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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난제 중의 난제, 분묘 이장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12.27 15:22:22
조회 2386 추천 0 댓글 4


2003년 7월 31일, 드디어 파주시 월롱면 일대 50만 평이 파주 LCD 지방산업단지로 지정 승인을 받았다. 산업단지 지정 신청을 한 5월 29일로부터 불과 2개월만이고,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6개월만이었다. 당초 LG필립스와 약속한 2003년 10월보다도 3개월이나 앞당겨 산업단지 지정 승인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그러나 산업단지 지정 승인을 받았다고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실시계획이 승인되고 공장이 착공되기까지는 많은 난제가 놓여 있었다. 토지와 지장물의 보상 문제, 산업단지 내의 분묘이장 문제, 인프라 공사를 위한 국비 조기 확보 문제, 문화재 시·발굴조사 문제, 실시계획 승인 절차 등이 큰 문제였다. 어느 것 하나 풀기 쉬운 문제는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분묘 이장 문제는 난제 중의 난제였다. 단지 조성 부지는 산이 많은 지대라 묘지가 꽤 많았다. 일반 임야나 논밭은 적절한 보상가격을 정해 사들이면 되지만 묘소 이전 문제는 조상을 섬기는 풍속과 연결되어 있어 그리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공장이나 집은 협의 매수가 안 되면 강제매수 절차가 있다지만 묘지는 함부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분묘 개장 공고를 하고 안내문을 부착하면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연고자를 파악해본 결과, 무연분묘가 86기, 유연분묘가 346기로 밝혀졌다. “분묘마다 담당자를 지정해 묘소 이전 설득 대책을 세우세요.” 분묘 이전 문제를 앞두고 나는 담당자들에게,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사실 분묘 이장은 사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였다. 더욱이 2004년 3월까지 공장 착공을 하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하루하루 애타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묘지 주인들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분묘별로 담당자를 지정해서 밤낮없이 연고자를 찾아내고 정황을 설명한 후 이장을 설득했다. 하지만 냉랭한 태도에 조금도 변화가 없다는 보고 일색이었다. 분묘 중에서도 경주 이씨, 안동 권씨, 장수 황씨, 밀양 박씨 등 4개 종중의 묘가 가장 설득하기 어려웠다. 유교적인 사고가 강한 종중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힘든 데다, 우선 종중회의를 거쳐 이장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어르신, 어려우시더라고 나라를 위해 큰 결단을 부탁드립니다.” “허허… 딴 건 몰라도 종중 묘소 이전 문제는 쉽지 않아요.” 종중 대표들에게 직접 매달리다시피 분묘 이장을 부탁하기도 여러 차례였다. “다시는 찾아오지 마시오.” 실무를 맡은 담당자들은 수차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제삿날이나 종중회의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참석하여 결정권이 있는 종중 어른께 넙죽 큰절을 올려가며 분묘 이장을 읍소했다. 심지어는 문전박대하는 종중 큰 어른 집 앞에서 사흘 동안 밤을 지새우며 기다린 적도 있었다. 결국 그 정성에 감복했는지 아니면 보는 것도 지긋지긋했는지 “알았다.”며 이장을 허락해주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던가? 냉랭하기만 하던 종중 어른들의 마음도 서서히 녹아들어 절대로 움직일 것 같지 않던 종중 묘들도 이장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당월에 묘소 이전을 해야 한다며 10여 일 걸리는 행정 절차를 줄여달라는 식의 요구까지 들어왔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유가 있었다. 우연이었는지 그 달이 바로 음력 윤달이었던 것이다. 윤달은 묘소 이전을 하기에 더할 수 없이 길(吉)하기 때문에 민간에선 윤달을 택해 묘소 이전을 하는 전통이 있다. 이왕 이장할 수밖에 없다면 윤달인 그 달에 서둘러 이장해야겠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늘도 도운 셈이었다. 만약 ‘윤달’이 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묘소 이전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더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혔을지도 모른다.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몇 개월 동안 묘지 432기의 이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묘지별로 지정된 담당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아니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로써 최대 난제인 분묘 이장 문제는 착공 예정일인 2004년 3월 이전에 모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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