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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스미토모와 (주)농심의 토지 맞교환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02.26 10:11:52
조회 2985 추천 0 댓글 6


스미토모와 (주)농심의 토지 맞교환 “ 150년 전통의 우리 스미토모화학은 이제까지 한번도 정부의 신세를 지지 않았습니다. 관서지방의 기업 전통이자 스미토모의 자부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스미토모가 정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 지방정부, 경기도에 큰 신세를 지게 된 것입니다. 손학규 도지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4년 2월,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에 마련된 일본기업인 초청 만찬 리셉션에 참석한 스미토모의 CEO 나카모토 마사미 부사장의 인사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때는 1조 3천억 엔의 매출을 자랑하는 일본의 거대기업 스미토모화학이 경기도에 5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투자를 결정한 직후였다. 참으로 기쁘고 고마운 말씀인데, 사실 그 인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로 (주)농심의 대표이자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회장과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경기도 공무원들이었다. 스미토모화학의 투자 프로젝트는 2003년 6월 산업자원부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부터 비롯된다. 이미 포승국가공단 4만5천 평에 공장을 세워 운영하고 있던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이 5억 달러 규모로 공장을 확장하고자 하는데 경기도가 확장 부지를 물색해줄 수 없겠느냐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부지를 물색하는 일이라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겠지만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의 인접지역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평택에서 생산하고 있는 편광필름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 새로 공장을 세울 경우 고압전력, 공업용수 등 인프라를 마련하는 비용만 250억 원 이상 투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전에 공장을 설립할 때 환경 피해를 둘러싼 지역 주민과의 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어 새로운 곳에 공장 설립을 꺼리는 점도 작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스미토모가 선호하는 그 인접 지역의 땅은 농심에서 공장 신설을 위해 이미 매입해버렸다는 점이었다. 스미토모의 속내는 결국 경기도가 주선하여 농심이 선점해둔 땅을 매입할 수 있도록 어떻게 협상해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당시 그 땅은 농심이 1995년에 매입하여 공장 설계까지 진행 중인 상태라 협상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마침 이때 우리 투자유치단이 공식적으로 일본을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스미토모 본사 방문도 일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스미토모 본사를 방문했을 때 그쪽의 핵심적인 건의사항도 바로 그 내용이었다. “우리 스미토모화학이 한국에 추가로 투자할 수 있도록 부지 확보에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경기도에 공식 요청하기 1년 전쯤 스미토모화학 한국지사에서 농심과 접촉한 적도 있었다. 당시 농심은 매도 가격으로 조성원가의 2배를 제시하는 스미토모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스미토모 입장에서는 추가 투자가 절실하지만 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한국을 포기하고 대만으로 투자처를 옮기려는 계획을 검토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나는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도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의논을 거듭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농심이 장기적인 사업 계획에 의해 최적의 위치에 마련한 땅을, 그것도 무인공장을 세우기 위해 공장 설계까지 마친 부지를 돈 몇 푼 더 준다고 쉽사리 내놓을 것 같지는 않았다. 스미토모 입장에서도 인접 지역인 그 땅이 아니면 투자가 어려우니 해결책이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토지 맞교환은 어떨까요?” 누군가의 제안에 무릎을 탁 쳤다. 그러니까 농심이 공장 설계를 마치기는 했지만 아직 빈 땅으로 남아 있으니 농심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공단 부지를 제공하는 토지 맞교환이 이뤄질 수만 있다면 스미토모의 투자를 현실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실낱같은 가능성으로 경기도가 어렵사리 찾아낸 대토는 토지공사로부터 매입 협상을 벌이고 있던 포승공단 가장자리 땅 9만 평. 이로써 농심에 제시할 카드는 마련된 셈이었다. 그러나 말이 쉬워 토지 맞교환이지, 자기 집 앞 수십 평 땅이 수용되어도 펄쩍 뛰는 세상에 수백억 원짜리 땅을 선뜻 내놓는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일까? 실무선을 통해 일차적으로 접촉해본 결과는 비관적이었다. 실무자들의 힘으로는 윗선에 말도 못 붙이는 분위기였다. 핵심은 오너, 신춘호 회장의 결단밖에 없었다. 농심 회장에게 나의 뜻을 전할 방법이 없을까 하여 내가 직접 나서서 주변 사람들에게 수소문을 했다. 한쪽으로는 신 회장과 가까이 지내는 기업인을 통해, 다른 한쪽으로는 신 회장의 가까운 인척을 통해 “내가 직접 만나 뵙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얼마 후 예상했던 대로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는 회신이 왔다. 신 회장이 정치인은 만나지 않는다는 소문을 이미 듣고 있던 터였다. 나를 직접 만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나는 신 회장이 내 요청을 받아들여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감을 받고 있었다. 나는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본격적으로 농심과 접촉하기로 했다. 2003년 9월 나는 농심 사장을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과 외국첨단기업유치에 있어서 경기도가 처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농심의 대국적인 용단을 부탁했다. 말 꺼내기조차 민망하였지만 외자유치에 목이 말라 있던 내겐 이것저것 따지고 체면 차릴 형편이 못 되었다.   뜻을 전한 다음 성사 여부를 놓고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즈음, 마침내 농심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신춘호 회장으로부터 “토지 맞교환에 동의하겠다.”는 고마운 말씀이 날아들었다. 외자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란 대의명분을 위해 내린 살신성인의 결단이었다.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   농심의 토지 맞교환 수락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언론이 보기에도 쉽지 않은 일이 성사가 되었기 때문이리라. 마침 ‘부부 스와핑’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때라 ‘토지 스와핑’이란 제목으로 보도되어 더 관심을 끌었다. 나는 토지 맞교환 수락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직접 농심을 방문해 신 회장을 만났다. 듣던 대로 엄격한 분이었다. 애당초 사업을 정치와 연계시켜 할 생각이 없다는 신 회장은 구설수에 오르랴 싶어 아예 정치인 만나기를 꺼려했다. 따라서 그날 나와의 만남은 아주 특별했던 셈이다. 아들 셋이 한 회사에 같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한 아들은 외근 중이라 둘만 불러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나라가 기업을 돌봐야 하는데 기업이 나라를 걱정해서 용단을 내려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나는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당시는 사회적으로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못할 때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내린 농심의 결단은 더욱 빛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기업이 나라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했다. 국채보상운동이나 금 모으기 운동할 때의 마음과 일맥상통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 뒤로 연설할 기회가 있으면 ‘나라가 기업을 돌봐야 하는데 기업이 나라를 돌보고 있다.’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농심의 토지 맞교환’을 이야기하곤 했다. 신 회장을 만난 지 며칠 후인 11월 7일, 경기도청 회의실에서 스미토모 한국지사인 동우화인캠, 농심, 경기도 3자가 함께 모여 토지 맞교환 3자 협약서를 만들고 서명했다. 경기도로서는 중매를 잘 선 덕에 4만5천 평의 땅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160억 원의 국가예산을 절감하면서도 5,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와 8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한 민간기업 오너의 애국심과 1%의 가능성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던 공무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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