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담을 시작한 경기도는 비밀리에 유치전략을 펼쳐갔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원스톱 행
정지원은 물론 기업의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 특히 경기도의 균형발전과 안보적 효과를
위해 파주 월롱지구를 제1후보지로 제시하는 전략적인 유치활동의 결과 LPL사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
작했다.
국가적 전략산업, 포기는 절대 불가
LPL사의 유치는 대규모의 국내외 자금유치뿐 아니라 우리나라 최대의 전략산업인 LCD 산업을 발전
시킴으로써, 앞으로의 지방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기회 중의 기회였다. 뿐만 아니라 전체 총액의 감소는 물론 점점 소액화되어 가는 외국인투자
상황을 일시에 해소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어 줄 것이었다.
경기도 유치가 무산될 경우 LPL측에서는 중국, 대만, 북유럽 등의 해외 투자처를 고려하고 있었다.
만약에 경기도에서 실패한다면 막대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세계최고 LCD 첨단기술이
유출됨으로써 우리나라 전체의 수출전략에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었다.
경기도에서는 투자상담 전화를 받은 즉시 유치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부지조성이나, 공장설립까지
의 촉박한 일정, 남아 있는 공배법의 불씨, LPL사를 강하게 유혹하고 있는 중국의 존재 등 많은 불리한
여건이 있었지만 지역경제와 국익을 위해 "절대로 성사" 라는 기치 아래 가능한 방안들을 찾고 또 찾았
다. 물러 설 곳은 없었다.
철저한 보안 유지
LPL측에서는 처음부터 철저한 보안유지를 경기도에 당부했다. 이는 외부에 정보가 새어나갈 경우 경
쟁국, 또는 필립스 본사 등의 불필요한 잡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첨단산업인 LCD산업은
정보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도내에서도 관련사실을 아는 사람은 고위층과 실무관련 몇 명밖에는 없었다. 이는 "경기도가 뛰고 있
다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 다른 지역 특히 중국을 자극하여 방해공작이 벌어질 것을 염려"하여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경기도내는 물론이고 관련업체나 언론에서도 투자 유치가 결정되어 투자양해각서가 공식적으로 체결
될 때까지 파주에 LPL의 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다양한 인센티브 지원
국가적으로나 경기도 자체적으로나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유치 가능
한 투자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도에서는
유치지역을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하여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해 조세감면, 도로 및 용수시설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국세는 처음 7년 동안은 100% 면제가 가능했고 이후 3년 동안은 50%를 감면 받을 수
있었다. 지방세는 15년 간 100% 면제되었고 도로 및 용수시설 역시 100% 지원이 가능했다.
그 외에도 2억 원 한도에서 고용보조금을 지원, 2억 원 한도에서 교육훈련보조금 지원, 농지전용부담
금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고용보조금은 도비에서 100% 지원하는 것으로 1인당 50만 원, 고
육훈련보조금은 국비 50%, 도비 50%로 지원하며 마찬가지로 1인당 50만원이 지급되는 것이다.
Task-Force팀의 원스톱 행정지원으로 일정 단축
LPL 측에서는 2005년 상반기까지 공장착공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했다. 투자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
자칫하면 투자의 효과는 물론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요구하는 시기에 프로젝트
를 성사시키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했다. 경기도에서는 철저한 보안을 유지함과 동시에 전략적으로
T/F팀을 구성하여 각종 인허가, 중앙정보와의 협의 등의 행정적인 서비스를 신속하게 지원해 줄 것을
약속했다.
자료분석을 통한 전략적 유치활동
경기도에서는 LPL사와 투자협의를 진행해 나가는 데 있어서 철저한 자료조사 및 분석으로 대안을 제
시해 나갔다. 기업의 요구사항과 필요를 미리 분석하여 한발 앞서 카드를 제시해 나갔던 것이다. 초기에
투자유치를 진행하던 담당자들은 역할을 분담하여 LPL 측에 설명할 보고서를 밤새워 작성하곤 했다.
투자환경 조성에 박차
경기도는 진행 중이던 각종 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앞당겨 추진하여 LPL 측에 유익한 투자환경을 조성
해 주도록 했다. 조기 추진된 것 중 대표적인 경우는 바로 한국국제전시장의 건립과 관광문화단지 개발
이었다.
도에서는 2010년 외국 비즈니스맨 및 외래관광객 1천만 명 시대에 대비하여 전시와 관광 인프라를 구
축하기 위해 고양시에 아시아 최대규모의 한국국제전시장(KINTEX)을 건립하는 한편 전시장과 연계하
여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고양시 지역의 30만 평을 관광숙박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었던 것
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조기 추진함으로써 LPL과 같은 외국 투자기업과 입주하게 될 관련 비즈니스맨
들에게 편리한 기업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도록 하자는 방침이었다.
파주 월롱지구로 밀자
투자협의 초기에는 100만 평 규모의 공장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LPL 측에서는 한수 이
남의 경기도나, 중국 또는 대만 등의 해외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도는 도의 균형발전과 정부의 대북 정책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파주 월롱지구에 유
치하는 방안을 전략적으로 구상하였다. 물론 LPL사 측에는 경기도의 균형발전이라든가 안보정책상의
효과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파주 월롱지구가 갖고 있는 투자지로서의 이점들을 찾아내어 LPL 측에 제시했다. 가뜩이나
북핵 위기가 고조되어 있던 당시 상황에서 LPL이 파주지역을 달갑게 여길 리가 만무했다. 그러나 이후
에는 경기도가 제시하는 파주지역에 관한 자료, 발로 뛰는 행정지원, 인센티브, 보안유지를 통한 신뢰
구축 등으로 인해 LPL 측은 점차 파주 지역을 제1후보지로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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