌은 살려야 한다 [1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26 2067 0
132 100일 민심대장정 - 커서 엄마처럼 살래?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25 1758 0
131 100일 민심대장정 - 군인의 아내로 살아가기 [11]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8 3353 0
130 100일 민심대장정 - 갱 안에서의 담배 한 개피 [2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5 2654 0
129 100일 민심대장정 - 에이 씨발 밥도 못먹게... [2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3 5520 0
128 100일 민심대장정 - 삼성이 자랑스럽고, 또 걱정스럽다 [29]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2 3610 0
123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