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선이 18일차의 이동 경로.
이 부근은 시골이라 아침에 뭔가 마땅히 먹을 곳이 없어서 호텔 조식이 참 반가움.
스크램블 에그가 특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반숙 상태라서 좋았음.
별건 없지만 고등어, 소시지, 스크램블 에그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은 뚝딱.
오전 10시부터 사시키역에서 전동 자전거를 빌릴 수 있긴 한데, 그때부터 일정을 시작하기엔 너무 늦을 듯해서 일찍 나섬.
일단 예전에도 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실수로 준비를 잘못 해 와서 일부분 놓치고 넘어간 부분을 다시 보려고 이번 일정에 넣음.
애니메이션에서는 내려갈 수 있게 묘사가 됐는데, 실제로는 못 내려가게 막아 놓음.
대충 이쪽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들은 내려갈 수 없는 관계로 못 찍음.
민물에도 게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냥 물가도 없는 곳에서 게가 돌아다니는 걸 처음 보니 신기해서 찍어 봄.
여기 말고도 돌아다니면서 몇몇 봤는데, 인기척이 느껴지면 순식간에 도망쳐 버리더라.
원래 이쪽이 내가 계획한 루트상에서 사시키 성터로 가는 최단 루트인데 지금은 이렇게 못 가게 막혀 버림.
우회 루트로 가 볼까 싶기도 했는데, 찻길인 데다 한참 빙빙 돌아서 올라가야 하는지라 오고 가는 데만 2시간 이상은 족히 걸릴 것 같아서 과감히 패스함.
원래는 좀 더 앞으로 가서 횡단보도 쪽에서 봐야 구도가 똑같은데, 여기 은근히 통행량이 많아서 찻길 한복판에서 사진 찍겠다고 깝치는 건 너무 민폐 같아서 멀찍이서 찍고 옴. 위의 사진은 구글 로드 뷰에서 긁어 옴.
원래는 앞에 건물이 있어야 하는데, 철거된 듯.
그렇게 여기까지 찍고 일단 자전거를 빌리려고 다시 사시키역으로 왔는데, 갑자기 비가 막 쏟아짐.
진지하게 10월 일본 여행은 재고할 필요가 있음. 진짜 날씨도 구리고 비 오는 날 많아서 힘들다.
그렇게 결국 10시 30분까지 기다리다가 이 이상 지체하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그냥 자전거 바로 빌림.
왼쪽의 +, -로 동력 보조를 조절하는데 5단계까지 올리면 진짜 그냥 대충 슬슬 밟아도 거의 20km/h까지 나와서 엄청 편함. 어지간한 오르막길에서도 힘 안 들이고 16~18km/h 정도는 가볍게 나오니, 이 동네에서 무대 탐방 돌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이거 빌리는 게 맞을 듯.
3시간에 1,500엔인데 금방 돌기 때문에 3시간만 빌려도 아마 가능하긴 할 거임.
일단 호기롭게 빌린 건 좋았는데 비가 그칠 생각을 안 하고 더 심하게 퍼붓더라. 그래서 근처 지붕이 있는 주차장으로 대피했는데, 마침 거기가 경찰서 뒷편의 주차장이었음 ㅋㅋㅋ
웬 이상한 놈이 자전거를 끌고 주차장 밑에서 멀뚱멀뚱 서 있다 보니 경찰관 한 명이 나와서 불심검문을 했는데, 전국 일주 중인 외국인이라는 걸 알고서는 다른 동료 경찰관들 데리고 와서 이래저래 같이 이야기하면서 시간도 보내주고 비가 그칠 때까지 쉬다가 가게 해 줌. 그리고 갈 때는 이런 기념품도 받았음.
참고로 일본에서는 신원 확인차 경찰이 신분증 등을 요구하는 불심검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여권을 소지하고 다녀야 함.
임의 동행은 거부할 수 있지만, 신분증 자체는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고 여권을 휴대하지 않은 경우에는 최대 10만 엔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
그렇게 10시 50분 쯤 되니까 비가 거의 멎음.
이미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한 터라 계획이 점점 틀어져 가고 있어서 급하게 진행하기로 함.
근데 이때 한 가지 큰 맹점이 있었는데, 아무리 물 웅덩이가 없더라도 비가 막 온 참이라 빠르게 달리면 달릴수록 뒷바퀴의 물이 나한테 다 튄다는 거였음.
뒷바퀴 쪽에 커버라도 있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그게 없다 보니까 그냥 가방하고 바지랑 다 젖더라.
근데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차피 이날은 오후에 세탁 돌릴 예정이라 그냥 단행함.
바로 위 사진에서 보이던 사다리 타고 올라와야 하는 장소인데, 비가 막 그친 참이라 그런지 바람 좀 부니까 생각보다 쫄림.
'한국 국적의 아무개 씨 쿠마모토현에서 실종...' 이딴 기사가 나면 안 되니까 찍어야 할 사진만 찍고 호다닥 내려옴.
날씨가 정말 밉다.
결국 지체된 시간도 너무 크고, 중간에 물웅덩이도 피하고 너무 빠르면 아예 상의까지 물이 튀는 탓에 천천히 간 것도 있어서 여기서 돌아갔음.
원래는 우미노우라라는 역까지 간 후에 거기서 '나나우라 오렌지 로드(七浦オレンジロード)'라는 길을 타고 내려올 예정이었는데, 도저히 그럴 시간이 안 될 듯했음.
원래 플랜 A대로 흘러갔다면 열차 시간도 딱 맞아서 신칸센으로 환승해서 갔을 텐데, 비 때문에 너무 지체된 탓에 플랜 B로 수정해서 약간 늦게 쿠마모토역에 도착함. 그래도 전국 일정 몇 번 다녀봤다고 즉석에서 일정 수정할 정도로 짬밥은 많이도 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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