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선이 4일차의 이동 경로임.
JR 전국 패스를 이용한 일정은 늘상 찍먹 수준으로 동선상의 대표적인 것들을 훑고 지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 조금씩 훑다가 특별히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다음에 다시 따로 한 번 더 다녀오기도 하고, 과거에 가 봤었지만 그때는 시간이나 일정상의 변수로 인해서 미처 가 볼 수 없었던 곳을 추가적으로 돌기도 하고, 따로 여행 일정을 만들기엔 부담이 되는 짧은 일정을 끼워넣기도 하고.
근데 일정마다 짧게 잡다 보니 이번 홋카이도~토호쿠 같은 일정은 특히 타격을 많이 받은 듯. 연이어 날씨 억까를 당하고 나니 못하고 돌아간 게 정말 많았음.
야간 버스를 타고 대략 5시 30분 무렵에 삿포로역에 도착.
내리는 순간 정말 살 것 같았음. 몸이 지친 상태에서 야간 버스를 타니 진짜 죽을 맛이었는데,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 정도였음.
6시에 출발하는 특급 호쿠토 첫차를 타러 옴.
비록 기대했던 수프 카레 집은 결국 못 가게 됐지만, 어쨌든 간에 남은 일정을 최대한 틀어지지 않게 하려면 다시 곧바로 출발해야 했음.
원래는 일정이 예정대로 돌아가서 체력이 충분한 상태였다면 노던 호스 파크를 가든가 토마코마이를 짧게 돌아보든가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도저히 그럴 만한 체력이 없어서 그냥 하코다테로 직행하는 동안 열차에서 좀 쉬기로 했음.
호쿠토를 타기에 앞서 근처 패밀리마트에서 사 온 아침 식사.
전날 저녁을 일찍 먹고 밤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고생했더니 배가 고파짐.
진짜 다른 건 몰라도 그린샤 퀄리티는 참 좋다.
밤새 야간 버스에서 허리 아파서 고생했는데, 여기 앉아서 쉬자마자 오히려 회복됨.
잠도 3시간 동안 완전히 곯아 떨어졌음.
그렇게 약간의 체력을 회복하고 하코다테역에 도착.
바로 역 2층에 있는 코인락커에 캐리어를 처박아 버리고 출발함.
마침 한 아주머니는 IC카드로 결제하는 코인락커는 처음인지, 잘 모르는 눈치여서 도와주고 옴.
삿포로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비는 하나도 안 왔는데, 여긴 한두 방울 조금씩 내리긴 하더라.
전날 쿠시로에서 겪은 일이 떠올라서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이번에도 일본 기상 협회의 일기 예보에선 뭐 큰 비나 심한 강풍은 예보되지 않았음. 그냥 평소보다 다소 바람이 센 수준의 흐린 날씨였음.
아무튼 고료카쿠에 도착.
전망대 올라가는 가격이 1,000엔.
관광 통계라도 작성 중인 건지 표 구매하는 사람마다 일일이 다 국적을 묻더라.
아무튼 간에 고료카쿠답게 입장 확인용 펀치도 별 모양임.
완벽한 별 모양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
지금 있는 것들은 거의 싹 해체되었다가 후대에 복원한 거임.
물론 아직 복원 안 되고 그냥 빈 터로만 남아 있는 곳이 더 많음.
역사 전시물도 많이 전시돼 있었음.
이번 홋카이도 일정은 날씨가 다 망쳤음.
날씨가 개똥 같아서 여기서 사진 찍는 사람은 하나도 안 보였음.
이때만 해도 그래도 비도 거의 안 오고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음.
당연하지만 고료카쿠는 일본의 독자적인 양식으로 지은 게 아니라, 서양에서 발달한 양식을 수입해 온 격임. 뭐 대충 그런 내용이 적혀 있음.
어느 전망대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유리 바닥.
근데 유리도 지저분하고 아래에는 철사 같은 것도 있어서 영 별로임.
아무튼, 전망대를 쭉 둘러보고 1층 기념품 샵에서 대충 간식거리를 조금 골라서 산 뒤에 이른 점심을 먹으러 이동함.
고료카쿠 타워 바로 앞에 있는 럭키 삐에로.
입구부터 정신이 없음.
새내기 장사꾼이라면 절대로 따라해선 안 될 디자인이겠지만, 이것마저도 바이럴로 작용해서 럭키 삐에로의 마케팅 포인트가 됨.
메뉴판마저 깨알같이 빽빽한 데다 흑백이라 가독성이 안 좋음.
사전에 알아보지 않고 왔다면 결정 장애 일으키기 딱 좋음.
인기 No.1 세트의 구성 중 하나인 우롱차.
개인적으로 우롱차는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패스트푸드와의 궁합은 좀 의문이 들었음. 실제로 같이 먹어 봐도 역시 별로 안 어울림.
왜 콜라 같은 걸 냅두고 우롱차로 했는지 나도 잘 모름. 적어도 우롱차는 인기 No.1 조합이 아님. 주작인 게 분명함.
인기 No.1 세트의 나머지 구성인 럭키포테와 차이니즈 치킨 버거 (이상, 합계 968엔)
우롱차는 미스 매치였지만, 나머지는 맛있었음. 이거는 확실히 인기 No.1다움.
럭키포테는 흔히 버거킹이나 모스버거가 떠오르는 두껍게 썬 감자튀김에 스파게티 소스와 치즈 소스를 끼얹어서 만드는데, 그냥 케첩 뿌려서 먹는 것보다 훨씬 나음.
한국식 중화나 본토의 맛과는 다른 일본식 중화를 다시 한 번 더 어레인지를 한 느낌의 치킨 버거.
색은 빨간데 매운맛은 거의 전무하고 단짠이 주를 이룸. 색깔에 비해서는 오히려 좀 더 간장 치킨에 가까운 맛.
양념이 진하게 묻어 있지만 갓 튀겨내서 바삭하고 안쪽은 촉촉하니 맛있음. 개인적으로는 이게 싸이버거보다 낫다.
여기 오기도 전부터 궁금했던 럭키 과라나도 하나 사 감.
어디서나 흔하게 보이는 흰뺨 검둥오리.
든든하게 먹었으니 고료카쿠 공원 한 바퀴 돌러 감.
공원 초입.
이곳은 하코다테 부교쇼(函館奉行所)라고 하는 옛날의 관공서 같은 건물임.
1871년에 해체되었지만 2010년에 와서 복원함.
좀 덜 피곤했으면 들어갔을 것 같았는데, 잠도 별로 못 자고 피곤에 절어 있었더니 역사 전시물은 눈에 잘 안 들어오더라.
이렇게 공원 내부에는 곳곳에 과거 여러 건물의 터가 남아 있음.
이때만 해도 비도 안 오고 선선하고 이제 고생도 끝나고 남은 일정 잘 가겠구나 했지만, 그건 크나큰 착각이었음.
개고생한 후반부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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