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선이 7일차의 이동 경로.
대충 무대 탐방도 어느 정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을 시점으로 다시 되돌아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인데도, 이곳을 배경으로 한 게임/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장수해서 십수 년이 지나도록 여기저기서 관련 굿즈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한 경험이긴 한 듯.
이런 건 참여하는 사람들만 참여하는 법인지라 정확도는 떨어지긴 하지만, 확실히 이날만큼은 체감상으로 일본인이 3에 외국인이 7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압도적으로 외국인이 많았음. 지금껏 일본 돌아다니면서 그 어떤 곳보다도 외국인이 많다고 느낀 곳이었음.
아마 날씨가 좋지 않아서 내국인은 여행 일정을 잡았다가도 취소했다거나 그런 영향도 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함.
이전에 세계유산 버스의 편도권을 구입했을 때도 이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 버스가 지나는 곳 중 죠하나(城端)라는 곳이 해당 애니메이션의 배경으로 쓰여서 겸사겸사 홍보용으로 쓰이는 듯.
아무튼 딱 하나 남은 곳이 3.1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시간도 아낄 겸 버스를 이용하기로 함.
버스를 탈 때 버스기사가 행선지를 일일이 물어봤는데, 내가 히다시모다구치(飛騨下田口)에서 내린다고 하니 버스기사가 정말 여기서 내리는 거 맞냐고 3번이나 물어봄. 이 정류장은 터널 바로 앞에 있는 곳인데 정말 이 정류장이 맞는지, 여기서 숙박 시설을 잡았는지, 이 부근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정말 여기서 내리는 게 맞는지 이렇게 세 번 물어봄.
그냥 솔직하게 씹덕 애니메이션의 배경으로 쓰인 곳이 있어서 거기 방문해 보고 싶어서 간다고 얘기할 걸 그랬음. 버스기사도 나를 여기에 내려다 주면서도 정말 내려줘도 되나 싶은 불안한 표정이었는데, 두고두고 신경 쓰였을 듯 ㅋㅋㅋ
뒤돌아봐도 정말 버스기사 말대로 아무것도 없는 곳임. 나 같아도 몇 번이나 확인했을 듯.
조금 내려오면 아예 발전소도 있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임.
아무튼 그렇게 400m 정도 도보로 이동함.
지난 여행기에서 썼던 케이이치네 집의 모델이 이곳임.
대충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시라카와고까지 도보로 이동함.
대략 3km 정도 되는데, 역시 이 구간을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니 어떤 사람은 차 타고 가다가 내가 이 부근에서 사는 줄 알았는지 길도 물어봄. 당연히 이쪽에서는 시라카와고 말곤 아는 게 없으니까 나도 여행 온 사람이라 잘 모른다고 하고 감.
날씨가 구린 게, '쓰르라미 울 적에'라는 작품의 음산한 분위기하고는 또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쪽을 찍고 오고도 30분 가량 시간이 남아서 카페에 들름.
무화과 타르트(450엔)와 아이스 커피(550엔)
나이 많은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인데, 핸드 드립 방식으로 천천히 만듦. 그래서 메뉴판에도 사람이 많을 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미리 양해의 말이 적혀 있기도 함.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시라카와고와는 상반된 차분한 분위기에, 제공된 커피도 그에 걸맞는 차분한 맛과 향이라는 느낌이 들었음.
그렇게 타르트까지 먹고 나니 얼추 버스 시간이 됨.
배터리가 얼마 안 남아서 차내의 충전기에 연결했더니, 저속 충전이라 완충까지 3시간 30분 넘게 걸린다고 표시됨 ㅋㅋㅋ
차내에서 바라본 시라카와고의 마지막 모습.
그렇게 도착한 곳은 갤에서 악명이 자자한 호텔 리브맥스.
근데 카나자와역 앞이 괜찮은 지점이었던 건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방 컨디션은 준수했음.
일반적인 JR의 노선 버스는 JR패스로 탈 수 있음.
다만, 이번에 알아보려는 건 주말과 공휴일 한정으로 운행하는 카나자와의 100엔 버스.
고속버스 노선과 일부 노선 버스는 JR패스로 탈 수 없는데, 정확하게 어떤 노선을 못 타는지는 나와 있지 않아서 일일이 물어보고 타야 함.
상시 운행이 아니라 주말에만 특별히 운행하는 편이라 패스를 못 쓸 거라 생각하고 미리 100엔도 준비해 놓고 탔고, 내릴 때 JR패스를 쓸 수 있는지 물어보니까 못 쓴다고 함. 그래서 그냥 미리 준비해 둔 100엔을 내고 내리려고 했는데, 외국인 관광객이라 그런가 안 내도 된다면서 다음부터 내고 타면 된다고 그냥 보내줌.
이쪽은 카나자와에서도 특히 오래된 전통 목조 건물들이 있는 히가시차야라는 곳인데, 교토의 기온(祇園)이라는 곳과도 분위기가 흡사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보고 카나자와를 작은 교토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싶음.
가게들이 한창 장사 중일 때는 또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골목 사진 찍기가 좀 불편한 감도 있고 해서 이번에는 장사가 다 끝난 무렵에 와서 골목 여기저기 사진 찍어보고 감.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다 떠나고 한 명도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제법 나처럼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터번 카레 본점으로 감.
가게 바깥에 있는 식권 자판기에서 식권을 구매해서 들어가면 됨.
L세트 대자 (1,400엔)
햄버그+돈카츠+소시지의 구성.
개인적으로 이 음식에 쓰인 '샤우엣센(シャウエッセン)'이라는 제품의 소시지를 좋아하는데, 씹을 때 뽀득하면서 씹히는 케이싱의 식감과 촉촉하게 머금은 육즙이 어우러져서 공장제 제품 중에서는 제일 나은 것 같음.
그릇 생김새나 구성 같은 걸 보면 고고카레가 떠오르지만, 이쪽이 더 일찍 창업했다는 듯.
개인적으로는 고고카레보다는 여기가 좋았음.
그리고 카나자와역 2층에 있는 마트에 잠깐 들러서 아이스크림 사 감.
이번에도 역시 술이 든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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