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IMF+경기도=?
경기도의 내일은 무엇인가? 이 책의 서두에서 필자는 내일의 경기도를 '21세기 동북아의 중심지,' 'IMF국난극복의 선도자,' '우리 나라 국가발전의 구심축'이라고 선언하였다. 사실 이 책을 쓰기 시작했던 그 시점에 있어서 필자가 21세기 경기도의 위상을 그와 같이 규정하였던 이면에는 어찌보면 선언적 의미가 갖는 또 다른 효과를 무의식적으로 겨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면서, 앞서 규정하였던 내용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과연 IMF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리고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경기도의 발전과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경기도의 앞날은 어떻게 그려야 하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연 스스로 규정한 경기도의 장래 역할과 위상에 관한 선언적 내용에 대하여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있는가?
이러한 되물음을 하면서 필자는 두 가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21세기의경기도가 통일 한국 나아가 동북아의 중심지로서, 오늘의 IMF사태를 극복하고 우리 나라 21세기를 끌어갈 견인차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이 시대가 경기도에 부여한 시대적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또 하나 분명한 것은 현재의 경기도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축구경기에서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센터 포워드가 골을 넣기를 바라는 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다.
무한경쟁의 정보화 사회에 있어 국경의 의미는 약화되어 갈 수밖에 없다. 이제 한 국가의 경쟁력은 그 국가에속해 있는 주요 도시권역의 경쟁력으로 가늠된다. 중국의 경쟁력은 북경, 상해, 홍콩의 경쟁력이며, 일본의 경쟁력은 동경,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의 경쟁력이다. 마찬가지로 21세기 우리 나라의 경쟁력은 수도권, 부산권, 대전권, 광주권으로 대표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 가운데에서도 수도권이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는 데에 이론이 있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아가 앞으로의 서울이 과밀구조 속에서 유지와 관리를 통한 '성장관리의 시대'를 맞을 것임에 비하여, 무한한 개발잠재력을 지닌 경기도는 '창조와 생산의 시대'를 맞을 것임을 생각할 때, 경기도가 21세기 우리 나라 국가발전을 주도하여야 할, 그리고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오늘 경기도의 현실은 매우 어둡다. 때문에 경기도가 스스로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경기도는 현재 직면해 있는 많은 문제들을 극복하고 헤쳐 나가야 한다. 모든 행정의 우선순위를 IMF시대를 대처해 나가는 데에 두어야 한다는 제약 속에서, 벤처산업의 지원 등 지역산업을 활성화하여야 하고,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외국과의 교섭을 통해 지역의 기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위기의 상황이 경기도 발전의 기회일 수도 있음을 인식하고 서울의 구심점이 약화됨에 따라 서울로부터 이탈하는 제기능을 효율적으로 흡수하여 국가발전의 새로운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팽배해 있는 도내 지역간 불균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는 지역별 특성화 발전전략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통일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각종 현안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북한으로부터 유입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지역계획을 마련하고 대안적 산업구조도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들을 수행해 나가기 위하여는 지난 20여 년간경기도의 자생적 발전을 가로막아 온 온갖 제도적 행정적 규제의 족쇄를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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