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 8년,  대궐 별전

태상왕 사쿠라는 사경을 헤메이며 누워있고,  상왕 허윤진과 세자 김가람과 내관들이 옆을 지키고 있다.

가람은 슬픈 표정으로 입을 연다

"태상왕 전하! 부디 기력을 되찾으시고 일어나시옵소서! "

윤진 또한 입을 연다

"태상왕 전하! 곧 의관들이 약을 지어 올릴 것입니다  부디 기력을 회복하소서!"

윤진이 내관에게 묻는다

"헌데 주상은 어디 가셨소?  "

"도성 밖에 급한 일이 있어 잠시 가셨습니다. 곧 돌아올 것이라 하옵니다"

"그래? 빨리 주상이 이리로 와서 자리를 지켜야 할텐데"

사쿠라는 이들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때! 사쿠라가 악몽을 꾼듯 눈을 버럭 뜬다...... 사쿠라는 다행이라는 눈빛을 보인다

이윽고 채원이 놀라서 되묻는다

"태상왕 전하! 태상왕 전하!  깨어나신 것이옵니까? "

"그...래..... 주상..... 이곳은 어디인고?"

"대궐의 별전이옵니다  상왕전하와 세자가  태상왕 전하의 쾌유를 빌고 있사옵니다... 부디 일어나소서...."

하지만 사쿠라,  명이 얼마 안남은것을 직감하며  지시를 내린다

"세자를 이리로 오라 하시오...."

"예 "

세자 가람은 사쿠라의 곁으로 와 귀를 기울인다.

"세자..... 내가 마지막으로 유언을 하겠네.... 훗날 보위에 오르거든 부디 나라를 잘 다스려 주게..... 또한 주상의 국정을 도와서 종묘사직을 지켜야 하네...."

가람은 눈물을 흘리며 답한다

"태상왕 전하!.... 이렇게 가시는 것이옵니까? "

"허허..... 나도 이제 갈때가 되었네.... 세자는 부디 훗날 보위에 올라 사직을 번영케 하여라...."

"태상왕 전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이번에는 윤진과 채원을 불러모은다

"윤진과 채원은 이리로 오라......"

"예 태상왕 전하......"

"그동안 날 보살피느라 고생이 많았어....... 너희들은 서로 형제지간이니 부디 싸우지 말고.... 우애있게 지내거라.... 또한.... 채원은 ... 이 나라의 임금으로써 내가 세운 이 사직을 반드시 번영케 하거라....."

채원이 눈물을 흘리며 답한다

"태상왕 전하!  그동안 소자가 속을 썩인 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

"괜찮다....... 모두 지나간 일이 아니던가....... 자..... 내가 죽거든........ 그....... 고향에........ 윽 윽!"

사쿠라는 마지막 말을 끝맺지 못하고 눈을 감는다

"전하!"

"전하!"

채원과 윤진 가람  그리고 바깥의 문무백관들이 모두 엎드려 통곡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하이브 왕조의 창업군주 사쿠라,  그는 이렇게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치고 눈을 감았다.  일개 변방의 무장으로 태어나 스타쉽의 중앙 정계에 입문한 그는  카즈하 등과 함께 세력을 모아 마침내 스타쉽 왕조를 무너뜨리고 새 왕조 하이브를 개창했다.  하지만 후계구도의 잘못된 정립으로 채원의 난을 발단시켜 결국 말년에는 모든 권력을 빼앗긴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었다.  이는 창업군주의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의 굴곡이 아닐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