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선이 4일차의 이동 경로임.
고료카쿠를 보고 나서는 바람이 좀 많이 불기 시작해서 아무래도 그냥 하코다테 일정은 일찍 끝내고 이동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함.
그래서 떠나기 전에 삿포로의 미소 라멘과 더불어 홋카이도에서 가장 유명한 라멘인 하코다테의 시오 라멘을 먹고 가려고 들렀음.
대략 40분 정도 줄을 서서 오후 1시 쯤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내가 막타를 쳤음.
진짜 조금만 늦게 왔었어도 줄만 서다 못 먹고 돌아갈 뻔함.
테이블에 비치된 간장, 라유, 이치미 같은 걸 보니 교자를 주문하지 않을 수가 없었음.
개인적으로 교자는 라유만 찍어서 먹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냥 간장에 라유에 이치미까지 다 스까 봄.
야키 교자 (400엔)
무난하게 맛있는 교자. 여기에 맥주 한 잔 딱 곁들이면 좋을 듯.
챠슈멘 시오 (800엔)
돈골과 닭뼈를 은근한 불에 오래 끓여내서 맑게 우려낸 청탕(清湯)이라 겉보기엔 멀건 색깔의 맹탕 같은 국물처럼 보이는데, 이게 감칠맛이 상당함. 본래 소금으로 간을 할 경우에는 미소나 쇼유에 비해 동물계 육수의 잡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탓에 장단점이 분명하게 갈리기 쉬운 편이라 맛있게 만들기 힘든 편인데, 여기서 먹은 시오 라멘은 요 근래 먹었던 시오 라멘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가 높지 않았나 싶음.
차슈의 경우에는 목심(肩ロース)를 사용해서 살코기의 씹는 맛도 있으면서 지방층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아무래도 염도 자체는 높은 편인지라 라멘이 짜서 싫다고 하는 사람들한테는 어쩔 수가 없겠지만, 라멘 마니아층에는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가게임.
그렇게 라멘을 먹고 나왔더니 바람이 엄청 강해짐. 혹시나 싶은 마음에 JR 홋카이도의 운행 상황을 살폈지만 다행히도 내가 타야 할 하코다테 라이너는 정상 운행을 하고 있었음.
하코다테 일정은 제대로 진행이 안 됐지만 그래도 전날처럼 발이 묶이면 답이 없다는 생각에 아쉽지만 서둘러 하코다테역으로 이동함.
어느 정도 걱정은 했지만 승강장의 발차 시각 안내를 보니 조금 마음이 놓였음.
하지만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짐.
열차 도착 시간인 14시 16분을 한참 지나서 14시 26분이 되도록 열차는 오지도 않고 지연에 대한 안내도 안 나왔음. 강풍 때문에 약간 속도를 늦춰서 오겠거니 생각만 했지, JR 홋카이도의 운행 현황을 살펴도 하코다테 라이너는 정상 운행이라는 안내밖에 없었음.
그렇게 도착 시간을 15분이나 넘겨서 하코다테 라이너가 지연 운행 중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고, 도착해서 되돌아가는 운행임을 고려하면 최소 25분 전에는 도착했어야 할 열차가 안 왔으니 30분 이상 늑장 대응을 한 셈임. 그래도 뭐 늦게라도 오고 있다고 하니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로 했는데, 이게 최악의 선택이었음.
결국 열차 출발 시간으로부터 30분이나 지나서 역무원이 승강장으로 달려와서 하코다테선에서 나무가 쓰러져서 못 오게 됐다고 알림.
신하코다테호쿠토~하코다테는 애초에 15~2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 거리라 정상 운행이었다면 하코다테 찍고 다시 되돌아가서 신하코다테까지 돌아갔을 시간인데, 열차 지연 안내 자체를 거진 30분이나 늦게 했다는 점에서부터 이미 지연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늑장 대응을 한 셈.
승객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승강장을 빠져나갔고, 덕분에 택시 승강장은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서 택시 수보다 사람 수가 훨씬 많았음.
택시를 못 탈 것 같다고 느낌 사람들은 버스에 몰렸기 때문에 버스 역시 순탄치 않았음.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렸기 때문에 하코다테역에서부터 만원 버스가 됐고 중간에 정차하는 정류장마다 내리려는 사람과 타려는 사람들로 심각하게 지연이 됨. 덕분에 평소 걸릴 시간의 2배 이상 걸려서 신하코다테역에 도착했고, 당연하지만 신칸센을 놓침.
신칸센 두 대를 그냥 보냈는데, 하나는 하코다테역에서 하코다테 라이너를 기다리면서 놓치고 다른 하나는 만원 버스라서 심각하게 운행이 늦어져서 놓침.
덕분에 2시간 이상 늦게 하코다테에서 빠져나가게 됐고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은 라스트 오더를 넘겨 버리게 되어서 하코다테, 아키타 일정이 동시에 망가짐.
일본 기상 협회에서 오전 중에 발표했을 때만 해도 바람이 이렇게 강해질 거란 얘기는 없었는데, 또 통수 제대로 맞음.
하코다테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버스 요금도 700엔이 나왔고, 전날 고속버스 요금은 5,300엔에 호텔도 하루 노쇼로 날려 버림. 금액만 따지면 1만 엔짜리 한 장은 우습게 날아가 버렸는데 그럼에도 JR 홋카이도로부터 보상은 일절 받을 수 없었음. 그게 JR패스 규정이거든.
아무튼 간에 JR 홋카이도의 늑장 대응 때문에 이래저래 피를 봄. 운휴나 지연 문제가 걸려 있다면 두 번 다시는 얘네 말 절대 안 믿을 듯.
전날 쿠시로에서도 늑장 대응을 하지 않고 빠르게 운휴가 결정 났다면 비행기나 주간 고속버스를 이용해서 금방 삿포로로 갔을 거임.
하코다테 역시 뭐 때문에 지연/운행 조정을 그렇게 늦게 발표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지만, 이것도 지연이 발생하고 5~10분 내에만 알렸어도 그렇게 승객이 우르르 몰려가는 일은 없었을 거임.
아무튼 일본 기상 협회의 엉터리 일기 예보와 JR 홋카이도의 늑장 대응이 겹쳐서 정말 최악의 여행이 돼 버림. 쟤네를 믿었기 때문에 일정이 박살이 난 거였음.
일본 기상 협회랑 JR 홋카이도를 믿었다가 통수를 제대로 맞아서 이래저래 피를 많이 봤지만 뭐 어떡하겠음.
여기서 여행 던져 버릴 수도 없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났지만 그냥 참고 가야지.
각 신칸센에 있는 콘센트는 위치가 약간씩 다를 순 있지만, 대개 팔걸이 쪽에 있고 녹색불이 들어와 있으면 사용 가능하다는 뜻임.
종종 빨간불이 들어와서 못 쓰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는데, 동일본/서일본 경계 같은 특수한 곳에서 정말 잠깐 끊어지는 것 말고 몇 분씩 길게 끊어지는 경우는 엄청 드문 일이긴 할 거임.
까만 버튼은 등받이 리클라이닝이고, 불 들어와 있는 버튼은 풋 레스트 조절과 독서등.
대충 쓰는 법 적힌 접이식 탁자.
E5계 신칸센 그린샤 화장실에는 비데가 달려 있음.
가장 최근에 나온 N700S엔 일반실에도 있더라.
세면대와 출입문 개폐, 잠금 버튼.
고료카쿠 타워의 기념품 샵에서 사 온 과자임.
일단 기본적으로 콘칩하고 상당히 비슷한 맛이고 옥수수 알갱이를 동결 건조 후 튀긴 것들도 들어 있음.
마찬가지로 고료카쿠 타워 기념품 샵에서 사 온 밀크 모찌.
겉에 감싸진 오블라트도 그냥 같이 먹으면 됨. 쫀득쫀득하고 우유 풍미가 나니 무난한 간식거리.
럭키 삐에로에서 사 왔던 럭키 과라나.
박카스에 뭔가 좀 이것저것 섞은 듯한 오묘한 맛인지라 패스트푸드하고도 잘 안 어울릴 것 같고, 그냥 애초에 뭔가 잘 어울릴 만한 음식이 있을까 싶은 그런 맛. 탄산음료라기보다는 에너지 드링크 마시는 기분으로 마실 만한 음료인 것 같은데, 맛 자체는 그냥 몬스터가 나은 듯.
하야부사를 타고 모리오카역에서 코마치로 환승하려고 내렸는데, 코마치도 15분 지연 먹음.
출발할 때 7~8분 지였이었는데 마주오는 열차를 통과시킨다거나 하면서 최종적으로 15분 지연됨.
그래도 30분 넘게 입 다물고 있다가 뒤늦게 실토하는 JR 홋카이도 새끼들보단 낫다.
일본은 재래선(1,067mm)과 신칸센(1,435mm)의 궤도 규격이 다름.
이러다 보니 신칸센은 재래선 구간에서는 달릴 수 없고 반드시 전용선을 깔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아예 새로 건설하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어쨌든 간에 어느 정도 수요는 있어서 신칸센이 직통할 필요는 있는 재래선 노선에 표준궤 선로를 하나 더 깔거나 복선 철로 중 하나를 뜯어서 표준궤(1,435mm)로 개조하는 식으로 신칸센 열차를 투입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함. 이렇게 운용하는 신칸센을 미니 신칸센이라 부름.
아무래도 기존의 재래선 구간에 궤도만 조금 뜯어고쳐서 투입하는 것이다 보니 기존 시설은 거의 대부분 그대로라 열차 폭을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기도 해서 보통의 신칸센보다는 아무래도 차폭이 40cm 정도 좁음. 그래서 좌석도 2+3 같은 건 절대로 넣을 수가 없음. 말 그대로 좌석 하나만큼 차폭이 좁아져서.
사진은 그린샤(1,160mm)라서 좌석 앞뒤 간격이 널널한 편인데, 일반실(980mm)로 가면 좀 많이 줄어듦.
토호쿠 신칸센 구간만 이용할 거면 가급적이면 미니 신칸센(아키타/야마가타)보다는 그냥 일반 신칸센을 타는 게 나음.
콘센트는 마찬가지로 팔걸이에 있음. 녹색불이 들어와 있으면 사용 가능.
좌석 자체는 일단 레그 레스트도 있고 가죽 시트라서 나쁘지 않았음. 근데 이거 어디까지나 그린샤라 그런 거임.
일본 편의점에서 본 익숙한 상표.
이날도 억까를 워낙 많이 당해서 어디 다른 식당 알아볼 생각도 안 들고 해서 그냥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사서 호텔로 감.
이 체인은 아고다나 부킹닷컴 같은 호텔 사이트는 안 쓰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예약을 받는 듯.
1박 4,600엔. 당시 한화로 4만 원 정도였으니 합리적인 가격에 적당한 설비였음.
욕실 및 화장실도 무난하고.
아키타역에서 50m 거리의 아주 가까운 호텔이라는 건 엄청나게 큰 메리트인 듯.
주먹밥이랑 샌드위치는 다음 날 아침으로 먹었고, 저녁엔 햄버그 도시락이랑 라멘 한 그릇 먹음.
무난한 편의점의 맛.
개인적으로 일본 편의점 중에서 도시락 같은 건 세븐이 제일 나은 것 같음.
무난한 산토카의 맛.
컵 제품치곤 좀 비싸긴 해도 맛있음.
아키타에서 니가타로 이어지는 구간은 거진 식도락 목적이 제일 컸는데, 날씨 억까 때문에 아키타는 그조차 제대로 못해서 다음 날인 5일차 일정은 내내 이동하는 내용밖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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