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선이 16일차의 이동 경로.

하카타에서 출발해서 코쿠라가 종착역인 코다마 770호.

기점에서 종점까지 겨우 16분밖에 걸리지 않는 데다 전 좌석 자유석인데, 출퇴근 시간대에 이런 식의 편성이 조금씩 있음.

벳푸로 가기 위해 코쿠라역에서 다시 특급 소닉으로 환승함.

하카타역에서 그냥 한 큐에 가도 되지만, 신칸센을 타면 조금 더 늦게 출발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음.

이것도 JR패스를 들고 있기에 가능한 짓임.

미키마우스 의자로 잘 알려진 헤드레스트.

이 열차도 처음 나온 지 30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은하철도 999에 나올 것 같은 미래 지향적인 외형과 타 지역의 JR 열차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내부 인테리어가 돋보임.

JR 큐슈가 열차 디자인에는 정말 공을 들인다는 걸 느낄 수 있음.

U.S.A

벳푸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도 되지만, 대충 시간대를 저울질해 보니까 카메가와역으로 가는 게 좀 더 빠르겠다 싶어서 다시 반대편으로 가는 열차를 탐.

예전에 왔을 때는 이거 구글 맵에서 엉터리로 알려줘서 대체편으로 16/16A 버스도 이쪽으로 간다고 알려줬던 탓에 피를 봤는데, 나 같은 피해자가 많았는지 지금은 똑바로 잘 나옴.

이제는 버스 도착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반영이 되더라.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혈지(피의 연못) 지옥.

나 같은 경우는 벳푸 지옥 순례 홈페이지에서 할인권을 보여주고 공통권을 2천 엔에 구입함.

코로나 거치면서 여기도 가격 엄청나게 오른 듯.

아무튼 공통권을 구입하면 7곳의 온천을 돌아볼 수 있고, 이런 스탬프 랠리 용지도 한 장 받음.

피비린내 나는 이름과는 다르게 물고기도 키우고 있음.

김이 걷히고 나니 이름대로 시뻘건 온천이 나옴.

온천수에 산화철 성분이 많다 보니 그게 가라앉아서 시뻘겋게 됐다는 듯.

여기 스탬프가 제일 흐리게 찍혔음.

시뻘건 색깔과는 다르게 온도는 78도로 지옥 순례 온천들 중에서는 비교적 낮은 편.

지옥 순례를 돌다 보면 군데군데 이런 족탕들도 마련이 돼 있음.

다음으로는 회오리 지옥.

여기서부터는 공통권을 직접 찢어서 여기에 넣고 들어가면 됨.

직원한테 확인받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딱히 별 신경도 안 쓰더라.

여긴 간헐천인데, 30~40분에 한 번씩 분출되기 때문에 시간이 안 맞으면 좀 오래 기다려야 함.

나 같은 경우도 혈지 지옥에서 나오려고 할 즈음에 분출된 탓에 거의 40분 정도 앉아서 기다렸다가 봄.

저 바위가 없으면 20~30m까지도 치솟는다고 함.

마침 버스 시간이 잘 맞아서 금방 다음 장소까지 이동함.

이쪽은 그냥 허옇다는 것 말고는 딱히 뭔가 없었는데, 온천의 열로 열대어를 키운다는 게 오히려 세일즈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음.

오히려 열대어 구경하는 게 메인임 ㅋㅋㅋ

이쪽 나오니까 냄새가 엄청 구림. 썩은 물 아닌가 싶었을 정도로.

그 다음 행선지도 컨셉이 비슷함.

온도가 높아서 그런가 김이 미친듯이 나서 온천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음.

여기서는 이 온천수를 이용해서 악어를 사육한다 함.

주말에 오면 사육사가 먹이 주는 것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함.

여기서 사진 찍어달라는 외국인 가족이 있어서 찍어줬는데, 내가 봐도 난 사진 참 못 찍음.

다음엔 사진 잘 찍는 외국인을 만났기를.

순식간에 벌써 다섯 번째 장소에 도착함.

여긴 입구부터 제법 희한하게 생긴 게 있음.

진흙탕 밑에 온천이 있는지 진흙이 부글부글거리더라.

아까 그 진흙이 첫 번째였고, 여긴 이런 식으로 7개의 컨셉으로 각각의 온천이 나뉘어 있음.

가까이 가서 봤는데 그냥 이렇게 생긴 구멍에서 김이 올라오는 것 말곤 뭐가 없음.

그냥 대충 전승에 따르면 오니가 여기로 도망쳐서 용신이 감시하고 있다는 뭐 그런 컨셉인 듯.

색이 굉장히 이쁨.

"한 잔 마시고 10년 젊어지세요."

"뜨겁다!"

아까까지는 '지옥'이었는데, 여긴 '극락' 코너임 ㅋㅋㅋ

마시는 온천수를 비롯해서 족욕, 수증기 찜질 이런 것들이 있음.

이쪽도 진흙 온천이던데 1번지의 진흙하고는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음.

여기서부터는 일본인 직원이 한국 단체 관광객을 데리고 다니던데, 발음은 다소 어눌해도 재밌게 하더라. '대박', '싸롸있네' 이런 말들도 씀 ㅋㅋㅋ

그리고 신기한 거 보여주겠다면서 그냥 입김을 불 땐 별로 김이 안 나는데, 담배 연기를 불어넣으면 온천에서 김이 펄펄 솟구치는 걸 보여줌.

50장 제한 때문에 일단은 여기까지.